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는 말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해 보이는, 보는 것만으로, 가슴속에 뭉클함을 줄 수 잇는, 그만의 그림.
다시 한번 감탄해버린 것은, 너무 부드러웠던 하울의 목소리. 노래로만 들어보았던, 기무라 타쿠야의 목소리는, 뭐랄까.. 그래도 하울의 얼굴만으로는 다 전할 수 없엇던, 하울의 신비한,다정한,쓰다듬어주고 싶은, 이미지를 모두모두 살려서, 내 마음속으로 전해주었다...
소피 때문에 머리색 바꾸는, 주술을 부릴 수가 없게되어, 의기소침해진, 자신감을 잃은 하울이 침대에 누워있을때에는, 아-저것밖에 안 되는 마법사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아름다움이 전부라고 생각하던, 하울을 떠나지 않고, 그의 상처를 보듬어않아주려 한 소피를 보면서, 그러한 소피를 지켜주기 위해, 말 그대로 겁을 상실해 가는, 하울을 보면서, 세상에,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서로서로 완벽한 사람이 되도록, 도와가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는 아니구나- 라고도...
어릴 적, 소피가 어둠속으로 떨어지며, 하울에게 기다리라고 외쳤던 것을,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하울은,기다리고 있엇다.
겉멋만 들어잇다가도, 빨간 물이 든 머리를 쥐어 뜯으며, 달려 나오는 어린애였다가도, 황야의 마녀가 무서워, 침대 주변에 주렁주렁 주술의 물건들을 달아놓는 겁쟁이였지만, 그는 오랜 시간 소피를 기다려 온, 멋진 왕자였다.
몇일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내 욕심을 주체 할 수 없었던, 시간들이었다. 인정하는 것이 두려웠다. 사노를,나의 사노를, 누군가에게 빼앗기는 것 같아, 화가 나고 분했다.
그래서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을, 내 욕심이 다시 채워질 시간을, 내게 주지 말아야 했으니까.
하울을 보고, 무언가 다른 이들이 하는 사랑, 이란 것을 보고, 다시 이성을 되찾은 것 같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든,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든, 직접 그들에게 닿지는 않았으니, 미래에도 닿지 않을터이니, 상관은 없겠지만, 그래도 이왕 하는거, 저주보다는 축복이, 그들에게나,나에게나, 서로 좋은 것이니까.
내 마음에 있던, 사노에 대한 나쁜 마음들, 내게 오지 않았기 때문에 쓸데없이 가지게 되었던, 몹쓸 마음들.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듯, 쑤우욱-빨아 당겨서, 서울 하늘 저 멀리로 내보내야 겠다.
그럼, 괴물새로 변신한 하울이 나타나서, 쓕쓕쓕-하고, 없애주겠지.
개학 후, 사노를 보면, 안녕-하고 인사를 건네면서, 웃어줄테다-. 그리고, 축하해-.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