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의사면허를 취득후 20년째 되는 현직 의사입니다. 의사의 입장으로서가 아니라 한 환자의 보호자 입장에서 너무도 억울한 일이 있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부산 동아대의료원은 2012년 9월7일 뇌심혈관센터가 중심이 된 센터동이란 건물을 국가 보조금 20억을 포함하여 완공하고 , 30분 이내 진료라는 목표를 내세우고 열심히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아버님이 심장이 안 좋으시고 호흡이 힘드셔서 동아대 응급실로 모셨습니다.
2012년 11월 27일 오후 6시경 응급실로 가셔서 응급의학과, 심장내과 전공의 진료 후 박ㅇㅇ교수의 특진 신청하여 심장 중환자실에 입원 하셨습니다. 저는 당시 제가 근무하는 직장에서 일을 하였고 , 어머니에게 의사의 설명이 모니터를 보면서 안정하여야하기에 심장중환자실로 간다고 들었습니다. 밤 11시경 간호사실로 전화하니 조금 불안해하시는데 잠이 좀 드신다고 해서 안심했습니다.
11월28일(입원 2일째) 아침 11시경 전화하여 상태를 여쭈니 담당교수는 아직 회진전이라고 했습니다. 오후 2시경 걱정이 되어 지인을 통해서 담당교수인 박ㅇㅇ와 연결하니 그제서야 회진을 하고 4-5일 입원해서 약 조절 하고 나가면 되며, 환자분이 불안해하니 일반실로 옮겨도 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오후 4시경 걱정이 되어서 전화하니 간호사가 아버지가 심하게 불안해한다고 보호자분이 오시면 좋겠다고 합니다.(이건 제가 전화를 해서 안 사실입니다.) 빨리 어머니를 보내고 제 일을 마무리 하는데 5시경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가 통제가 안되니 저보고 오라고, 급하게 병원일은 다른 과장에게 맡기고 택시를 타고 가는데 걱정이 되어서 또 다시 지인을 통해 박ㅇㅇ 교수와 통화하니 그리 걱정 안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제가 6시경 도착하니 아버지는 단순히 당신 고집에 답답하니 나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폐부종이 심하게 되어 호흡곤란에 불안감을 나타내며 의식이 혼미한 상태였습니다. 주치의인 3년차 정ㅇㅇ에게 빨리 재우자고 했습니다. 그제야 이제 재우고 인공호흡기를 단다고 합니다. 그때는 아버지께서 제가 도착할 무렵 심해지신 줄 알았습니다. 그 자리에는 담당교수인 박ㅇㅇ는 없었습니다.
--> 나중에 챠트를 읽어보니 오후 5시 심초음파실로 이동하여 검사중 증상이 심해졌고 (펠로우선생이 시행하였고 검사가 늦어졌다고 사과했습니다.) 그건 주치의가 인정한 부분이고 , 담당교수인 박ㅇㅇ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3시간동안 고통 속에서 헤매고 계셨던 것입니다. 인공호흡기를 달면서 팰로우선생이 나타났고 주치의에게 교수님에게 보고 하라고 했습니다. 박ㅇㅇ는 그 과정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주) 펠로우 - 내과 전문의과정을 마치고 심장 분과 전문의과정중인 의사.
그 이후 아버지는 잠을 재우면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소변이 빠지면서 폐부종이 완화되게 처치가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 3-4일이면 호전되어 다시 잠을 깨우고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는 치료과정을 알기에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심장이 안좋으셔서 만약에 아버지가 못 버티시고 심장이 멎는다면 편하게 보내드린다는 의견도 주치의에게 얘기했습니다. 그건 포기가 아니라 끝까지 최선을 다한 후 결과가 없다면 그리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직장에 휴가를 내고 , 아버지 계신 중환자실 앞 쇼파에서 남동생과 5일을 꼬박 보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시고 12월2일 오후 1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11월29일 (입원 3일째) 중환자실 앞 쇼파에서 잠이 깨어 아버지 걱정이 되어서 기다리다가 (면회시간이 하루 한차례 오후 6시30분입니다.) 오전 11시경 담당교수인 박ㅇㅇ를 찾아갔습니다(면식은 없지만 제 인턴 한해 선배입니다.). 얘기의 요점은 갑자기 나빠졌다. 의사인 너도 알지 않느냐 였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힘들어진 시점에 왜 당신은 4-5일 약 끊고 일반실 가도 된다고 했느냐 하니, “그렇게 얘기하면 안되지.”.반말로 합니다. 환자 보호자에게. 화가 났지만 참고 그래도 잘 부탁한다고 그 자리를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그 이후 저는 정말 눈물을 머금고 중환자실앞을 지키면서 문앞에서 아버지를 위해 기도드리고, 쪽잠을 자다가 또 앞에 서있고, 청소하는 아주머니도 그만 들어가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박ㅇㅇ가 회진하는 것은 입원 육일 동안 단 두 차례만 봤습니다.
