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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405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40ml★
추천 : 1
조회수 : 12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2/22 23:12:06
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
대신 은빛거울로 나의 사과를 받아둬라.
나는 거울을 볼 수가 없다.
나와 눈이 마주치기에는 아직 눈동자가 생기지 않았다.
나의 눈은 텅 빈, 감정이 휘발되어버린 한 권의 책이다.
만 이천 원짜리 시집이다.
중요한 문장이라고 밑줄 그으라던 그 토익강사.
'잇츠 임포턴트.'
'중요하다'라고 읽어야 되지만 중요하지 않은 하이라이트.
시집이다.
그래도 굳이 나의 사과를 받지 않겠다면
한 번 들여다보기라도 해라.
아직 바코드가 그어져있는 나의 눈동자.
생기다만 눈동자를 찍어보니
시집이다.
백내장이라기보다는
아직까지 바코드가 찍혀있는 나의 눈동자는
뽑아서 씻어도 흑요석이 될 수 없었다.
혹시라도 은빛거울에서는 나의 눈이 맑게 비춰지지 않을까
명왕성에게 부탁해 구해봤지만
시집이다.
그래서 너에게 준다.
너의 눈에는 나처럼 바코드가 없다.
그래, 그 바코드가 없는 눈.
질투가 나지만 너는 비춰볼 수 있을 것이다.
너의 눈을.
눈동자 속의 시를 들여다보길 바라며 난 이만
부끄러운 시집을 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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