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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도 넘은 이야기입니다.
게시물ID : military_408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키.
추천 : 8
조회수 : 50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4/05 10:43:48
 
 
저는 해안경비사단을 나왔습니다.
 
6개월단위로 해안경계와 내륙훈련을 번갈아 하는 부대죠.
 
해안경계로 들어가기전 2개월동안 야시장비와 모의훈련등 각종 교육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 무렵 간부에게 교육을 받다 마칠 무렵, 잡담형식으로 들었던 짧은 이야기 입니다.
 
주제는 "만약 우리부대내에서 간첩이 침투한 정황이 포착되어 추적수색중, 부상당한 간첩을 발견하고 먼저 총부리를 겨눈 상황에서 너는 그 간첩을 생포할것인가? 사살할 것인가?"  였습니다. 다만 현재 간부는 그 자리에 없고 사수부사수 일반병 두명만 있는 상황입니다.( 꼭 두분토론 같죠?)
 
사살파와 생포파가 나뉜 가운데 그 간부가 말해준 답은 사살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 간첩이 심문때 침투경로를 자백하면 그 라인의 전우들 인생 다 조진다." 였습니다.
 
사살만 해도 충분히 영웅이 될 수 있으니 굳이 희생자를 만들지 말자. 라고 하더군요.
 
잡담식으로 슬쩍 흘러간 이야기이고, 강릉무장공비 사건때 특수부대간첩과 일반병과의 전투결과로 미루어 보면, 저도 기회있을때 사살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때 그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공무원의 고질적인 병폐를 제대로 보여준 일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그 당시 군에 소속되어있던 저는 그 말에 크게 의문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어?" 하는 의문이 생긴것도 제대후 몇년이 지나 문득 그 일이 떠올랐을때 이후부터이구요.
 
집단 안에서 집단을 객관적으로 본다는게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만, 요즘도 저는 가끔 저 일화를 생각하면서 "내가 혹시 내 집단의 입장에서 얘기하는것을 넘어 혹시 집단을 대변하고 있는 실수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나." 하고 되돌아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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