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확 물을 끓이면 개구리는 펄쩍 뛰어나와 살 수 있다. 하지만 서서히 온도를 높이면 멍하니 있던 개구리는 멍하니 있다 죽는다. 한국인들도 이 꼴 나게 생겼다.
처음에 셧다운제 발의가 나왔을때 성인들은 이리저리 의견이 갈렸다. 학생들이 그 시간에 공부해야지 뭔 게임이야, 난 성인이라 괜찮아, 왜 이따위 법을 만들지? 그러다가 이제 나이 구별이 안 되는 게임은 모두 차단하겠다니 다들 어안이 벙벙해진다. "..어? 씨발? 이게 아닌데.." '청소년이 밤에 게임하는게 좋은가?'를 놓고 서로 치고받고 싸우기전에, '내가 하고 싶은 시간에 게임을 못 하는게 타당한가?'를 먼저 생각했어야 했다. 이제와서 그렇게 댓글란에 도배를 하고 여기서 씨발 저기서 젠장 난리를 피워도 결국 봐라. 셧다운제 시행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신들 적응하기 시작했다.
이게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쉬이 납득하면 안 되는 이유다. 청소년의 자유는 좀 빼앗아도 된다고? 하지만 봐라. 성인의 자유까지 조금씩 침범해 들어오는 족쇄를 이미 당신들은 조금씩 조금씩 인정하고 있다. 국가가 당신의 손발을 묶고 수갑을 채우는데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 SNS 차단은 어떨까? 인터넷 종량제는? TV 셧다운과 통금 제도는? 한국인들은 지금 당장 성인들의 원만한 사회활동과 수면권 보장을 위해 야간 인터넷 사용량을 1gb로 제한한다고 하면 거기 저항할 의식이나 힘이 있는가? 가카와 여성부가 손을 잡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인대도? 아마 아직까지는 조금 남아 있을거다. 하지만 이미 자유의 속박을 효율과 건강이라는 명목 아래 인정하고 납득해버리는 한국인들은 앞으로 더한 족쇄도 실실 웃으면서 찰 준비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