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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병의 하루.TXT
게시물ID : military_404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眞달빛물든
추천 : 60
조회수 : 10393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4/03/26 10:02:19
06:15 연병장에 나가보니 이번에 새로온 신병과 함께 선임들이 미리 줄을 서있다. 난 가장 뒤로 가서 줄을 선다.


06:30 구보할 때 구보가를 난 아직 모른다. 대충 소리 내는 척 뻐끔거리면서 뛴다. 뒤를 보니 일주일 전 온 신병이 부대가를 부른다.


07:00 어느새 선임들이 전부 씻으러 가있고, 난 내 세면도구를 챙겨 샤워를 하러간다.
        신병녀석은 피부 관리도 안하나? 비누만 가지고 들어간지 2분만에 샤워를 마치고 경례까지 하고 나온다.
        이상한 녀석이네


07:20 밥을 먹고 있는 데 분대장이 일어나서 취사장 왕고와 이야기 하더니 계란후라이 하나를 가져와서 신병 츄라이에 얹어준다.
        신병은 '괜찮습니다!'를 연발한다. 바보 아닌가? 주면 먹어야지. 그러다 결국 '감사히 먹겠습니다!'를 왜치며 '맛있습니다!'를 연발한다.
        그런데 난 왜 계란후라이를 신병 때 못 받았지?


08:30 근무지에 가니 행보관님이 먼저와서 똥씹은 표정으로 일일계획서를 프린트하고 있다.
        맞선임이 행보관과 대판 싸우고 병장정기휴가를 전역 3개월 전에 썼다.
        행보관님이 빗자루로 행정실을 청소하신다. 행보관님이 하고 계시니 난 안해도 되겠지


10:00 옆근무지 간부가 놀러왔다. 행보관님이 일어나 간부에게 커피를 타주려고 하시는 데
        간부가 깜짝 놀라며 자기가 직접 탄다.


11:40 배가 고프다. 행보관님에게 밥 먹으러 갔다온다고 하더니 아직 점심시간이 안 됐다고 안 된다고 하신다.
        쫌생이 같은 행보관님


12:00 식당에 뛰어가서 제일먼저 밥을 받았다. 츄라이를 들고 취사장 선임에게 목례로 충성을 했더니
        선임 얼굴이 찌푸려지며 나에게 밥을 퍼준다.
        내가 밥을 먹던 중 갑자기 자율배식으로 바뀐다.


13:30 밥 먹고 내무실에서 자다보니 늦잠을 잤다. 행정실에 가보니 행보관님이 안 계신다.
        아싸, 안 걸렸다. 역시 난 행운아


14:00 중대장님이 행정반에 찾아오셨다. 난 숨겨두었던 아라비카 커피를 중대장님에게 타드렸다.
        그랬더니 중대장님이 선임이 휴가나갔는데 힘들지 않냐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다.
        역시 중대장님은 참군인이시다.


15:00 대대에서 점호인원 보고서 다 되었냐고 물어본다.
        행정반 선임이 휴가가기전에 정 안 되면 자기 동기 부르라고 했었다.
        선임 동기 근무지에 전화에서 그 선임을 부른다.


17:00 행보관님이 행정실에 안 계신다. 외투도 없고 구두도 바뀐걸로 보아 퇴근하신 듯 한다.
        중대장님도 중대장실에 안 계신다. 나도 퇴근해서 내무실에서 빈둥거린다.


17:30 오늘 메뉴를 보니까 영 아니다. PX가서 해결하기로 한다.
        PX에서 물건을 사고 보니까 내무실 선임 3명과 신병이 PX에서 회식을 하고 있다.
        날 못 본건지 오라고 하지를 않는다.
        그냥 다른 자리 앉아서 혼자 볶음 우동에 냉동, 바나나 우유를 먹는다.
        신병녀석은 연신 '감사히 먹겠습니다!'를 외칠 뿐이다.


18:30 신병녀석이 청소시간도 아닌 데 식사를 하러간 선임들이 오기전에 내무대를 걸레로 닦고 있다.
        난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해주었지만 신병녀석은 '아닙니다, 하겠습니다!'를 외치며 내무대를 반짝이게 닦는다.
        난 반짝이는 내무대에 벌렁 드러누워 TV를 본다.


20:30 청소하기가 귀찮아서 행정반 청소를 해야한다고 말한 뒤 행정반에서 TV를 켜놓고 문을 잠근다.
        적당히 20분 쉬다가 내무실로 돌아가니 청소가 다 끝나있었고, 말년 병장이 신병과 함께 건빵을 먹고 있다.


21:30 점호시간에 당직사관이 오늘 행정반 전화 안 받냐고 묻는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5시 20분에 전화를 했었다고 한다.
        어떻게 변명할까 하다가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갔다고 하니 대충 수긍하는 눈치다.


22:00 선임들이 막내에게 보고싶은 거 보라며 리모콘을 건네준다.
        막내는 '괜찮습니다!'라고 외치며 선임들에게 '안녕히 주무십시오'라고 한 뒤 잔다.
        난 막내 자리에 있는 리모콘을 잽싸게 가져와 로드 넘버 원을 틀고는 전우애가 무엇인지 만끽한다.


24:30 갑자기 누군가 날 깨워서 일어나보니 선임이 날 깨운다. 아차, 오늘 초소 근무 서는 날이었지
        대충 군복을 입고 근무를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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