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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산문 - 반도네온
게시물ID : readers_46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sserby
추천 : 2
조회수 : 24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02 00:07:54

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 있었다.

 

노오란 조명 아래 빨간스웨터 위로 살짝 드러난 가슴을 힐끗 힐끗 쳐다보며 구애하던 한 남자의 소리도.. 

어깨에 힘을 힘껏주며, 소리치던 복학생의 소리도..

문을 열며 도도하게 들어오던 하이힐의 굽소리도.. 소주잔을 부딪히며 서로의 현실을 내려놓던 소리도..

검은 모자의 남자가 거칠게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외치는 욕설에 모든 소리가 멈춰버렸다.  

각기의 소리가 조그마한 공간을 가득 채우던 조그마한 술집은 긴장한 숨소리만이 외로히 맴돌고 있었다.

"씨발년아, 닥치고 쳐들으라고 " 그 남자는 이어 소리쳤고, 그의 앞에 있던 재털이를 그녀를 향해 던졌다. 

순간 시간이 멈춘듯,  파묻혀있었던 오래된 스피커에서 울리는 반도네온의 재즈 선율이 천천히 들려오고

재털이가 그녀에게 날아가는 모습이 천천히 그리고 잔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재털이는 그녀 머리위 벽에 부딪히고, 수북히 쌓여있던 담뱃재들은 그녀의 서글픈 머리카락위로 서서히 떨어졌다.  

재즈의 선율에 천천히 내려오는 하얀 잿가루는 마치 서글픈 겨울밤의 눈 같았다. 

차가운 눈이 몸을 얼어붙게 만들듯, 하얀 담뱃재는 그녀의 영혼을 얼어붙게 만들었고

그녀의 눈에선 어두운 눈물이 흘렀다.

"아오 씨발년" 검은 남자는 그녀를 비참하게 노려본 후, 삐그덕거리는 나무바닥을 더욱 세차게 밟으며 

그와 닮은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어두운 거리로 나가버렸다.

 

그녀는 혼자 남았다. 

침묵하던 좁은 공간의 소리는 이내 어설프게 하나씩 들려 오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목소리에 가면을 쓰고 태연한척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다시 소리로 가득 찬 공간에서도 ,나의 귀에 살며시 앉은 반도네온의 소리는 계속 나를 맴돌고 있었고,

나는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머리위에 하얀 재들을 털지도 않은채, 말없이 소주잔에 소주를 따르고 소리없이 마셨다.

감정과 이성을 잃어버린 눈으로 그녀는 홀로 있었다.

외로운 조명아래 작은 나무테이블 위에 작은 소주잔만이 그녀를 위로 하고 있었다.

나는 일어나 그녀의 앞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내 입술에 담배를 살며시 물고 불을 붙이고 그녀에게 건냈다. 

사람들의 힐끗힐끗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녀는 나의 손끝에 타들어가는 담배를 집어 그녀의 붉은 입술에 물었다.

붉은  입술사이로  내뱉는 하얀 연기들은 외로운 조명빛을 천천히 가리고 있었다.

 

"이제 알것 같아요.

 사랑을 너무 뜨겁게 해버리면 결국 손끝에 타들어 가고 있는 담뱃재밖에 남지 않는다는 걸요.."

그녀가 말했다.

담뱃재는 하얀눈처럼 차갑게 그녀의 손끝에서 떨어졌다. 

 

 

 

이어지는 내용을 구상해보긴했는데.. 부족한 글재주라.. ^^

  반응이 괜찮으면 계속해서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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