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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밖에 안되었는데, 왜 벌써들 잊어버린걸까요..
게시물ID : sewol_402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odax
추천 : 3
조회수 : 21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4/02 22:58:19
주변에 은근히 많습니다.

메신져 대화명에 ' 기억 4월 16일 ' 이라 적어놓으니 다들 ' 무슨 날이냐? ' 라 묻습니다.
기념일이냐, 누구 생일이냐 등등 반응도 다양합니다.

왜일까요..

말해주면 그때서야 ' 아... ' 하고 말합니다.

왜일까요.. 

아직 1년 밖에 안됐습니다 아니, 아직 1년이 다 된 것도 아니죠..
일상이 매우 바쁘긴 합니다. 저 또한 그렇고 저 외에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일에 바쁘긴 마찬가지겠지요.
하지만 그날, 그렇게 차가운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아이들을 두 눈으로 보고도 벌써 그렇게 잊는다는 건...
너무 냉정한 거 아닌가요..
물론 내 자식, 나와 관련이 없는 아이들이죠 맞습니다. 어찌보면 그렇게 잊어버리는게 당연할지도 몰라요.

 ' 남에 일 ' 이라 생각하고 바라본다면 그렇게 될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남에 일이 아니잖아요.
그 분들도, 유가족 분들도 이런 일이 그저 남에 일인 줄로만,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로만 알았다고 하셨죠..
참사가 있기 전까지 이런 일이 주변에서 일어나도 내 일이 아닌것 처럼 생각했는데 참사가 있고나서 그게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라구요..

솔직히 조금 무섭습니다.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라 생각되서 무서운 것도 있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에 벌써부터 잊혀지고 있다는 사실이 더 무서워요.
광화문 앞에서 시위하시던 유가족 분에게 몇몇 시민들이 뭐하는 시위냐 천안함 관련한 시위냐 라고 물었답니다. 
들으면서도 어이가 없었지만, 그렇게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을 뻔 했어요. 
1주기가 다가오는데 주변에서는 아무도 세월호에 대해 말하지 않네요.. 

잊어버릴까봐, 노란 리본을 계속 달고 다닙니다. 저마저도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나만 바라보고 살까봐 리본 달고 만지며 그때 그렇게 가라앉는 
배를 눈으로 바라보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때의 그 감정들을 되새깁니다. 많이 고통스럽습니다. 일에 치이고 일상에 치이는데 
이런 감정까지 느끼면 더 힘들어요. 그런데 유가족 분들은 더 힘들다는 거 아니까.. 그 분들 바람대로 잊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보상금 액수 운운하며 어마어마한 숫자들로 유가족 분들을 능욕하고, 심지어 그 숫자에 정신이 팔려 ' 보상금 많이 받고 좋겠다, 로또다 ' 라는 소리도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참담하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 분들도, 가라앉는 배를 바라봤을테고 고통받는 유가족들의 모습을
봤을텐데 어떻게 같은 아픔을 보고 그것을 돈과 귀결 시키는 걸까요..

그래서 더 잊지 않으려 합니다.

점점 잊혀지다 후에 세월이 흘러 어렴풋이 사람들이 기억할때, ' 애들 많이 죽고 큰 보상금 받은 그 사건 ' 이라는 말 안나오게 하려고 저라도 
잊지 않으려 합니다. 


1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 분향소 한번, 세월호 관련 행사에 한번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지나친 감정이입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참석하고 나면 뭔가 훌훌 털어버릴것만 같아서 가지 않았어요.. 이번 1주기에는 가보려고 합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참사를 기억하고, 이 참사로 인해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어 하시는지 눈으로 확인해보러 갑니다.
그리고 얼마나 걸릴지 모를 진상규명, 선체인양... 그 날이 올때까지 그리고 그 일 이후에도 쭈욱, 절대 잊지 않기 위해 갑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이 참사를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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