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사거리 역에서 내리신 이름 모를 남자분을 찾습니다ㅠㅠ
1월 16일 목요일 저녁 9시 반 경 7호선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기점인 부평구청에서 지하철을 타고 귀퉁이 자리에 앉았습니다.
무릎 위 한뼘 정도 올라오는 치마를 입어서 일단 무릎위에 가방을 올려두었구요.
열차 안이 따뜻하기도 하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니까 금방 잠이 솔솔 오더라구요.
엠피를 꽂으니까 세상과 차단된 느낌도 들고 ㅋㅋㅋㅋ 그렇게 저는 한참을 자면서 갔던것 같아요.
그런데 뭐가 계속 다리에 닿는 느낌이 드는거에요.
비몽사몽간에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부다 생각하면서 계속 자려고 했는데,
다리에 지속적이고 한곁같이 ㅋㅋㅋㅋ 뭐가 자꾸 닿는 느낌이 들어서
뭐지????!?!? 싶어서 눈을 떠봤는데
옆자리 남자분이 머플러로 불편한 자세로 제 다리를 가려주고 계신 거에요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자면서 가방을 더 당겨 안았나 봅니다.
힘이 빠져서 다리가 풀리고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도 엠피를 들으며 세상 모르고 잤나 봅니다........
옆자리 남자분이 민망하셨나 봅니다.......................... ㅎ ㅏ ㅠㅠㅠㅠㅠ
진짜진짜진짜진쨔... 와.... ㅠㅠ 말이 안나왔어요
상황파악이 되면서 너무 창피하고 ㅋㅋㅋㅋㅋㅋ 열차밖으로 뛰쳐나가고 싶더라구요..
하지만 그럴수 없었죠 ㅠㅠㅠ 저도 가야되는 곳이 있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친구들이 내렸다가 옆칸으로 다시 타지 그랬냐고 하던데
당시에는 뭘 어케 해야할지 아무 생각이 안났어요.
그냥 그자리에서 증발해버리고 싶은 생각뿐ㅠㅠ
다리를 모으고 급하게 엠피를 빼고 남자분께 고맙다고 말씀을 드려야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챙피해서 얼굴을 못 보겠는 거에요..
용기를 내서
"저.... 제가 계속 이러고 잤나요???" 물었는데
"네^.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허허 그랬군요... 계속 그러고 잤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챙피해서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니까 제가 우는지 아셨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다며 ㅋㅋㅋㅋㅋㅋㅋ 저를 달래주시고 머플러 계속 덮고있으라고 하셨죠..
진짜 감사했는데 진짜 너무 민망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잠도 안오고 똘망똘망한 정신으로 앉아서 가려니까 참 열차가 더디더라구요.
저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계속 허헉 으억 꺆ㅠㅠㅠ 이러면서 얼굴을 감쌌다 풀었다만 반복했고
남자분이 옆에서 걱정스럽게 보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보다 먼저 광명사거리에서 내리셨는데
가시기전에 갑자기 저를 다시 보시길래
아 뭔가 보답을 해야하나? 커피? 식사???? 이러면서 어벙벙하게 있는 저에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방 각도가 틀렸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각도로 가방을 놓으면 다 보이니까 눕혀서 이렇게^^ 들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려주시고.... 내리셨습니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렇습니다
저는 끝까지 그렇게 모지리 팔푼이 같았나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저녁 9시 반쯤에 광명사거리에서 내리신 머리 염색하시고
사실 얼굴은 하나도 생각이 안나고(쳐다보질 못해서)
걱정해주시던 눈빛만 생각나는 그 남자분
진짜 많이 감사했어요 ㅠㅠㅠ
경황이 없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못드린것 같은데,
혹시라도 인터넷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면 정말 많이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