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파트이 삽니다.
대기업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는 아닌 관계로 인테리어 자재가 전체적으로 저렴해보입니다.
그중에 독보적으로 저렴해보이는것이 저희집 변기입니다.
물나오는곳이 심각하게 안쪽으로 말려들어가(?) 있어서
항상 역방향의 긴 솔로 꼼꼼히 닦아 줘야 때가 다 닦입니다.
한참 마트에서 하픽이라는 세제를 보고 신세계를 경험합니다.
하픽은 거꾸로 세워서 변기물나오는.. 그 안쪽에 숨어있는곳 까지 세제가 잘 발릴 수 있도록 나온 제품이었습니다.
그 사고가 있던 날도 전 늘 하듯이 일단 변기에 락스 약간을 뿌리고 좀 기다렸다가 닦기 시작하려고 했는데
하필을 사온게 생각나지 뭡니까.
그래서 우오오오오!! 당장 써보자!!!! 하고 개시했죠.
변기안쪽에 쭉 둘러서 짜낸 후에 역방향 솔로 열심히 닦고 있었는데 갑자기 야릇한 냄새가 올라오면서
갑자기 숨이 턱 막히더라구요.
처음엔 뭔지도 모르고 아 ㅅㅂ하면서 청소 마져하고 샤워하고 나왔습니다.
샤워 후에 늘 하던 머리말리기라든지 간단한 정리라든지 하려고 하는데 숨이 막 차오르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구요.
늦은 시각이어서 응급실로 향했고 의사가 제 목구멍을 보더니
가스를 마셨냐고 묻더군요.
하픽과 락스가 섞이게됐던 좀전 일을 얘기했고 가스흡입으로 기도손상+가스중독이 의심되므로...
그래서 3박4일 꼬박 입원하고 산소 쳐 물고 있다가 퇴원했습니다.
가만히 병실에 누워서 생각해보니 전 여지껏 두가지 세제를 섞어 쓴 일이 없었기 때문에 확실히 변기청소를 하면서 마신 가스때문에 잘못됐다는건 분명했지만
문제는 문과에서 전직한 예체능인이라 락스나 하픽의 화학식 따위는 물론이고 이게 염기성인지 산성인지 아니면 아니면 산화환원??? 뭐때문일지 예상도 할 수 없었고
이것저것 검색해보니 그냥 생활상식에!!!! 무려 생활상식에 ㅠㅠㅜ 세제끼리는 섞지말고 락스랑 기타 세제는 섞으면 가스가 발생해서 중독될 수 있다더군요.
심지어는 이걸 일본에서는 초등과정에 가르친다고 합니다.
뭐.. 지나고나니ㅠ결국 제가 무식해서 생긴 일이었지만
입원했을당시 아줌마 간호사쌤들은 제 병실에 와서 다들 한마디씩 놀리면서 가셨고 ㅠㅠ
제 몸이 상한 이후에서야 이런짓은 하면 안된다는걸 깨닳았으니
뭐.. 그냥 그때 생각하면 속상하고 구래요.
인테리어게시판이지만 집이나 방이라든지 청소ㅠ얘기도 나오는것 같아서 여기다가 경험담 써봅니다.
맞지않으면 말씀해주세요.
아, 그래서 전 서른줄에 ㅋㅋㅋ 없던 천식이 생겨서 한여름에도 헉헉대면서 호흡기를 빨고 살고있습니닼ㅋㅋㅋㅋㅋ 슬프다 ㅠㅠ 크흡...
그러니까 오유징어님들은 절대로 락스는 물 이외에 다른걸 섞으시면 안됩니다!!! 저처럼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