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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보직 배치 받고 실실 웃는 여군.jpg
게시물ID : lovestory_405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까망별★
추천 : 6
조회수 : 181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2/24 10:03:36

계급은 '여왕'  이름은 엘리자베스 2세.





할머니와 어머니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릴리벳은 열여덟 살이 되자 아버지 조지6세를 귀찮게 졸라댔다. 자신에게도 조국에 봉사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었다. 요컨대 자신도 입대해 직접 전쟁에 참여하고 싶다는 것이다. 딸을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쟁터에 보낼 수 없었던 조지6세는 결국 타협책을 찾아냈다. 1945년 3월 4일 릴리벳은 영국 여자 국방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그녀는 전투부대에 배치되는 대신 구호품 전달 서비스 부서(WATS; Women's Auxiliary Territorial Service)에 배치되었다. 1938년 창설된 WATS는 젊은 여자들로 구성된 부서였다. 원래 WATS는 부대 안의 취사와 심부름, 그리고 매점 관리를 맡아보던 곳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확대되자 WATS의 업무도 점점 커져 운전이나 탄약 관리까지 맡게 되었다. 릴리벳의 계급은 소위(Second Subaltern)였고 군번은 230873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맡은 일은 군용 트럭을 모는 일이었다. 릴리벳은 다른 병사들과 똑같이 트럭을 몰거나 탄약을 관리하는 일을 했다. 지금까지 거친 일이라고는 해본 적 없었던 그녀가 흙바닥에 앉아 타이어를 바꾸고, 보닛을 열어 엔진을 수리했다. 그러나 릴리벳은 아주 즐겁게 그 일을 해냈다. 아마 그 시절이 그녀의 인생 중 유일하게 같은 또래 여자들과 어울릴 수 있었던 기회였을 것이다. 릴리벳은 가정교사 밑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학교에 다녀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유일한 친구는 동생 마가렛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자신 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이때의 경험이 즐거웠던지 훗날 그녀는 자신의 아이들을 가정교사에게 교육시키는 대신 학교에 보냈다. 같은 해 5월 8일 독일이 항복함으로써 세계 2차 대전이 끝났다. 그녀는 동생과 함께 시내로 나가 군중들과 함께 승리를 축하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자신에게 큰 시련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영국은 제2차 세계 대전의 승전국이었다. 그러나 과거 대영제국의 위상은 하루가 무섭게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되어 독립하였다. 그 후 실론, 버마, 말라야, 이집트, 로디지아가 잇달아 독립했다. 한때 영국은 전 세계에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렸다. 그러나 이제 영국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어떻게든 몰락의 속도만큼은 늦추어야 했다. 영국은 영국연방을 통해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들의 연대를 이끌어내려고 했다. 

1949년 조지 6세는 영국연방 국가들에 의해 영국연방의 수장으로서 추대되었다. 그러나 그는 53개국이나 되는 영국연방 국가를 돌아다니며 결속을 다지기에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아버지 대신 그 일을 맡은 것이 그의 후계자였던 릴리벳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지 6세의 병은 점점 악화돼갔다. 1952년 2월 6일 마침내 그는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죽음을 미처 슬퍼할 틈도 없이 의회는 그날로 그녀의 왕위를 인정했다. 그러나 대관식은 조지 6세의 장례식과 애도 기간이 끝난 뒤에 치르기로 했다. 그때 그녀의 나이는 스물다섯 살이었다. 그러나 대관식을 치르기도 전에 그녀에게 또 한 차례의 슬픔이 찾아왔다. 엄격했지만 그녀를 매우 사랑했던 할머니 메리 왕비가 죽은 것이다. 메리 왕비는 죽으면서 이렇게 유언을 했다. "절대로 내 장례식과 애도 기간 때문에 릴리벳의 대관식이 연기되는 일이 없도록 해라." 그리고 그 유언은 지켜졌다. 연이은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 속에서 릴리벳은 1953년 6월 2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대관식을 치렀다. 그녀는 그곳에서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영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신 앞에 맹세했다. 거기에는 작은 릴리벳은 없었다. 군주의 책임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진 엘리자베스 2세만이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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