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태풍.. 정말 무서웠어요..
게시물ID : humorstory_1428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쿠냥
추천 : 11
조회수 : 42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7/09/17 11:24:17
2월 16일 저녁 6시 15분경.

전남 고흥위에 태풍이 상륙했다고 뉴스를 들었습니다.

이미 5시 조금 넘어서부터 전기가 끊기고, 초를 찾아서 비상대비를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6시 넘어서 혹시 몰라 샤워를 하고 있는데, 하수도에서 물이 역류하길래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

6시 20분경 샤워를 마치고 나왔는데, 물이 점점 불어나기 시작하더군요.

이때, 이미 비는 비가 아니었습니다.

간판들이 날아다니고, 제일 큰 가스통이 바람에 넘어져 뒹굴렀습니다.

나가서 부랴부랴 배수구를 막은 나뭇잎을 치웠습니다.

치우는 30분만에 엉덩이만큼 물이 차 올랐습니다.

앞이 막막하더이다... 차가 떠내려와서 다를 차를 덮치고, 상인들의 판매물건들이 떠내려가도

말 그대로 아무것도 못할정도였습니다.

우리집 앞에 할머니가 혼자 사시면서 산에서 나무약재를 캐와서 파시는 분의 물건들이 있습니다.

일단, 아빠 엄마께서 나가셔서 그 할머니 짐들을 잡아놓기 시작했습니다.

오빠랑 저도 나가서 잡아보긴 했는데, 비가 말 그대로 온몸을 치더군요.. 

앞도 안보이는 상태에서 물에서 허우적대면서 떠내려가는걸 잡기엔 힘들었습니다.

집에 물건은 그렇다쳐도, 집앞에 상인들은 정말 손놓고 아무것도 못한채로 멍하게 하늘만 보더이다..

어이가 없었겠죠.. 이정도일꺼라곤 생각도 못했으니..

전기가 안들어와 일단 집에 들어가 초를 있는데로 가지고나와 반으로 나눠 상인들에게 나눠줬습니다.

라이타를 들고다니며 불을 붙여 이집저집 나눠주니 그때서야 조금씩 여기저기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공포였어요.. 동네 주민들이 나와서 다같이 바가지, 대야 구분할것 없이 물을 흘려보내봤습니다.

감당이 안되더군요..

물은 불어나는것도 순식간이었지만, 빠져나가는것도 순식간이었습니다.

여기저기 자다가 집이 붕괴되서 죽은사람, 산이 무너져 매몰되버린 사람 소식이 들렸습니다.

어쩌면 죽지 않은걸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밤 늦게 전기가 복구 됐습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이렇게 된거,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일단 어느정도 복구를 하는게 문제지요..

이집저집 할것없이 다같이 도와서 쓰레기를 치우는데, 흘러내려온 토사는 감당하기 힘듭디다..

오늘은 하늘도 맑습니다.

모든 관공서 직원들은 이미 새벽부터 나와서 쓰레기 청소하고, 피해조사하고, 소독방제작업을 합니다..

눈물도 안납니다.

태풍이 하나 더 올라온다고 하더군요.

추석 앞두고 이게 뭔일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