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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다고 해주세요
게시물ID : humorbest_4057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달한달
추천 : 61
조회수 : 4805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11/12 03:48:31
원본글 작성시간 : 2011/11/11 23:49:21
오늘 학원 가는길에 뭔가 소리가 나서 옆을 보니까 어떤 차가 있고 그 앞에 고양이가 엎드려 있었습니다
다리가 축 처져서 상체만들고 좀 하악거리면서 안 비키길래 다쳤나보다 해서 그 차가 지나간후에 차도로 가서 그 고양일 데려왔습니다
옆에 지나가던 학생이랑 같이 어쩌지 어쩌지 하고 생각하다가(당황해선지 막 생각이 안 나더라구요)좀 걸어가면 동물병원이 있는게 생각나서 고양이를 안고 갔습니다
병원에 갔는데 선생님이 촉진? 해보시더니 차갑다고 이미 죽었다고 하셨습니다
안고 갈때 피도 별로 안 났고 꽤 따뜻하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봤을때도 그랬고 안고갈때도 그랬지만 막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구요
일단 구청에 신고한다음에 얘기를 나누는데 인터넷 에서 읽어봤던 사체를 청소과에서 다룬단걸 직접 들었습니다
평소에 글로 읽을땐 아 그럴수도 있으려니 했는데 막상 겪으니까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을 아셨는지 그럼 화장을 하면 된다고 근데 비용이 15만원이라고 하셨습이다
그러니까 갑자기 고민이 됐습니다
다섯달치 용돈인데..하면서요
좀 비겁하다고 스스로 욕하면서도 갈등이 됐습니다
이렇게 정말 절실히 돈을 버는 입장이었으면 한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지금 안 하면 몇 년후에 돈을 버는 입장이 됐을때 후회할것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화장을 시켜주기로 해서 아까 학원수업전에 지불하고 화장절차는 사진찍어서 메일로 받기로 했고
며칠후에 유골함도 받기로 했습니다
부모님께 말씀 안 드리고 혼자 모아놓은 돈으로 내고 왔습니다
부모님과 상의하면 쓸데없는일이다 라고 하실 것 같아서요
냉정하게 생각하면 경제능력도 없는 놈이 처음보는 고양이 화장시켜주겠다고 하는거니까요
저도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럴것같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 생각이 자꾸 드니까 제가 미친놈인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후회는 안 해요 원래 외장 하드 살까 생각했었으니까 샀다치면 되는건데
내가 이상한걸까 하는 생각이 드니까 이 생각이 계속 나면 내 행동에 후회를 하게될까? 라는게 싫어요

그러니까 잘했다고 한 번씩만 해주세요
지금 이걸 쓰다보니까 제가 후회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어요
제 자신이 너무 속물인것같아서 짜증나네요
...아 배설글이 돼버렸네요

그냥 잘했다고 한 번씩만 해주세요
그리고 청이(제가 이름지었어요)를 위해서 한 번씩만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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