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을 읽기 전에, 여러분들은 이미 이 영화에 대해 ★★★☆이 붙은 별점을 보았을 것이다. 그렇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는,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용가리]의 판박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일거에 날려버리고, 예고편이 전부일거야라는 일부의 의심을 시원하게 해소하면서, 놀라운 컴퓨터 그래픽 픽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한국형 SF의 새로운 신화를 썼다. 나 자신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평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으니까. 모 자동차의 CF의 어투를 빌리자면, [놀라운 일이야. 심형래, 그가 해냈군]. SF 환타지는 그 나라의 과학적 기술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구미호]에서 고소영의 얼굴이 천년 묵은 여우로 변하는 2초 동안의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었을 때만 해도 한국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헐리우드는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에 있었다. 박중훈 주연의 [꼬리 치는 남자]를 거쳐 [은행나무 침대]의 지하철 플래트폼 씬에서 미단 공주 진희경의 가슴팍을 투명하게 통과해 버리던 한석규의 안타까운 모습이 등장하면서 비로소 한국 영화에서 본격적으로 컴퓨터 그래픽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후 불과 10여년 만에 우리는 [디 워]를 볼수 있게 되었다. 할리우드 기술진의 도움 없이 순수하게 한국 컴퓨터 그래픽 기술진들만으로 완성된 [디 워]의 컴퓨터 그래픽은 이제 할리우드와 충무로의 거리가 지구에서 달보다 가까워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디 워] 이후 대중들은 더 이상 개그맨 심형래를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를 보고 지나치게 호들갑을 떤다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정도의 작품이라면 조금 흠이 있다고 해도, 호들갑을 떨어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 어느 영화든, 까는 데 달인인 하재봉이 이런 극찬을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