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보다 보면 가끔씩 사람을 쿡쿡 찌르는 대사가 나와요. 제 기억에 남는 건 4화에서 원경씨 죽은 후에 나눴던 무전인데,
"사진으로만 봤겠지. 그냥 사진 몇 장만으로.... 희생자 이름, 직업, 발견 시각, 발견 장소. 그게 당신이 아는 전부겠지만... 난 아냐!"
문득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팔려나가던 타인의 고통들, 예를 들어 하루에 몇 건씩 나타났다 사라지는 짧은 강력범죄 기사부터 세월호와 같은 대형 참사, 다에쉬로 인한 중동의 심각한 내전 상황 등등이 떠올랐어요. 이렇게 누군가에겐 가깝고 큰 고통을, 혹시 나는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고 말았던 게 아닐까? 더 나아가 무심하게 씨부리는 말로 당사자들에게 상처가 될 만한 일은 한 적은 없었을까? 그렇게 잠깐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