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으로 생기진 않았지만 공부는 잘 하고, 마르진 않았지만 정이 많은 친구입니다.
외로워하는 저에게 오유를 소개해준 참으로 고마운 친구입니다.
이 친구는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어합니다.
여자분이 카톡 아이디를 요구하길래 다음날 스마트폰을 질렀고,
오유에서 이루진 커플 매칭 이벤트에도 꼬박꼬박 참여했습니다.
룸메이트를 거리로 내몰고 헛된 준비를 해보기도 합니다.
매일 하천의 냄새를 견디며 1시간씩 조깅을 하고 부트캠프도 열심히 했습니다.
때론 학교 축제 무대 위에서 수백명의 학우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거절당하기도 하고,
때론 닭 쫒던 개 마냥 지붕만 쳐다보기도 했지만,
성공한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당신이 애인이 안 생기는 이유는 시도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말이 맞다면 이 친구는 중대규모로 여자친구를 사귀었어야 합니다.
그렇게 솔로 9000일을 기록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도전하고 시도하는 그를 위해 친구들은 작은 이벤트를 준비합니다.
'우리가 그를 홍보하자!'
고급스럽게 인쇄된 포스터와 광고용지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밤중에 친구의 학교에 찾아가 여기저기 붙였죠.
날이 밝아오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트위터에도 그의 흔적이 보이는걸 보니 홍보는 효과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A야. 보고있니?
나는 네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