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FlowHive']
순식간에 전 세계 양봉업자 눈길을 사로잡으며 '130억 원' 모금에 성공한 벌통 아이디어가 있다. 마치 맥주통처럼 수도꼭지만 돌리면 꿀이 흘러나오는 벌통이다.
지난달 19일(이하 현지시각)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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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는 '플로우 하이브: 수도꼭지로 마시는 꿀(Flow Hive: Honey on Tap)'이라는 아이디어 상품이 올라왔다.
'조촐하게' 7만 달러(약 7500만 원) 모금을 목표로 한 아이디어는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며 한 달 동안 자그마치 1200만 달러(약 130억 원) 모금에 성공했다. 원래 목표였던 7만 달러는 캠페인을 올린 후 정확히 477초 만에 달성했다.
[130억 원 모금에 성공한 '플로우 하이브' / honeyflow.com]
플로우 하이브를 고안한 창업자는 시더 앤더슨(Cedar Anderson)과 그의 아버지 스튜어트 앤더슨(Stuart Anderson)이다. 앤더슨 가는 지난 4대 동안 호주에서 양봉업에 종사해 왔다.
앤더슨 부자는 "꿀을 수확할 때마다 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면서 벌집을 부숴 열고, 하루 종일 수확 작업을 하느라 창고에서 나오지 못 했다"며 아이디어를 고안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꿀을 수확하는 과정은 고되다. 앤더슨 부자가 밝힌 일반적인 수확 과정이다.
1. 안전복을 입는다.
2. 연기를 피워 벌들을 잠재운다.
3. 벌통을 깨서 열고, 무거운 벌통 박스를 들고, 벌집틀을 빼낸다. (빼는 과정에서 벌들이 눌려 죽지 않게 조심한다.)
4. 빗으로 벌집에 붙은 벌들을 떼낸다.
5. 작업장에서 벌집틀에 붙은 밀랍을 모두 떼어낸다.
6. 수확한 꿀을 걸러내고, 뒤처리 후 벌집틀은 다시 벌통으로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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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우 하이브를 이용한 수확 과정이다.
1. 벌통 위에 난 홈에 손잡이를 꽂는다.
2. 손잡이를 돌린다.
3. 꿀이 나오는 것을 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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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egogo.com]
플로우 하이브 속 비밀은 '3D프린터'로 만든 플라스틱 벌집틀에 있었다.
일반 벌집틀은 목재와 철사, 고정된 벌집 초석으로 돼 있다.
벌집 초석은 벌들이 규칙적으로 집을 짓게 하기 위해 미리 육각형 모양으로 패턴을 잡아둔 틀이다. 꿀을 수확할 때는 이 초석에 붙은 밀랍을 '밀도'라고 불리는 칼로 모두 떼어내야 한다.
[일반적인 벌집 초석 / pixabay.com]
플로우 하이브 벌집 초석은 다르다.
3D프린터로 뽑아낸 초석은 육각형 모양 가운데가 나눠져 유동적으로 움직인다. 손잡이를 꽂아 돌리면 틀이 움직이며 육각형 봉방이 아래로 뚫린 '길'을 만들어낸다.
이 길로 벌집에 담겨있던 꿀이 아래로 흘러내리는 것이다.
[틀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세히 볼 수 있는 영상 / 유튜브 'NowThis']
틀에 사용된 플라스틱은 비스페놀 A가 없는 식용 플라스틱으로, 꿀의 퀄리티나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시제품을 경험해본 전 세계 양봉업자와 연구자들은 "이것은 혁명이다"라며 "벌들에게 스트레스도 주지 않고, 벌집 시스템을 응용해 매우 단순한 방법으로 꿀을 수확하는 것에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플로우 하이브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는 지난 19일 종료됐으며, 오는 12월에서 2016년 2월 사이 전 세계 배송을 앞두고 있다.
[3D프린터로 뽑아낸 플로우 하이브 / honeyflow.com]
[플로우 하이브 동작 원리 인포그래픽 / honeyflo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