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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지 않으면서 사랑한다고 하면 사랑하는게 맞는걸까요?
게시물ID : gomin_406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234Ω
추천 : 8
조회수 : 765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09/07/22 02:07:41

4년 사귄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사귈 당시 전 대학생 남자친구는 재수생. 

주변의 만류와 걱정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정말 서로밖에 보이는게 없었기에(그리고 그때까지만 해도 젊었기에) 예쁘게 사랑했어요. 남자친구나 저나 가슴떨리는 첫사랑의 추억을 많이 만들었었죠.



그런데 4년이 지나고..


남자친구는 아직도 대학에 가지 못했습니다. 물론 군대도 안갔고요

저는 졸업하고 돈벌고 있는 상태예요.

상황이 이러하니 당연히 데이트 비용 등 돈문제는 제가 80% 이상 부담하고 있고요

물론 그만큼 남자친구가 잘해주고 저도 사랑한다는 느낌이 들어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왔지만

이제는 정말 짜증이 나고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자주 드네요.

남자친구랑 같이 여행가고 맛있는거 먹으러가는 친구들 보면 부럽고(남자친구가 돈을 다 내줘서가 아니라 반반씩이라도 낼형편이 되는것조차 부럽단겁니다) 이제 나이도 적지 않은지라 미래계획을 준비하고있는 친구들을 보면 저 자신의 상황은 더욱 더 암담하기만 하네요.


그런데도 왜 만나고 있냐고.. 헤어지라고 하실분들 많은걸로 압니다만

딱히 헤어질 이유조차 없을만큼 서로 익숙해져있고 또 잘 맞는 부분도 많이 있으니까요.


글을 이렇게 써놔서 마치 남자친구가 제 등쳐먹는 그런 남자로 보일지 모르겠는데

사실은 전혀 아닙니다.

남자친구가 저한테 무언가 갖고싶다거나 뭔가를 요구한적은 당연히 단 한번도 없구요

자기 수중에 돈 만원이라도 있으면 그거 탈탈 털어서 분식사먹으면서도 저랑 같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하는 그런남자입니다.

문제는 그런상황에서 저는 만족하지 못하고.. 결국 돈없다는 남자친구를 니것까지 돈 내겠다며

설득해서 괜찮아보이는 식당에 들어가게 하는거죠. 그런 패턴이 계속 반복되니까 남자친구는 남자친구대로

미안해지고 저는 저대로 불만이 쌓여가고..


사실 

이렇게 돈도 돈이지만 저의 더 큰 불만은 남자친구의 생활태도에 있어요.

대학을 그렇게 여러번 떨어졌으면서도.. 제가 보기엔 아직도 뭔가 열심히 하고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네요.

가끔 전화해서 안받으면 자고 있을때가 절반이고, 음주가무를 하면서 노는건 아니지만 동네친구들하고

만나는 횟수도 적지 않고 게다가 저랑도 만나야죠..

그런 모습에 저도 기가질려서 이번에도 떨어지면 더이상 안만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잘 될까 모르겠네요.

사람을 바꾸려고 하는건 사랑이 아니라던데..

전 사랑을 하고있는게 아니라 의존적이고 철 덜 든 애 하나를 키우고 있는것 같아요.

매년 대학에 떨어질때마다 바뀌겠다고- 열심히 할거라고 하는 말을 믿었던 제가 바보같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네요.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건가요? 

아니, 변화시키려고 하는 제 자신에게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죠.



답을 알면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미적지근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제가 정말 한심하네요..

하소연만 늘어놓았는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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