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빛 얼굴에 환한 미소
붉은 뺨이 선명한 여리고 여린 초록
기품있는 빛깔에 살포시 얼굴 드러낸 속살
산뜻한 가지마다 종이 꼬깔 쓴 열매
차마 한 입 베어 물지도 못한 채
그 형상에 반해버린 나는
어느샌가 손에 복숭아 하나
찬란한 태양같이 빛나는 복숭아를 보고 있노라면
나에게 다가오는 복숭아의 향기
그 아름다움
수줍음 많은 색시가 되어
발그레 웃고 있다.
어쩜 그리도 초연하게 고운 살빛
그 느낌 잊을 수 없어
난 오늘도 복숭아를 먹지 못하고 바라본다
깨끗한 마음결 여백에
깊고 고요한 떨림으로 새겨진다
차마 한 입 베어 물지도 못한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