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에는 진짜 1분 1초가 고역이었는데 지나고 나니 그냥 웃기네요ㅋㅋㅋㅋ 고생했어 그 날의 나야ㅋㅋ)
그렇게 공원을 뺑글뺑글 돌면서 어지러운 드라이브 중...
저도 빠져나갈 구멍으로 저녁엔 일이 있다고 핑계를 댔어요- 소개팅을 1시쯤에 했는데 3시에 다른 약속이 있다는 것도 좀 그래서ㅜ
대충 저녁에 일이있다고 했는데 보아하니 저를 놓아주실 생각이 없으십니다ㅠㅠ
그 때 참 멍충이같이 끌려다녔다 싶지만 당시엔 어쩔 수 가 없었어요ㅜ
밥 먹고 커피마시러 왔는데 갑자기 드라이브를 하게 된 상황이고 운전대는 그 분이 잡고 계시니까요...
그러던 중 그 분이 30분 거리에 유적지 같은 곳으로 가자고 하십니다.
(봄 되면 꽃구경 하러 많이 가는 곳)
(몸이 안좋다고 핑계라도 댈 것을 ㅠㅠㅠ 나란 바보ㅠㅠ)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운전이랑 고속도로 달리는 얘기를 하시다가 저한테 그러시는 겁니다.
"제가 구간단속 피하는 법 알려드릴까요??"
"네??"
(참...쓰기도 부끄럽다ㅠㅠ)
"구간단속 시작 지점에서 갓길에 차를 세우고 담배를 한 대 피우고 가면 딱~맞습니다"
뭐래는 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 친구들 사이에선 이 분 구간단속남으로 불리십니다...
친구들이랑 놀러가다가 구간단속 구간 나오면 담배 한 대 피고 가자고ㅋㅋㅋㅋㅋㅋ휴우 ㅋㅋㅋ)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했어요... 입구에 트럭카페에서 유자차같은거 마시자고 주문하셔서 옆에 서 있었는데
트럭 앞에있는 소품이 제가 하는 일이랑 연관된 게 있어서 조금 관심갖고 보고 있었거든요. 근데 이 분이 그 사장님께
"사장님~ 이거 하나 가져가도 되요??? (저를 가리키며) 이 쪽 일을 해서요~ (씽긋)"
넉살 좋은 사람 흉내내시며ㅠㅠ 벌써 여자친구라도 된 냥 챙겨주기 흉내ㅠㅠㅠㅠ
어차피 배부용이라 가져가도 되긴 한데 저 필요없었거든요...
아무튼 입구에서 또 담배 한 대 피우시고ㅜ
산책 좀 하다가, 저는 밥먹을 때 부터 말도 거의 안하고 마지못해 썩소짓고... 예예.. 정도만 ㅠ
돌아가는 중-
"저는 ㅇㅇ씨 마음에 드는데 어떠세요?? 잘 만나보고 싶은데 "
차 바로 옆에 앉아서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 또 어버버 하면서 "아.............;;;;;;;;;;;;;"
하고 있었더니
"어? 왜 바로 대답안하세요?? 마음에 안들면 여기서 내려야되는데? 하하하하(호탕한 웃음)"
(*친구들이ㅋㅋㅋㅋ "저... 그럼 여기서 내릴게요" "죄송하지만 버스 정류장까지만 좀...." 하지 그랬냐고 ㅋㅋㅋㅋㅋ
한 친구는 "나한테 전화하지! 데리러 갔을텐데" 크~ 멋있다 칭구야ㅋㅋ)
저 그 날 진짜 말도 거의 안했거든요ㅠㅠ 그냥 네..네... 이 정도만 대답하고 겨우겨우 썩소 짓고
근데 저보고 "참 우린 대화가 잘 되는거 같아요~ ㅇㅇ씨 처음 본 분 같지 않고 오래 만난 사람같네요"
아니 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느끼셨는지... 대화는 무슨ㅜ 이야기 혼자 다 하셨는데요ㅠㅠㅠ
그리고는 말 놓자고(저보다 3살정도 연상), 저는 대답도 안했는데 또 알아서 말 놓으시며ㅋㅋ
퇴근하고 뭐하는지 얘기 하던 중에 친구들이랑 술도 한 잔씩 한다 시길래
"주로 어디서 드세요?"
