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근엄하게 얘기하는 거 좋아하는데, 사안이 사안인지라 너무 딱딱하게
얘기하면 읽을 것 같지도 않고해서 존나 구어체로 쓸게요.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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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를 찬성하시는 분들의 기본적인 발상은 자유 무역이 모두를 흥하게 한다는
리카르도의 "비교 우위 이론"입니다.
각자 잘하는 거 열심히 하고 자유 무역하면 누이좋고 매부좋다는 뭐 그런거죠 ㅎㅎ
(존나 좋군 짤방을 넣고 싶은데 귀차니즘 때문에 못 넣음)
이해를 돕기 위해 링크 투척:
http://ko.wikipedia.org/wiki/%EB%B9%84%EA%B5%90_%EC%9A%B0%EC%9C%84 이런 이해가 없으면 자유 무역에 흥하시면 안되는 거에요.
일단은 다 아신다고 생각하고 넘어갈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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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저도 처음 배울 때는 그 이론 보고 존나 놀랐어요.
'우와 존나 대단한 이론이군. 발상의 전환이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이론에 흠결이 없어. 그야말로 완벽한 이론이군! 씨바"
맨큐의 경제학에서 처음 봤구요, 연습 문제 풀어서 100 점 맞았어요
그만큼 그 이론에 매료됐습니다. 적어도 맨큐에서 단점은 언급안하거든요.
그래서 왜 전세계 국가들은 자유 무역을 하지 않는가 하는
존나 진지한 고민도 한때는 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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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 씨바 뭔가 이상한거에요. 존나 좋은거면 전세계 국가들이 너나할거없이
다 해야하는건데, 어느 나라나 "관세(Customs)"를 물게 되있는거에요.
아 씨바 궁금한건 못참으니 또 관세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도대체 왜
관세라는 걸 만들어서 자유 무역을 억제하는가에 대해서 말이죠.
관세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두가지에요. 관세법 보면 잘 나와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물건 팔려면 세금 내" - 세수 확보
"너 우리나라 산업에 함부로 끼어들지 마" - 자국 산업 보호
이외에 trivial한 이유들도 있지만 넘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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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까 양쪽 말이 다 맞는거에요.
1. 자유무역을 통해서 둘다 이득을 보자.
2. 관세를 통해 세수확보/자국산업 보호하자.
상충하는 두 이야기가 다 맞을 순 없고 한놈이 틀렸을 텐데 어떤 놈이지?
존나 고민하기 시작햇어요. 물론 답을 못 찾았죠 ㅋㅋㅋㅋㅋㅋㅋ
경제학은 그리 만만한 학문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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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씨바 근데 우리 하준이형(독립투사 집안의 존나 대단한 학자)가 답을 줬어요
"리카르도 비교 우위 이론이 틀림 ㅋㅋㅋ"
이유는? "두가지임 ㅋㅋㅋ"
1.이 가설은 어느 한 경제 활동에서 방출된 자본과 노동은 곧바로 아무런 추가 비용없이 다른 경제 활동에 흡수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자유 무역에서는 모든 사람이 이득을 보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이득을 보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뭔가 존나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부연 설명할게여.
1번은 우리나라가 농업이 비교 열위(좆밥)이고 전자 산업이 비교 우위(존나쎔)인 경우에
리카르도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농업에서 전자 산업으로 재편되어야 해요
다시 말해서 농사짓던 할아버지들이 샘숭 반도체 조립 라인에 서야된다는 걸 의미해여.
2번은 부의 분배에 대한 이야기인데, 자유 무역은 주로 자본가들이 이득을 보는 구조에요.
일반적인 노동자 즉 숙련공들은 한가지만 조낸 해왔는데 1번의 경우처럼 다른 산업에 들어가게
되면 한순간에 장인에서 좆밥이 되는거죠. 근데 자본가는 그런 걱정이 없어여. 돈만 투자하면
되거든영. 돈있는 넘들은 별로 걱정 안해도 되고요 입에 풀칠하는 재주가 몸뚱이인 사람들은
걱정을 졸라 해야된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식량 주권 이야기까지하면 입아파서 안할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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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오유에 이런 글을 올리는 건 처음이에여, 댓글은 몇 번 달아봤는데 이렇게 손가락 아프게
긴 글을 쓴 건 처음이에여. 베오베는 언감생심 꿈도 못꾸고, 베스트도 아마 못가고 수많은 FTA 글
사이에 쳐박혀서 사라지겠지만 이 글을 보는 FTA 찬성론자가 한명이라도 생각이 바뀐다면 이 글의
효용은 다 했다고 생각해요.
밝혀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자유 무역을 신뢰하는 사람이에요. 오해가 없었으면 해요.
다만 저는 '체급이 비슷한 놈들'끼리 붙어야 된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미국, 유럽 다 그렇게
해왔어요. 자국 경쟁력 없는 산업은 절대로 개방하지 않아요. 선진국에서는 그게 다 표심이거든요
학교 다닐 때 싸움 해봐서 아시겠지만, 보통 계급장 떼고 싸우자는 놈들은 싸움을 잘하는 놈들이에요
이렇게 맞짱(양자간 협상) 뜨는거 말고, 여러명이서 쇼부보는 방법도 있어요. 이미 가입한 WTO처럼요
근데 왜 굳이 쟁점도 해결 안됐고,시간을 두고 천천히 장단점을 고려해서 진행해도 될 일을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할까요. 국민이 존나 만만하기 때문이에요 ㅋㅋㅋ
(우리나라에서 이런 국제 조약이 날치기로 처리된 게 처음인 건 다들 아시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다음 투표 때에도 꼭 소중한 한표 행사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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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쉽게 풀어서 썼다고 생각하는데 이 정도 글도 못 읽는 분들은 백스페이스 눌러도 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