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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은 코메디인가? ㅋㅋ007의 옥의티
게시물ID : bestofbest_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유리
추천 : 121
조회수 : 46634회
댓글수 : 24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3/01/08 23:45:23
원본글 작성시간 : 2003/01/08 23:45:23

말도 많고 탈도 많은 '007'이 급기야 한국 네티즌의 놀림감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40여개 극장에서 개봉된 007시리즈 20탄 '007 어나더데이(원제 007 Die Another Day)'의 동영상이 인터넷으로 유포되면서 각종 영화관련 동호회 게시판에 007의 넌센스 찾아 올리기가 유행하고 있는 것.

북한에 침투한 007이 청천1동 예비군 복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된 이 '놀이'는 네티즌 들이 또다른 넌센스를 찾아내면서 이제는 '한국 농촌에 왜 물소가 있나' 북청 해안에서 왠 파도타기냐' '38선과 휴전선도 모르나'등등 '시리즈'로 발전하고 있다

개봉당일 시민단체들이 '한국과 북한에 대한 비하'와 '한반도 상황에 대한 지나친 냉전적 묘사'를 이유로 서울극장과 대한극장 앞에서 상영반대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던 이 영화는 개봉 이틀간 서울관객 6만여명(전국 18만명)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도대체 할리우드 최고의 제작진도 몰랐고 '첩보원 007'조차도 깜빡했던, 그래서 한국 관객들에게 실소와 분노를 자아내게 만든 장면은 어떤 것들일까.

영화 '007 어나더데이'의 '개그 포인트'를 공개한다.


▼007은 청천1동 소속 예비군?▼

영화 후반부, 북한의 공군기내에 침투해 구스타프(실체는 북한의 문대령)를 제거하고 최첨단 무기인 '이카루스'의 작동을 멈추는 007과 미국 NSA요원 징크스(할리 베리)의 복장을 보자.

이들이 입은 북한특수부대 위장복 왼쪽 가슴에 너무나 큰 글씨로 '청천 1동대'라고 적혀있다. 예비군 훈련을 받아본 한국 남자라면 어떻게 웃음을 참을 수 있을까.

혹시 북한군이 우리나라 예비군으로 위장해 남침을 준비하고 있다고 암시하는 것일까? 아니면 예비군의 활약을 그린 한국영화 '라이터를 켜라'를 패러디한 것일까?

▼한국에서 물소가 밭을 갈아?▼

임무를 완수한 007과 징크스가 헬기를 타고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하면서 얼핏 보이는 한국의 농촌모습.

한 네티즌은 "트렉터 쯤이면 몰라도 소를 끌고 가는 모습은 심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 소는 더 심했다. 뿔 모양새나 색깔로 봐서는 도무지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종인데 …. 좀 아는 사람들은 동남아에서나 서식하는 물소라고.

▼이런 사찰 보셨어요?▼

007영화의 빠지지 않는 장면. 임무를 마친 007이 본드걸과의 섹스행각을 위해 찾아간 곳은 외딴 해안의 한 절. 하지만 휴전선 인근에서 소형 헬기를 타고 가봤자 남한땅일텐데, 이런 모양의 절이 우리나라 어디에 있을까.이건 동남아시아의 수상가옥 처럼 보인다


▼불상 앞에서 이게 뭔짓?▼

이 장면 때문인가? 조계종에서도 '상영 반대' 캠페인에 동참했다.성당이나 교회에서 섹스를 하는 공직자가 그쪽에는 있을 지 몰라도 이쪽에는 불상 앞에서 섹스하는 공직자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함경남도 북청 앞바다서 파도타기를 한다?▼

영화 '폭풍 속으로'의 주인공들이 파도타기를 하는 멋진 장면이 떠오른다. 여기는 북한의 북청해안, 영국의 첩보원 007과 동료 2명이 북한으로 잠입하는 방법은 바로 파도타기. 북한군 사병 두명이 "내래 중국담배 있시요"라는 대화를 나누며 걷고 있는 해안은 잔잔한데, 007이 타고 오는 저 거대한 파도는 어디 파도인가.

모르긴 해도 북청 앞바다에서 파도를 탄다면 바로 "날 잡아 가시오" 하는 꼴이 아닐까.

▼"여기부터는 틀린 그림 찾기"▼

이 장면에서 틀린 그림은 무엇일까요. 포로로 잡혀있다가 교환조건으로 석방되는 007이 서 있는 곳은 아직 북한땅. 007의 가슴 앞에 보이는 푯말에는 '남방한계선'이라고 적혀있다.

남방한계선(southern limit line)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에서 설정한 육상 경계선 가운데 하나로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2㎞ 떨어져 동서로 그어진 선이다.

마찬가지로 북쪽으로 2㎞ 떨어진 곳에는 북방한계선이 있다. 이 장면에서는 푯말에 분명 '북방한계선'이라고 적혀있어야 하는 것이다. 추가로 비무장지대는 이 두 한계선 사이의 4㎞를 의미한다.

▼남한군 기동시켜?▼

복장이나 생김새로 보아 미국인 장군같은데, 미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북한의 첨단무기인 '이카루스'를 파괴하지 못하자 "남한군 기동해"라고 소리친다.

한국군의 작전권은 전시에는 한미연합사령관(미군)에게 있지만 평시작전권은 국군 합참의장이 행사하도록 돼있다.(94년 11월 30일 국방부 발표). 그런데 영화 내용상 현 상태는 '데프콘 2(Defense Condition. 방어준비태세로서 5단계로 나뉘며 숫자가 낮을수록 전쟁발발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아직 전시가 아니다. 즉, 한국군이 기동하고 말고는 미국인이 아닌 국군 합참의장이 결정하게 돼있다. 사실상의 전시상황이므로 연합사령관이 지휘권을 가질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사람도 있지만 …글쎄.

▼"북한군 작전지도에…"▼

밑줄 그은 부분. 북한군 장성들이 타고 있는 공군기의 벽에 걸린 작전지도의 동해표기가 'Sea of Japan'으로 돼 있다. 일본에서도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제작진이 일부러 그랬는지 모르지만, 아마 북한군 지도에는 틀림없이 동해라고 표기돼 있을 걸?

▼휴전선=38선?▼

이 대사를 하는 사람은 미국 정보기관 NSA의 책임자이다. "적의 공격이 위도 38도에 닿는 순간 반격하라"는 말은 휴전선과 38선을 착각한 것이 아닐까? 개성은 38선 이남에 있는데….

최건일 동아닷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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