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일본 정부가 731부대 생체실험 희생자 암매장 의혹 지역에 대한 발굴 작업을 결정한 데는, 20년 넘게 731부대의 진실을 추적해온 일본 시민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도쿄 박장호 특파원입니다. ◀VCR▶ 지난 89년, 태평양 전쟁 당시 이른바 731부대의 사령탑이었던 일본육군군의학교 방역연구실 자리에서 의문의 유골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SYN▶ 와타나베/유골발견현장 부근 주민 "숨기고 숨겨오던 것이 드디어 세상에 드러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평양 전쟁에 소년병으로 참전했던 와타나베 씨. 은폐된 진실과의 긴 싸움은 바로 이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첫 번째 고비는 유골을 처리하는 문제였습니다. 와타나베 씨를 비롯한 100여명의 시민들은 끈질긴 법정공방 끝에 유골을 화장하려는 일본 정부의 계획을 저지했고 이것이 그 뒤 조사로 이어지는 디딤돌이 됐습니다. ◀SYN▶ 가와무라/전쟁피해조사 시민회의 "정부 방침대로 됐다면 증거가 인멸되는 것이기 때문에 유골 조사가 불가능해졌을 것입니다." 731부대와 관련이 있는 인체표본이 도쿄 시내 또 다른 곳에 암매장된 것 같다는 증언을 확보해 정부의 이번 발굴작업 끌어낸 것도 이들입니다. ◀SYN▶ 이시가와/유골문제를 밝히는 모임 "증인이 처음에는 말하려 하지 않았지만 여러 차례 찾아가서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암매장했다는) 말을 듣게 됐습니다." 또 한 사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발견된 유골의 조사 책임자였던 인류학자 사쿠라 씨. 의학박사이기도 한 그는 주변에선 꺼리던 조사단 일을 맡아, 한국인과 중국인일 수 있는 유골이 뒤섞여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SYN▶ 사쿠라/89년 발견 유골 조사단(의학박사) "이번 발굴조사에서 혹시라도 유골이 발견된다면, 지난번에는 몰랐던 것이 나올 수도 있죠." 역사에는 시효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21년간에 걸친 그들의 싸움이 희미해져가던 전쟁범죄의 기억을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박장호입니다. ---------------------------------------------------------------------------------------------- 와닿는 말이다 역사에는 시효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