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도 발렌타인데이에 개봉했더군요
같이 볼 애인은 없지만 저렴한 영화표가 생겨서 개봉일에 보고 왔습니다
다들 궁금해하며 보러가서인지 현재 박스오피스 1위구요
그에 반해 평가는 굉장히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아직 한국은 개봉을 안했다던데 트레일러를 보고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거같아 리뷰를 적어봅니다
한줄 평가가 아닌 긴 영화 후기는 처음 써봐서 두근두근 떨리네요.
스포일러는 없으니 안심하고 보셔도 됩니다.
우선 남주와 여주 소개부터 드릴게요.
남주 크리스찬 그레이입니다. 이름답게 주로 회색 옷을 입고 나옵니다.
다소 딱딱한 비지니스맨 같지만 그에겐 남들에게 밝힐 수 없는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영화소개를 찾아보셨다면 이미 님도 알고 나도 아는 비밀이죠. 그의 성적 취향!
여주 아나스타샤 스틸, 대학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주 캐스팅이 잘된거같아요.
순진무구대다라니경을 외울것 같이 생겼잖아요?
심지어 영화 초반에는 이렇게 빈티지+범생이 스타일로 입고 나와요.
사실 영화 주인공 캐스팅 단계에서 굉장히 잡음이 많았던 영화 중 하나인데요.
영화가 개봉한 뒤에도 혹자는 "남주고 여주고 간에 둘다 전혀 성적으로 어필하지 않는다"는 비평을 남긴 바 있죠.
여대생 아나스타샤는 아픈 룸메이트 대신 크리스찬 그레이의 인터뷰를 따러 갑니다.
그레이는 Grey 회사를 이끌고 있는 잘나가는 CEO로
신문이고 뉴스고 그의 이름으로 장식되어 있죠.
인터뷰를 하러 가서는 그레이 회사의 웅장함에 압도당합니다.
기껏 종이는 가져왔건만 연필을 가져오지 않았다는걸 깨달은 아나스타샤.
그러나 백치미를 흘리며 연필 빌려달란 말도 하지 못하고 입술만 깨뭅니다.
이 영화에서 여주의 입술과 연필은 굉장히 중요해요!
툭하면 여주가 입술을 깨무는걸 클로즈업하거나 연필을 입에 물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이렇게 말이죠-_-
크리스찬은 눈치빠르게 아나스타샤에게 연필을 내줍니다.
대체 어떤 모습에 반한걸까요?
크리스찬은 인터뷰를 할때도 흑심을 마구 뿜어대더니
아나스타샤가 일하는 하드웨어 스토어 ..(음..철물점이라고 하면 되나요?ㅋㅋㅋㅋ) 에 와서도 작업질을 해댑니다.
물건을 사러 왔지만 사는게 영~ 수상쩍네요.
밧줄, 끈.. 등등.
순진하게 밧줄을 팔에 돌돌돌 감아 포장해주는 아나스타샤.
과연 그 밧줄이 어떻게 쓰일지는 ...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님도 알고 나도 아는 그런 용도입니다.
아나스타샤도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그레이 생각을 합니다.
연필을 깨물면서 말이죠.
그레이와 아나스타샤는 헬기로 도시야경을 보며 데이트를 합니다.
Ellie Goulding의 Love me like you do가 배경에 신나게 깔리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로서는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의아했습니다만.
심지어 헬기를 조종하는 그레이가 아나스타샤를 쳐다보느라 자꾸 한눈을 팔고있다구요!
이쯤되면 공포스러운데요..... 한눈 파는 조종사라니.
어찌됐든 헬기는 이 영화에서 중요한 또다른 요소입니다, 빈번히 등장하거든요.
이 영화를 같이 본 친구가 그러더군요
"여친 만드려면 헬기 하나쯤은 있어야되나봐" 라고.
그레이는 아나스타샤에게 자기 성적 취향을 고백하고 계약서를 들이밉니다.
이 계약서에는 Dominant와 Submissive의 관계에 대해 적혀있습니다.
아나스타샤는 BDSM의 개념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성경험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레이는 노트북이 고장났다는 아나스타샤에게
새 맥북을 사주고 D, S에 대해 검색해보라고 합니다.
길기도 긴 이 계약서를 읽으며 아나스타샤는 밀당하듯 굴죠. 아나스타샤 이 지지배는 "연애 초보 맞아?" 싶을 정도의 밀당의 재주꾼입니다.
그레이는 애가 타서 아나스타샤에게 졸라대는 모습을 보이구요.
(실은 온종일 애타합니다만...)
그레이는 분명 바빠야만 할 CEO임에도 불구하고 겁나 한가합니다.
아나스타샤가 술집에서 혀 꼬인 상태로 전화하면 찾아가기도 하고
아나스타샤가 본가로 돌아가자 거길 또 따라가죠.
제가 BDSM에 대한 지식이 별로 충만하진 못하지만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Dominant는 Submissive의 행동을 제어하려고 합니다.
단순히 찰싹찰싹 채찍질을 하고 싶어하고 거기서 성적 흥분을 느끼는게 아니라
전반적인 일상 행동에도 제약을 두고 싶어하죠.
노예(?)는 주인님이라 부르며 복종을 해야 하는데
만약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체벌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크리스찬이 아나스타샤를 자기 무릎에 엎어놓고
드레스를 휙 걷어올리고 팬티를 내린 다음 엉덩이를 찰싹 찰싹 때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나스타샤는 웃으며 좋....아하던데..
다 큰 성인을 아이 엉덩이 맴매하듯 때리는건 모멸감이 드는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만..
뭐 개개인의 취향이란게 있으니까요.
살색은 분명 많이 나옵니다만 별로 야하단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여주가 겁나 입술 깨물고 겁나 연필 끝을 잘근잘근 씹고 겁나 밀당을 하는 영화죠.
남주는 주인님 설정을 원함에도 불구하고 여주에게 겁나 매달리고 매달리고 또 매달립니다.
맥북도 사주고~ 차도 사주고~ 재벌남에게 이정도 지출쯤이야~
OST만 남는 영화네요.
스토리 라인은 재벌 남친과 평범한 여대생의 스토리인만큼 신데렐라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구요.
거기 BDSM이 추가 됐을뿐...(심지어 BDSM도 영화 상영등급 때문에 제대로 된 묘사가 아니란 지적이 많습니다)
처음 써보는 후기라 두서가 없네요 ㅋㅋ 영화가 지루해서 서너번 자다 깼거든요
개떡같이 썼어도 찰떡같이 이해해주셨길!
한 줄 평가
이런 분들에게 영화를 추천합니다.
- 이게 왜 유명한지 내 두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영화표와 2시간은 투자할만하다
- 약한 수위의 BDSM이 궁금하다
- Jamie Dornan와 Dakota Johnson의 팬이다
이런 분들은 이 영화를 피하십시오.
- 재벌남x평범녀 설정은 토할거같다 (한국 드라마에 자주 나오죠?)
- 야한걸 보고싶다 (안 야합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소중한 컬렉션을 한번 더 정주행하시죠)
- 결정장애 있는 사람을 보면 한대 패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