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한 중국친구가 그 식당의 사장과 친척관계라서 자연스럽게 그 식당 사장과 합석한 일이 있는데 내 이름을 듣고 만족스러워 하면서 한말이 중국과 한국은 원래 한 조상을 가진 형제라는것은 알지? 라는식으로 이야기를 해서 어처구니 없어 설전을 벌인적이 있다.
(당시의 설전으로 무안해 했던 중국친구가 생각난다.)
하지만 대다수의 중국인들은 이런 이야기에 대한 한국인의 반론에 이제 중국보다 좀 잘산다고 과거의 역사를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왜곡한다고 기분나빠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들은 한국이 중국과 다른 민족이고 완전히 다른 나라라는것을 별로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많은 한국인들이 쓰는 성과 이름이 중국인과 동일한 관계로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알지못하는 중국인들은 대부분의 한국이라는 나라가 과거 수천년전 중국인들이 이주해가서 만든 싱가폴과 비슷한 화교의 나라가 아닌가 착각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 모두가 현재 우리의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중국인들과 한국인간에 대화중에 충돌이 가장 심한것이 역사문제인데 이것은 양국간의 역사의식의 차이도 있지만 한국의 역사를 얕잡아보는 중국인들의 선입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중국사람들은 고조선의 멸망과 함께 많은 중국인들이 한반도로 이주하고 그 이주한 후손이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이 우리 정부의 수차에 걸친 요청에도 아랑곳없이 굳이 한국의 서울을 한성(漢城)이라고 계속 고집스럽게 부르는 이유속에는 그 의미가 중국의 주류민족 한족의 도시(城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지만 중국어에서는 도시를 뜻하기도 한다..城市라고 하는것이 중국어로 도시이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기에 그렇다고 한다.
사실 과거 중국에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를 불렀던 지우진산(舊金山)을 최근 발음이 비슷하게 성푸랑시스크(聖弗朗西斯科)로 개명한 중국이 중국어로 부르는 한청(漢城)을 한국어 서울과 비슷한 중국어로 바꾸어달라는 한국의 요청에 대해서 도시명의 변경이 많은 중국사람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기에 어렵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많은 중국사람들에게 대만통일 이후에는 과거 중국의 영토였던 한국과 베트남..그리고 동남아의 많은 국가를 과거처럼 만들어야 한다는것이 엄연한 역사적인 사명으로 가슴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영토의 합병이 어렵다면 최소한 종주권 내지는 영향력 아래 두어야 한다는것이 그들의 강렬한 열망이다.
중국사람들과 일본에 관한 대화에서 자주 듣는 소일본과 대중국이라는 이야기는 과거 일제침략기에 그들의 자존심이 상해서 나온말이지만 이 말은 실상 중국을 제외한 모든 주위의 나라에 다 쓰일수도 있다는것을 유념해 두어야 한다.
중국인들은 영토에 관한 문제는 놀라우리만치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과거 150년 서양제국주의의 침략아래 치욕적인 영토할양을 거듭했었고 이제는 홍콩,마카오를 다시 재합병하고 대만과의 통일이라는 최후의 과제만을 남겨두고 있다.
문제는 대만 다음은 무엇일까?...이다.
그들은 백두산을 장백산이라고 부르면서 백두산 전체를 중국의 영토로 여기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중국의 영토라고 우기고 있는것이다.
중국인들과 군사적인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한결같이 지금은 중국이 경제가 최우선이라 모든 자원을 군사력 확장에 사용하지 못하지만 어느정도 성장이 되면 당연히 군사적인 면에서 대대적인 군비확장이 이루어져서 반드시 미국의 군사력을 능가해야 한다고 모든 사람이 약속이나 한듯이 이야기 하고 있다.
많은 중국인들은 미국과의 전쟁이 벌어진다면 미국이 함부로 중국을 생각하지 못할것이며 언젠가는 미국이 중국에 굴복할 날이 올것이라 신앙처럼 믿고 있다.
아시아 경제위기속에서 혼자서 꿋꿋하게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기세좋은 중국에게 과연 그것은 꿈이라고 단언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만약 중국이 그러한 힘을 갖게 된다면 과연 어디에서 그들이 획득한 힘을 제일 먼저 시험해볼까?
중국에 있는 국내 대표적인 그룹의 지사장과 우연히 만나서 대화를 하면서 그분은 중국은 농업국가로 남아 있는것이 한국의 평화를 위해서 좋은데 앞으로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내가 술회한적이 있다.
10년 가까이 중국에 거주하면서 많은 중국인들을 만나면서 나온 그의 생각에 반론을 제기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필자가 보기에는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중국의 비민주성보다는 그들의 머리속에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는 천자의 나라라는 중화주의와 그들이 그토록 열망하는대로 과거 원,명,청조와 같은 절대적인 힘을 가지게 되었을때 그들이 할 행동이며 중국인들은 과연 한국을 지금과 같이 이웃나라로 놔둘것인가 하는데 있다.
많은 한국인들의 뇌리에는 불과 1945년에 끝난 36년간에 걸친 일제의 통치가 강한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한국은 그보다 10배이상의 시간동안 명목상이던 실제든지 중국의 식민지였었다.
과연 누가 우리가 일본만 경계하고 중국을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수 있을까?
중국이 얼마전 보여준 마늘파동과 같이 중국 마늘금수조치에 한국 핸드폰과 폴리에틸렌의 금수조치라는 강압적인 힘과시를 과연 한국외의 다른 나라와 비슷한 상황이었다면 그렇게 손쉽게 사용할수 있었을지 필자는 의문이다.
(중국이 밀어붙이면 무조건 밀리면서 제대로 된 협상도 못하는 한국외교통상부 관리들의 놀라운 능력은 사실 더 의문이다.)
필자는 중국에 거주하면서 중국인들의 내면속에 내재된 은밀한 영토확장주의가 우리 상상을 뛰어 넘는다는것과 그들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것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것을 자주 확인한다.
많은 한국인에게 중국인들의 중화주의(쇼비니즘과 거의 일맥상통한다.)는 항상 주의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라는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은 중국과 너무나 가까운 곳에 위치한 관계로 중국의 흥기는 한국에게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수밖에 없으며 그것이 한국의 미래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아니면 파멸적인 위협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 민족 역사에서 가장 길고 치열했던 싸움은 바로 문화적으로든지 군사적으로든지 중국의 흡수위협에 대한 저항이었다는것을 한국의 모든 사람은 분명히 기억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