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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bgm]
게시물ID : soju_410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oZip
추천 : 0
조회수 : 36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2/25 23:5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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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저냥 읽으실 분은 노래 들으시며 읽으심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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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고 이제는 조금 내려놨다 생각했지만
다시 기억이라는 녀석이 그녀와의 추억을 되새기게 만들었다.
나의 선택과 너의 선택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과거. 
그녀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키보드를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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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준비로 한창 바빴던 대학교 4학년.
복수전공과 교직이수와 전공 논문의 벽에 막혀 매일 늦게 잠을 자던 대학생. 
교직이수의 특성상 4학년 1학기에 교생실습을 나가야 한다. 
운이 나빠 대학교 주변의 학교로 나가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고등학교 모교로 나가게 되었다.
'윤리교생' 친했던 부랄 친구들은 놀리기 바빴다.
"야, 니가 무슨 윤리를 가르치냐, 인생이 윤리적이지 못한데."
"새키야, 사실 본능은 참 윤리적이야."
이렇게 나무라며 대학교 축제와 예비군을 뒤로하며 모교로 한달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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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윤리 담당 27살  xxx입니다."
어색했던 공기, 그리고 풋내기들을 바라보는 선생님들의 눈빛을 뒤로 하고 나와 같이 하던
3명의 교생들이 있었다. 서로 다른 학교이기에, 그리고 가장 많은 나이의 나였기에 
나름 분위기 메이커를 도맡았다. 
그때 나는 왜인지는 모르지만 약간의 열등감을 가졌다. 나와 비슷한 나이에 어떤 선생님들은
임용고시를 패스해서 정교사, 나는 그저 그런 교생실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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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시간이 지나고 보름의 시간이 지났다. 
나름 학생들이랑도 친해지고 선생님들도 무료했던 초여름 교생들은 새로운 관심사이기에 
조금의 친분이 생기기도 하였다.
그러다 고등학교 체육대회 날이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저 선생님이랑 동갑이에요."
이렇게 다가오시던 한 여선생님이 있었다.
약간의 열등감과 살짝 낯을 가린 난.. "아, 예, 반갑습니다." 하고 급히 자리를 떴다.
사실 바로 축구 경기가 있어 운동을 좋아하는 난 축구에 붕 떠 사실 관심이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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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생들끼리는 편하게 오빠, 형 이런 호칭을 하였다.
앞서 말했듯이 선생님들의 무료한 일상에 교생들은 신비로운 존재들이라 나름 식사자리가 많았다.
또 대학 선후배 사이가 많아 나름 기특하다며 밥을 사주신다는 분도 많아 겸사 자리에 낀 적이 많았다.
여느 자리와 마찬가지로 식사 중에 그 '동갑 여선생님'이 합석하게 되었다.
여러 이야기, 임용고시 이야기, 대학 이야기.
사실 처음 인사드릴 떄, 누가 되지 않도록 처음부터 임용에 관심이 없다고 양해를 구했었다.
그러므로 별 다른 흥미가 없었는데 동갑(이제 쉽게 k로 지칭)k가 말을 걸었다.
"나중에 제가 한번 밥 살테니 같이 먹어요."
사실 그냥 그렇게 생각하며 알겠다며 그 날 자리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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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서 나름 인기는 좀 있었다. 아침에 교생실에 가면 쿠키와 초콜릿을 좀 많이 받았다.
단지 꺼림직했던 것은 동생이 고3이었는데 모교가 아니라 다른 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그렇지만 동생의 친구들은 대부분 나의 모교에 재학 중이라 조심히 행동했지만
워낙 어렸을 때부터 보던 애들이라 처음 날 바라보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어? 오빠? 어? 선생..? 선생님."
갑자기 친하던 동생학생(?)이 교생실로 왔다. 
"오빠, 아 선생님, 교실에 잠깐 오시면 안될까요?"
뭐지? 이러면서 수업 중인 교실로 들어갔다. 교실엔 k가 수업 중이었다.
"저 교생선생님 학생들 고3인데 피부에 와닿는 대학 생활 이야기 해주세요."
아 뭐람.. 학생들의 눈빛을 보니 초롱초롱하게 날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동생친구들이 잔뜩 보였다. 그리고 담배피다 걸린 남학생들도 씨익 웃으며 날 바라보았다.
"음.. 제가 선생님의 입장이 아니라 대학 선배의 입장으로써 말해주자면 대학가도 공부는 지금보다 더 할 것이며
대학가서 연애한다는 말, 다 거짓말입니다. 대학가면 생길 것 같죠? 안 생겨요."
그렇다 나는 뼛 속까지 오유인이였다.
k는 고맙다며 밥을 사준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 날, 같이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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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다른 교생 여동생과 k양 이렇게 셋이서 매운탕을 먹었다.
사실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 말을 이어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어쩌보다보니 k의 선생님에 대한 고충과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많이 들은거 같다.
그러다보니 밥이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 알기 힘들 정도였지만
역시 교생나부랭이는 열심히 얻어먹기 위해 맞장구를 친거 같다.
밥을 얻어 먹고 카페로 가게 됐다.
역시 커피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지만
k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듣게 되었다. 3년동안 준비해서 어렵사리 임용에 통과하여
그 해에 초임 발령을 했다는 이야기, 학생들의 기싸움에 지지 않기 위해 나와 동갑이지만
30살 넘었다고 거짓을 한 이야기. 
