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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4021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넋두리
추천 : 72
조회수 : 12597회
댓글수 : 1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11/01 15:39:01
원본글 작성시간 : 2011/11/01 13:16:27
어.. 먼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모르겠네요.
오유는 스마트폰을 사고 난 후 깔려 있던 인터넷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렇게 알게된 후 자기전 매일 1시간 정도씩 눈팅만 하다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음.. 제목 그대로예요.
그냥 제 얘기 좀 들어주실래요.
자세히 말하면 하소연이라 할수 있겠네요.
전 5개월전 쯤 군대를 제대한 20대 초중반 대학생 입니다.
위로는 누나가 한명 있고요. 부모님도 두분 다 계십니다.
이렇게 겉에서 보면 그냥 평범한 가정인 저희 집..
하지만 지금 속은 곪을대로 곪아 있습니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제가 초등학교를 입학하려 했을때 쯤인거 같네요.
그때 부터 의처증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신 저희 아버지는 점점 증세가 심해지시면서
지금까지도 어머니를 의심하고 계시네요.
횟수로 따지면 벌써 20년 가까이가 되어가네요.
그렇다고 해서 어머니께서 바람난 전력이 있으신 것도 아닙니다.
한평생 동안 아버지와 저희 두남매를 보고 드시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거 참으시면서
살아오신 분입니다.
옷도 주로 시장에서 산 1만원대의 저렴한 옷만(시장옷을 비하하는 건 아니예요..) 입으시다가
누나가 취직하고 선물로 비싼 옷 몇벌 사드려서 지인 결혼식이나 찬치 있을때 가끔씩 그 옷만 입으시는 분이예요.
의처증 이거.. 정말 아무도 못말립니다.
이거 해도 의심.. 저거 해도 의심.. 의심의심의심의심의심.....
하루하루가 의심의 연속입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할 남들에게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의심은 시작됩니다.
길가다 지나가던 동네주민과 안부인사를 해도
"저 새X는 뭔데 니보고 웃냐", "저 놈이랑 말하니간 좋냐" 뭐 이런식 입니다..
더 웃긴건.. 친척과의 관계도 의심하셔서
이젠 명절때도 친척집에 가지않아 설날, 추석은 남의 얘기일 뿐이네요.
시장도 어머니 혼자선 마음대로 못가시고요.
시장, 마트, 쇼핑, 은행 등등도 다 누나 아니면 제가 동행해야지만 아버진 안심하십니다.
정 어머니 혼자서 다녀오실려면 아버지께 전화나 그런걸로 말씀드리고
볼일보고 오셔서 다시 집에 왔다고 보고아닌 보고를 하셔야만 합니다.
무늬만 집이지 어머니껜 감옥이나 다름없네요..
어느 정도 크고나서 어머니보다 제가 더이상 이런 생활을 못견딜것 같아서
아버지께 왜 이러시냐고 어머니 의심 좀 그만하시라고 대들었다가 오히려 화만 키웠습니다.
뭐 "그래 이렇게 살바엔 다 같이 죽자",
"자식이 어디 아버지에게 대드냐며 (어머니에게) 이게 다 니X이 애들 잘못키워서다" 이러시며
가족에게 칼부림 하려 하셔서.. 식겁했네요.
이 일 이후론 아버지께서 의처증으로 어머니에게 구박하시면 제가 어머니에게 다른 방에서 주무시라 하고는
제가 그냥 아버지 잠드실 때까지 옆에 있다가 곁에서 잠듭니다.
행여나 가족들이 모두 잠들고 나서 아버지께서 흉기로 해꼬지 하실까봐요..
이 집구석에 이젠 정말이지 넌더리가 나서 이 나이에 가출아닌 가출을 해 혼자서 살아가려 해도
제가 집 나가면 남겨진 어머니와 누나에게로 불똥이 튈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네요.
이런 지옥같은 생활을 하면서도 그래도 전 바보같이 아버지께서 어머니께 손찌검은 안하시니
그걸로 위로아닌 위로를 해왔었는데..
제대하고 얼마 후에 어머니께서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제가 일병때 군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면회 좀 와달라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버지께서는 안오시고 어머니 혼자 오셨던 적이 있으셨는데
그때는 아버지께서 일 때문에 못오신거라 하셨었는데
사실 아버지랑 싸우셔서 혼자 오신거였다고.. 거기다가 어머니는 그 당시 아버지에게 맞아서
갈비뼈가 살짝 금이 가있는 상태셨는데도 아들녀석 먹고싶다는 거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었네요..
그 말을 듣고는 그냥 할말이 없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마지막 미련마져 놓아버렸다고 해야 할까요.
어머니께서도 이혼에 대해서 생각 안하신건 아니지만
아주 예전에 이혼얘기 꺼내셨다가 위에 제가 대들었을 때 처럼
죽이네 살리네 하시며 잠시 피난 가있던 외갓집에도 찾아가 난동을 부리셔서
이제 그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네요. 그저 저희 남매만 바라보고 살아가실 뿐입니다.
어.. 얼마전에 한 독립영화를 봤는데요.
폭력등으로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라난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저랑 이야기는 많이 다르지만서도 그 영화보고 공감을 느껴서 창피하지만 그만 울어버렸었네요..
그 영화에서 주인공이 아버지를 마구 때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요즘의 저도 그런 감정을 느끼거든요.. 아버지를 때리고 싶다.
교통사고 당하시거나 빨리 돌아가셨음 좋겠다.. 그럼 남겨진 우린 행복할텐데..이런 생각이요.
심할떈 제손으로 죽이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듭니다..
저를 패륜아라 욕하셔도 딱히 할말은 없네요.
요몇일전에도 어머니께서 반찬거리를 사러 5분거리에 있는 가까운 마트에 가서 장을 봐오시다가
아버지께 말씀안드리고 가셨단 이유로 냉전체제에 있는 집안이 싫어서 그냥 하소연 해봤어요.
짧게 하려 했는데 저도 모르게 이런 장문의 글이 되어버렸네요.
하지만 가까운 친구에게도 털어놓기 쪽팔려서 혼자 끙끙 앓던 얘기를
이렇게나마 인터넷 세상에라도 말하니 속은 시원하네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대나무 숲에 외친 이발사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알것 같아요.
그냥 답답한 마음에 적어서 글이 이상한거 같네요.
긴 저의 하소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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