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오늘 방금 있었던 일 말해보겠음.
본인은 27세에서 28세 넘어가는 남자 사람으로.
노통당선때 투표는 하지 못했으나 그때의 감격은 고스란히 갖고 있는 사람임.
그리고 우리 집은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대선에 한해서 김대중대통령 -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했던 집임.
혹자는 우리집이 전라권집안이라 민주당만 사랑하는 집안이 아니냐고 놀리지만, 절대로 우리집은 덮어놓고 2번 찍는 집이 아님.
(물론 저번 대선에는 나만 투표함. 부모님들이 정말 인재가 없다고 하면서 한숨쉬며 포기했었음.)
근데 이번 대선에 조금 이상한 분위기가 만들어져버림.
여당 야당 지역 판가르기에 어지간히 염증이 났던 부모님이 안철수후보가 나오면서 안철수후보를 적극 지지하게 됨.
난 우리부모님이 그래도 지역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사람을 보고 투표하시는구나라는 생각에 되게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을 했음.
하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단일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이 굉장히 부드럽고 매끄럽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안철수가 포기했다는 인상을 줘버림.
우리부모님 맙소사.. 멘붕..
그리고 그 후 결론을 내리심. 간만에 좋은 사람이 나왔는데 민주당에서 협의할 생각이 없이 독선적으로 나간 결과구나라고.
그 결과 안철수후보가 아무것도 못해보고 물러났구나라고 결론을 내리고 그 화살이 야권에게 돌아감.
그리고 결론은 여권이나 야권이나 썩을놈이니까 투표안하겠다라고 나버림.
그래도 어찌저찌 설득해서 투표는 하시라고 함. 그리고 하겠다고 하심.
여튼 모든 것을 떠나서 우리가 봐야할 문제는 이러하다고 보임.
안철수후보가 제시했던 새로운 정치와 패러다임. 소위 안철수효과라고 불리웠던 그 모든 것들이 가져왔던 긍정적인 변화가.
매끄럽지 못한 형태로 양보됨으로 민주당에 대해서 독선이다. 이기적이다.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된 듯함.
그리고 이게 우리 부모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연령대의 많은 분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정말 문제가 됨.
(실제로 오늘 어머니와 얘기를 하다가 보니까 일하시는 곳에서 반응이 대부분 이러했다고 함.)
그래서 최근에 조사가 박근혜후보가 지지율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10% 지지도가 차이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생각이 듦.
난 우리 부모님을 이해함.
십수년간 투표하시면서 봐왔던 붕당정치의 폐해. 그리고 이번에도 그것이 되풀이 될까 걱정되는 마음.
그리고 언제나 따라오는 실망감.
이런 것들이 우리 부모님세대에게는 이미 염증일 수 있고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일 수 있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음.
그 실망감과 허탈함 속에서도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고 믿고 있음.
소위 독재자시절의 퍼스트레이디에게 민주주의를 장난처럼 내줄 의향이 전혀 음슴.
또 설사 누구든 당색정치의 연장선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치더라도. 내 손으로 뽑은 사람에게 당하지 남에게 맡길 생각이 음슴.
그리고 적어도 청년이라면, 이정도의 자주권은 붕당정치라는 바람에 휩쓸리지 않고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함.
그래서 다시 한 번 투표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됨.
1줄 요약.
정말 투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