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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리 하루키-'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을 읽고~!
게시물ID : readers_7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f
추천 : 15
조회수 : 129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7/09/18 18:21:48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랬겠지만 저 역시 이 책을 예전에 한창 나오던 모 핸드폰 회사의 CF에서 보고 
읽어보게 되었죠. 그 때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으니 거의 7년이나 지난 셈이네요. 이 책을 계기로 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을 더 읽게 되었으니 결국은 그 때 그 CF하나가 저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들을 연결시켜 준 셈이라고도 할수 있겠죠^^

  이 책의 원제는 ‘노르웨이의 숲’이죠^^. 책을 펼치면 비틀스의 노래 노르웨이의 숲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이 노래의 마지막 부분이 아마도 이 책의 내용과 가장 큰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중략)...그리고 눈을 떴을 때 난 혼자임을 알았어요.
         그 아름다운 새는 날아가 버리고,
         난 썰렁한 방 안에서 홀로 벽난로에 불을 지폈지요, 그래도 좋지 않나요?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겪게 되고 상실을 겪게 됩니다. ‘상실의 시대’가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는 것도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현실적이고 애절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하지만 결국 하나씩 사라져가는 사람들. 사랑을 하나씩 잃어가고, 사랑은 마치 아득한 꿈이었던 것처럼 깨져버린다. 마치 비틀즈의 노래 ‘노르웨이의 숲’에서 그 아름다운 새는 날아가 버리고...라는 말처럼. 그토록 아름답던 꿈에서 깨어 혼자임을 깨닫는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상실의 시대’를 제대로 읽어본 사람이라면 애절함과 가슴 시린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상실’은 우리 모두가 겪는 일이기 때문에. 하지만 노래 마지막에도 말하고 있지요.     ‘난 썰렁한 방 안에서 홀로 벽난로에 불을 지폈지요, 그래도 좋지 않나요?’ 라고... 그 모든 것이 설령 꿈이었다고 하더라도 모든 것이 헛된 것은 아니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구절입니다. 
  
  그 모든 것이 비록 꿈이었더라고 할지라도 그 꿈은 우리의 가슴에 무언가 흔적을 남겼을 테고, 그러므로 우리는 이미 예전의 우리가 아닌 것이겠죠. 비록 모든 것이 헛되이 끝날지라도 그건 그거 나름대로 좋지 않겠는가. 사랑도 마찬가지.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게 될지라도 우리에겐 사랑했던 마음이 남는 것이고, 추억도 남는 것이죠. 그 모든 것들로 인해서 우리는 성장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사랑했던 기억이 있기에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읽었던 ‘어린 왕자’가 생각나네요(개인적으로 '어린왕자'를 너무 좋아해요ㅋ). 어린왕자와 여우가 헤어질 때, 어린왕자에게 길들여진 여우는 어린왕자가 떠나려고 하자 슬퍼하죠. 그러자 어린왕자가 여우에게 헤어질 때 슬퍼할 것이라면 어째서 길들여 달라고 한 것이냐고 남는 게 뭐가 있냐고 묻는 장면이 있죠. 
  그러자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말하길 어린왕자가 떠나도 자신에게는 밀밭의 색깔은 남을 것이라고 하죠. 그 말인즉슨 전에는 여우에게 있어서 밀밭은 단순히 밀밭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죠. 하지만 어린왕자의 머리색이 금색이기 때문에 앞으로 여우는 밀밭을 볼 때마다 어린왕자를 떠올릴 것이고, 밀밭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는 뜻이죠. 
  마찬가지로 우리도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이전의 우리와는 다르게 변하기도 하죠. 그러니 그 사랑이 사라지고, 꿈에서 깨어나게 되더라도 우리는 그것이 그저 헛되었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상실의 시대’의 또 다른 묘미는 역시 희망에 있습니다. ‘상실’을 딛고 마지막에 미도리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는 미도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든 너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야기할 게 너무 많다, 이야기해야만 할 게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온 세계에서 너말고 내가 원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너와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 무엇이 됐건 모든 걸 너와 둘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다시 읽어도 너무 인상적인 대목이네요. 하루키의 표현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하죠. 소극적인 자세였던 주인공이 적극적으로 먼저 미도리에게 이렇게 말하게 된 것이죠. 마치 ‘나’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죠. 여기에서 ‘나’의 상실을 딛고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가 엿보이죠. 
  우리들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상실을 겪게 되죠. 실연을 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또 다시 우리는 일어서려는 의지를 불태우는 것이죠. 또 다시 쓰러지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시도하는 것이죠. 누구나 다 아름다운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상처받고 실패하는 사람들도 역시 존재합니다. 그 속에서 다시 희망을 찾아 일어서는 주인공의 모습이 있기에 ‘상실의 시대’는 더욱 빛나 보이는 것이겠죠^^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러나 그곳이 어딘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대체 여기가 어디란 말인가? 내 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랄 것도 없이 걸음을 재촉하는 무수한 사람들의 모습뿐이었다. 나는 아무데도 아닌 장소의 한가운데에서 계속 미도리를 부르고 있었다.]
  ‘상실의 시대’는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아직 혼란스럽고 모든 것이 정리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새로운 시작 역시 어떤 결말이 될지 모릅니다. 
  다시 상실을 겪게 될지 아니면 어떤 일이 생길지... 하지만 또 다시 새로운 길을 떠나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비단 어느 한 개인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생이나 사랑에 있어서 우리 모두는 꿈을 쫓는 혼란스런 모험가와 비슷한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실의 시대의 토대가 되었던 단편 소설의 제목은 ‘반딧불이’라고 하네요^^. 
참 어울리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둠 속에서 반짝이다가 사라져버리고야 마는 반딧불.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어떤 꿈을 꾸고 있으며, 어느 반딧불의 불빛을 바라보고 있는 것인가? 나는 또 이제까지 무엇을 잃어왔던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가을하늘 아홉소녀라고 배웠어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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