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널리고 널린 대한민국 수많은 학교의 학생 중 하나입니다
오늘도 저번주,저저번주처럼 금요일을 불태우기 위해 학교 점심시간에 영양공급을 받고 있었죠
그런데 그때였습니다!
지금껏 제가 감히 이름을 부르지도 못한 위대한 선배님 한분이 저에게 직접 찾아와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너 "---맞지?" 라고 친히 제 이름을 부르시며 확인해 주셨습니다
이에 저는 선배님이 저를 신경써주심에 감격하여 맞다고, 선배님이 찾아주신 그 영광스런 이름이 맞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입에 있는 하찮은 영양덩어리 때문에 선배님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는 제스쳐밖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선배님께서 입을 다시 여셨습니다
"그럼 1시까지 0-0반으로 와줄 수 있어?"
이에 저는 선배님의 부탁에 당연히 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얼른 입의 그것을 목에게 넘기고
"네"라며 간결하고 정갈있으며 깔끔하며 이 세상의 모든 걸 포함한 그런 말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님은 가셨습니다
님은 가셨지만 전 님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찾아와선 저를 부르시고 학급으로 오라고 말하시며 떠나신 님 덕에
저에겐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약간의 설레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 학우들은 저에게 말했죠
"너 이제 죽었다 ㅋㅋㅋ.."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감정들 속에서 희망을 찾았습니다
그 희망은 감히 말할 수 없는,
오유인으로서는 절대 가져선 안될 '고백' 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님은 남자였습니다
네
남자의 그것이 달린, 아 보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달려있을 남자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에 실망하지 않고 두번째 희망을 곧 가졌습니다
'그 남자선배와 친구로서 친한 여자 선배님께서 쑥쓰러워서 감히 직접 말을 전하시진 못하고 그 선배님의 입을 빌려 뜻을 전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망상이라구요? 아뇨, 이건 가능성입니다
천재들은 늘 가능성을 믿고 대단한 발명, 업적 등등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일들을 하였습니다
저 또한 그 가능성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1시, 드디어 때가 됬습니다
무덤덤한 모습으로 선배의 교실로 가는 전 사실 불안한 마음, 공포, 그리고 제가 가졌던 희망을 부정하며
'설마 그러겠어? 꿈도꾸지마 그런건' 이라며 속으로 말을 했지만 사실 제가 가진 희망이, 가능성이, 이루어지길 바랬습니다
그러면서 전 천천히 숨을 고루내쉬며 걸어갔습니다
"뚜벅 뚜벅"
"뚜기 뚜밥"
"뚜기 뚜기"
"오뚜 기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