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14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진행된 94주기 탄신행사에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오전 10시가 조금 못돼 나즈막한 황토가옥과 1층짜리 양옥식 별채로 이뤄진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생가에 도착했다.
탄신제가 진행될 별채로 들어선 박 전 대표는 약 30분간 진행된 제식에서 엄숙한 얼굴로 자리를 지켰다.
이날 탄신제가 끝난 뒤에는 걸어서 5분 거리의 생가 옆 공원부지에서 박 전 대통령의 동상제막식이 거행됐다.
탄신 94주기를 맞아 제작된 5m 높이의 금빛 동상은 박 전 대통령이 1964년 8월3일 국방대학원 졸업식에서 낭독한 '유시(諭示)'를 오른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다.
박 전 대표는 유시가 적힌 종이를 유심히 살펴보다 "아버지 생존의 꿈이(적혀 있다)"며 한구절을 읽어 내려가기도 했다.
"'이 세대에 이 나라 국민으로 태어나서 평생에 소원이 있다면 우리들 세대에 우리의 조국을 근대화해서 선진열강과 같이 잘 사는 나라를 한번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라고 천천히 읽기를 마친 뒤 "(아버지 뜻이) 압축되어 있네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또 노타이 차림의 동상을 만져보며 "일하시던 모습이 그대로네요"라며 반가워 하기도 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동상 주위에 마련된 박 전 대통령의 연보, 전세계 새마을운동 전파 지도 비석을 둘러보는가 하면,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에게 바친 시 '님이 고이 잠든 곳에'를 새긴 비석 앞에서는 한동안 선채시를 음미하기도 했다.
기념식 행사장에서 연단에 오른 박 전 대표는 "저는 오늘 동상을 보면서 아버지 생전의 모습을 다시 뵙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며 감회를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아버지는 국민의 삶을 정치의 근본으로 생각하셨다. 공리 공론보다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나아지게 하고, 하루하루 겪는 고통을 해소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것을 모든 것에 우선으로 생각했다"며 "지금 우리 정치에 대해 변해야 한다, 쇄신해야 한다는 요구들이 많은데, 지금 우리 정치가 변하고 쇄신하는 방향도 바로 국민의 삶속에서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20~40세대의 분노를 의식한 듯 "요즘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있지만 특히 '3포(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젊은이들이 어렵고 고통받고 있다"며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더 활용해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많지만 제가 보기에 그런 것은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젊은이들뿐 아니라 모든 이들이 힘들어하는 삶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앞으로 우리 정치를 이렇게 바꾸기 위해 해야할 일들이 많다. 쉽지는 않겠지만 여러분과 현명한 우리 국민들 계시기에 저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친박(친박근혜)계 측근 의원들을 비롯, 대구경북의 지역구 의원 등 20여명이 참석했고, '대한민국 박사모' '근혜동산' '뉴박사모' 등 박 전 대표의 팬클럽 회원 등 1만여명(행사 관계자 추산)이 모였다.
박 전 대표는 이어 근처 한식당에서 행사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 한 뒤 오후 2시 박정희체육관에서 미술, 서예, 사진 작품 등이 출품돼 열리는 '대한민국 정수대전 시상식 및 전시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모습 그대로 동상만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