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하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6.25전쟁이지만 60대 이상 되시는 노인분들에게 있어서는 6.25전쟁만큼 참혹한 것도 없으리라 생각된다. 특히나 전쟁으로 인해 부모형제를 잃은 분들이나 이산가족이 되어 생사조차도 모른채 살아오신 분들에게 있어서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자기 나라 전쟁도 아니고 남의 나라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군인들의 가족은 어떠하겠는가? 얼마전 생후 6개월 만에 아버지를 여읜 한 프랑스인이 57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전에서 전사한 아버지를 찾아 부산 유엔묘지를 방문했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우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당시 한국전에 참전했던 이 프랑스군은 정규군이 아닌 지원병으로 계급도 없이 싸우다 강원도 양구전투에서 전사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한국은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였기에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채 다만 불의의 전쟁을 일으켜 무고한 양민을 학살하는 북한 공산집단을 응징하겠다는 생각만으로 참전했던 그들이었다. 이날 57년만에 아버지의 묘소를 참배한 이 프랑스인은 묘비를 어루만지며 자신에게는 한없이 원망스러운 아버지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목숨바쳐 지킨 대한민국이 이처럼 잘 사는 나라가 되어주어 아버지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줘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고 한다. 이 기사를 통해 그동안 살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가족의 소중함은 물론 국가안보의 소중함도 새삼 깨닫게 되었고 이 땅을 지키기 위해 피흘린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