(이 날 저의 첫 질문, 활동구역 피하려고ㅜㅋㅋㅋ)
"왜? 오빠랑 한 잔 하게?(씽긋)"
아오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지난 일이라 다 기억이 안나는데 진짜 주옥같은 멘트 많으셨어요ㅋㅋㅋㅋ
(*여기서 잠깐, 원래 약속 시간은 저녁이었는데 이 분이 저녁에 일이 있으시다고
ㅡ회사 업무가 바뀌었는데 전임자에게 저녁에 통화로 일을 배우기로 했다며ㅡ
하루 전날 시간을 변경해서 낮에 만나게 된거였어요)
돌아가던 중 이 분 갑자기-
여기 근처에 맛집이 있는데 저녁 먹고 가지 않겠냐는 거예요
저도 저녁엔 일이 있다고 말씀드렸었고, 무엇보다 본인이 저녁에 업무통화때문에 약속시간도 바꾼건데???
안되겠다 말씀드리고 가까운데 내려달라고 해서 겨우 그 곳을 탈출했습니다....
(저 내려주시면서 또 담배ㅋㅋㅋ
보통 흡연자 분들도 소개팅하는 몇 시간은 좀 참으시던데, 같이 있었던 한 4시간 동안 담배를 6~7개는 피우신 듯합니다ㅠㅠ)
영혼이 탈탈 털린 저는 기진맥진 집에 도착했는데
톡이 오더라구요
띠롱
>ㅇㅇ아 잘 들어갔어??? 오빠는 점심 먹은게 속이 안좋네~
(이 분은 벌써 사귀시는 듯... 혹시나 글만 읽으시는 분들은 절 모르시니까 제가 흘린거 아니야? 생각 할 수 있을까봐요
저... 철벽녀로 정평이 난... 그래서 아직도 철벽안에 갇혀있는 여징어라구요ㅠㅠ엉엉)
아니 점심에 먹은 알리오올리오는 입술에 다진 마늘 다 묻혀가며 그렇게 맛있게 드시더니
속은 또 왜 안좋다는 건지ㅠㅠㅠ
(저는 비위가 약해 차마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시선 회피하느라 죽을뻔 ㅠㅠ)
단답형으로 적당히 대답했더니, 밤에 전화가 오더라구요
안받았습니다
다음 날
띠롱
>ㅇㅇ아~ 어제 잘 잤어?? 오빠는 출근했어
으아아앙 ㅠㅠㅠ 오빠소리 하지마 진짜 아오
소개팅하고 막 톡, 전화 씹는거 예의 아니잖아요ㅠㅠ 저 절대 안그러는데 이 분이랑은 도저히 말 섞고 싶지도 않고 너무 싫어서
다 씹었더니 3일째까지 또 전화가 옵니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죄송하다, 아닌것 같다, 내 번호는 좀 지워달라- 보냈습니다ㅠㅜ
다행히 그 뒤로는 연락이 없으셔서 해피엔딩~ 망개팅 이야기 끝~
ㅋㅋㅋㅋㅋㅋ
휴우~
직장동료는 미안하다고 연신 사죄ㅋㅋㅋ
(근데 동료도 모르는 사람 소개해준거라 절대 원망은 안합니다ㅋㅋ 해꼬지 당한 거 없으니 됐다!ㅋㅋㅋ)
전 이후로 천하무적이 되었습니다! 그 어떤 분을 만나도 구간단속남보단 낫다ㅋㅋㅋ
소개팅 전 나가기 뻘쭘하고 이상한 사람 나올까봐 걱정되어도
내가 구간단속남이랑 4시간이나 같이 있었는데 누굴 못 만나겠어!
헤헿ㅋㅋㅋ
제가 생활반경에 이성이 없는 패턴이라 소개팅을 좀 많이 한 편인데
흑역사가 좀 되서 친구들이 어디 한 번 써보고라고 했었거든요~
눈팅만 하던 오유에 몰래 써봤어요ㅋㅋ
생각나는 이야기 있으면 담에 또 써볼게용~
연애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