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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 산문 - 5년 전 그날
게시물ID : readers_48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adStar
추천 : 1
조회수 : 20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12/02 11:42:02
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있었다.
꼭 이 세상이 멸망한 것 처럼 멍하니...
세상은 온통 암흑 뿐인데, 이곳만 환하게 빛났다.
"빨리 나와! 빨리!"
묵묵부답이다. 그녀는 그자리에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죽어! 어서 피해야된다니까!"
그녀가 움찔거렸다. 그러나 곧 다시 결심이라도 한듯 그 자리에 꼭 붙어있었다.
"죽은 사람은 죽은사람인거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정신 차려!"
멍하니 서있던 그녀가 이제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미 그녀의 머리는 슬픔과 괴로움으로 가득 차있었다. 도저히 말로는 설득이 안될것같았다.
"야, 차 두 대 더 부르고 여기 좀 지키고있어."
그녀를 구해야했다. 난 악마의 소굴로 뛰어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그녀를 향해 뛰어갔다.
"오지 마!"
"안돼! 그러다 너 죽어!"
"오지 말라니까!!! 난 여기서 죽을거야!!!"
머리가 멍해졌다. 죽을거라니..?
"니까지 죽으면 남은 나는 어쩌라고!!"
그녀가 울음을 멈추었다. 지금은 그녀가 이성적으로 판단하길 바라는 수 밖에...
"그래, 그만하고 빨리 나가자. 너나 나나 괴로운건 같다는거 니가 제일 잘 느끼고있잖아."
"하지만 나때문에...나때문에"
그녀가 괴로워했다. 그녀에겐 죄책감이라는 감정 외엔 남은 것이 없어보였다.
"괜찮아...니 잘못 아니야. 일단 나가자."
"안돼.. 나같은건 여기서 죽는게 나을거야..."
상황이 급해졌다. 점점 바람이 거세졌다.
"니가 죽는거가지고 위로가 될 것 같아!!! 같잖게 허세부리지 마! 사람 목숨이 그렇게 하찮은건줄 알아?"
나도 모르게 감정이 격해졌다.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기둥이 무너지고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직접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를 등에 들쳐업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녀는 아직도 죄책감에 시달리고있었다. 이젠 그 죄책감이 나에게까지 밀려오는 듯 했다.
그렇게 우리는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다.



이게 벌써 5년 전일이다. 그 때의 화마로 인해 우린 가족을 잃었었다.
"...또 그생각해?"
"응...눈이 내리니까 저절로 생각이 나네."
"그래도 오빠는 좋겠다... 사람 많이 살리니까 천국갈거잖아. 나는 그 반대인데......."
그녀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다시 5년 전의 죄책감에 시달리고있는거겠지.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사랑하는 내 동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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