중간 사정들은 생략하겠습니다. 너무 많은 일들이 수십건이지만 요점만 얘기하겠습니다.
11월 30일 (입원 4일째) 간호사가 내일부터 담당교수가 박ㅇㅇ의 해외출장으로 박XX으로 바뀌니 특진신청을 하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 돌아가실 때까지 박XX의 얼굴뿐 아니라 목소리마저 들을 수 없었습니다.
12월1일 (입원 5일째) 토요일입니다. 의사 면담을 요청하여 겨우 3년차 정ㅇㅇ을 봤습니다. 간호사 말로는 오늘 오프라 오후에는 없다고 합니다. 정ㅇㅇ말이 다음 주 부터 주치의가 바뀌고 미리 와서 검사 결과 확인하고 정성을 다하고 있다. 검사 결과는 이상 없지만 조금 걱정이 된다. 그래서 그동안 아버지 때문에 잠도 못자고 고생했다라고 했습니다.
--> 나중에 챠트 확인해보니 토요일 오후2시부터 일요일 오전 9시까지는 주치의가 공백이었습니다. 아버지 상황을 아는 주치의는 병원 안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전화로 아버지 상황을 전해 듣고 지켜보자고 한건 다른 전공의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아버지는 상태가 악화되셨습니다.
12월2일 (입원 6일째 ) 오전 9시 밤새 격정이 되고, 문 앞에 있으면서도 볼 수 없음에 안타까움에, 불안함에 다시 의사 면담을 요청했으나, 간호사의 대답은 이제 와서 검사 결과를 보고 있으니 10분만 기다리면 면담이 된다고 합니다.
--> 밤새 아무도 없었다는 증거입니다.
9시 20분경 새로 바뀐 주치의 3년차 이ㅇㅇ과 만났습니다. 결론은 검사 결과가 너무 안좋아서 가망이 없다는것입니다.
그리고 오후 1시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결론입니다.
하나, 동아대 의료원은 위급환자를 두고 주말동안 주치의 부재에 대한 책임을 지고 , 초기30분 진료 및 진단이란 슬로건을 지키지도 못하는 허술함을 철회하고, 전문인력을 제대로 갖춘 다음 국비 지원되는 뇌심혈관 센터란 이름을 가지시오.
하나, 담당 교수임에도 불구하고 환자 상황을 제대로 파악 못했으며, 환자 최초 입원 후 30분이 아니라 18시간 후에 처음 환자를 본 점, 환자에 대한 불충분하며 불성실한 진료에 대해서 의사 박ㅇㅇ는 유족에게 사과하시오.
하나, 전공의 3년차로서 폐부종에 호흡이 곤란하여 정신이 혼미함을 빨리 처치 못하며, 혼자서 해결이 힘들면 담당교수에게 보고해야 하는 점을 무시하였고, 오히려 환자 보호자에게 ‘환자가 난동을 부리니 이렇게 할려면 환자 데리고 나가라’고 막말한 3년차 의사 정ㅇㅇ은 유족에게 사과하시오.
하나, 우리는 특진을 제대로 받은바 없으니 6일 입원동안 특진비 96만원은 동아대 측에서 반환해주시오.
이상의 요구사항은 의료계 동료로서 제 자신도 환자 진료를 제대로 못했을 수 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 직업에 대한 열정은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인 보호자 조차 당하는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일반 국민들을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심혈관 중환자 보호자 대기실에 같이 계시던 다른 보호자분들이 자기 가족이 어떤 치료를 받았고 어떤 상황에 있고 어떤 절차로 이루어 질 것인가를 전혀 알지 못해 답답해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이분들께 오히려 보호자인 제가 부족한 지식이나마 충분히 설명을 해드려서 안심시켜 드렸습니다.). 그에 반해 흉부외과의 경우 수술하신 교수님이 하루에도 몇차례 환자 상태를 보러 오셨습니다. 한밤중에도 응급수술하고 힘드실텐데 한결같이 환자와 보호자들을 안심시켜주셨습니다.
이 억울하고 애통한 문제를 해결해주시라고 질의드리는것은 더 이상의 다른 피해자와 억울함이 없도록 경고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입니다. 부디 이 요구사항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불합리하고 비정상적인 시스템에 국고보조금이 20억이 들어갔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더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아버지를 정성껏 보살펴 주신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변분의 일입니다 ㅠㅠ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