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가정보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 록 공개 사흘 만에 예상대로 강하게 반발하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7일 새벽 '대변인 긴급성명'이라는 이례적인 방식을 통해 대화록 공개를 "최고존엄에 대한 우롱이고 대화상대방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성명은 "담화록 공개가 청와대의 현 당국자의 직접적인 승인이 없이는 이 뤄질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또 "북남대화와 북남관계 개선을 바라는 온 겨레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남조 선 안에 동족대결광란을 일으켜보려는 속심이 깔려있다"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이 번 망동을 절대로 용납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화록까지 당리당략의 제물로 삼는다고 비난하면서 "그 무슨 신뢰를 논할 체면이 있는가"라고 '신뢰'를 정면으로 문제삼았다. 북한이 대화록 공개에 이 같은 입장을 밝힘에 따라 남북간 대화가 조기에 재개
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긴급성명이라는 형식으로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믿을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며 "남북 당국간 대화가 상당 기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