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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 운문 - 녹슨 깡통
게시물ID : readers_50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경기의빠수니
추천 : 1
조회수 : 36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12/02 20:22:59

녹슨 깡통


분주히 움직이는 하얀 빛 아래서 정신을 잃고 있다 문득,

손에 오롯이 전해지는 충격에 눈을 떴다

좌우에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에 저도 모르게 꾸벅

렘수면을 자극하는 음파에 또 다시 꾸벅

밝은 빛을 받아 움직이는 노호혼


어두워지고 빛을 낸다

빛을 내고 곧, 어두워진다

역사의 개시 앞에서 흩어지는 물방울들은 왜 이리도 많은지

다 비워낸 줄 알았던 잔여물을 품은 깡통이 되어버렸다

남은 것이 꾸역꾸역 꽃을 피운다 


많은 손에 이끌려 줄에 묶인 채

정해진 길을 깡깡 거리며 달려간다 

지나온 어둠 안의 화려함이 눈에 선해 옭아 맨 이 줄을 끊어낸다

펼쳐진 분홍 길을 뒤로 하고 밝은 균열 속을 빠져나온다

무엇에도 소속되기 전의 자유를 만끽하다

잃어버린 뇌파를 찾아 눈을 여니 입가에 아픈 웃음이 서려있다


녹이 슨 깡통이 시든 꽃을 떼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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