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오뉘
첫닭울이 꼭두새벽
감자 맻 개 쥐어 맥고 등교 타는 길.
우리 옵바 소핵교가 초간하다지.
보재기 가방 엇매 이고
산에 산 사이 고갯길로 등교 타는 길.
그깐 핵교 챊기만 하재,
옵바 따라 새 일어난 내는
개잠이래두 자지어라.
아직,
하늘뒤, 산뒤 눈부시는디
내는 울 옵바 기대리녀
흥 흥 흥.
-이제 무심함으로 잊힐 참인데.
땅거미 지던 참인데
단풍잎 담근 물로 세상 덮던 참인데
지는 해를 뒤에 지고 흐놀던 임 오시어라.
이윽고 찬기에 몸서리치던 참에
아이 얼굴 붉게 올라
멍하니 임 모습 확인하여라.
임 거기 계시어
정녕 거기 계시어
가만히 임을 읊조리다,
단정히 댕기 딴 고운 아이가
나직한 임 음성 확인하이
그제사 움직이더라.
마을 어귀 발 익은 산책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