학생 시절에는 몰랐던 선생님들의 이야기, 생각보다 지루하지는 않고 들어주었다.
그러다보니 당시 아이폰4를 사용하던 난 k의 2g 폰이 이해가 되기도 하였다.
k는 아이폰을 구경하더니 자기도 곧 스마트폰으로 바꿀거라며
모르는거 있을 때 물어본다며 서로 번호 교환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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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달여가 끝나가고 나는 아쉬움을 뒤로 한체 대학교로 돌아갔고 바쁜 일상생활에 찌들었다.
그러다보니 k와의 연락은 가끔 안부 물을 정도였다. 
1학기 방학에 잠시 집에 내려갔을 때 같이 잠깐 커피 한잔한게 다였다.
논문에 치이고 학점 관리와 스펙에 치이며 삶에 찌들어가던 때에 카톡이 하나왔다.
"뭐해?" k에게서 연락이 왔다. (커피한잔하며 친구 먹기로 하여 말을 놓았다.)
"그냥 논문 때문에 책보고 있지, 카톡? 스마트폰 ㅊㅋ."  심드렁하게 카톡 보내고 책에 집중하다 보니 카톡이 하나 더 와있었다.
"나 너네 대학교 놀러가도 돼?" 나름 오유인이기에 철벽을 칠까 하다가 그냥
"그려라."라고 보냈다. 그 주 토요일.
그녀가 놀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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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구경, 학교 구경을 하고 밥을 먹고 자취방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내일 계획 등등을 이야기하며 넌 내 방에서 자라, 나는 선배 방에 가서 잔다. 이러고 정말
아무런 사심없이 쿨하게 나와 다음 날 아침에 연락하고 만났다.
그렇게 나름 데이트라면 데이트지만, 나에겐 데이트가 아닌 그저 가이드를 하고 하루가 끝났다.
따지면 k와의 시간은 서로의 얘기를 해주며 진솔하게 보냈었다. 그리고 전보다 우린 더 친한 사이가 되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k에게 여자로서의 감정은 없었다. 선생님으로써 먼 곳에 와 
친구가 없기에 의지할 곳을 찾는 그런 친구정도의 감정이었다.
한달 뒤, 나는 핸드폰을 분실하였다. 
난 논문 발표날까지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핸드폰을 사지 않고 그냥 지내기로 하였다. 
무사히 논문 발표 끝나고 기말고사도 잘 끝내고 알바를 하러 떠났다.
사실 나는 한국이란 곳을 떠나 뉴질랜드로 가서 영주권을 따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그러기 위해 스키장에서 알바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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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k였다.
"xxx폰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만 누구시죠?
".......야!" k는 전화로 울면서 화내기 시작하였다.
갑자기 카톡도 받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아 걱정이 많이 되었다고 말을 하였다.
혹여나 자기 자신이 실수를 하지 않았는지 그래서 모른척하는건 아닐까란 걱정에
많이 울었다고 하였다.
아마 여기서부터 내 맘이 많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 같다.
날 걱정해주는 사람, 날 위해 눈물을 흘려주는 사람.
난 미안하다며 잘못했다며 싹싹 빌었고 그 날 이후로는 못해도 삼일에 한벌꼴로 연락이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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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야?, 나 지금 동네 가는 중이야. 밥 먹자, 사줄게"
약 1년만에 만난 k는 여전했다. 밝은 모습과 웃음이 빛나보였다.
하지만 그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만남을 가진다라는 생각은 한적 없었다.
그녀는 종종 나에게 자기 소개팅 이야기며, 자기가 찬 남자 이야기며 해주었지만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고스펙 남자들이기에 그런 생각은 가지지 않았다.
잠깐 휴가 삼아 내려갔던 고향에서 k와의 시간을 종종 보내다가 나는 떠날 준비를 한다고 말해주었다.
k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한국 - 필리핀 -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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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k와 종종 카톡을 주고 받았다. 날이 좋은 날에는 보이스톡으로 
우정 아닌 우정을 쌓아갔다. 하지만 나도 감이 있기에 k의 이런 행동이 나에게 넌지시 무엇을 언질하는건지
감이 오기도 하였다. 필리핀 친구와 함께 고민상담을 해본 바로는 k의 행동이 관심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하였다.
나름 도끼병이 안되기 위해 필리핀 선물을 사서 학교로 국제택배를 보내기도 하였다. 
나도 모르게 점점 k에게 빠져들기 시작했을 때가 이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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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홍콩 갔다가 뉴질랜드로 바로 간다. 떨려 죽겠어, 무서워."
"남자가 뭘 그리 무서워하냐 별거 아냐."
"야, 그냥 한국갈까? 한국가면 뽀뽀해줄려나?"
"오면 해줄게 오기나 해라"
장난삼아 얘기하다 마닐라 공항에 도착했다. 홍콩행 아침 10시 비행기. 8시 많은 생각에 잠겼다.
후회하지 않게 살고 마음 먹은데로 살아보자. 나는 홍콩행을 취소하고 서울로 출발했다.
다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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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뭐하니 홍콩 너무 좋아."
"자랑하지마, 선생님들이랑 술 마시러 나왔어."
"허구헌날 술이니 얼굴도 못 보겠네."
"????????????????"
전화를 걸자 k는 엄청 놀라며 반겨줬다. 마치 여기가 홍콩이냐면서 몇 달만에 본 나를 반갑게 맞아줬다.
운전을 하여 조용한 호숫가로 갔다. 
k는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나무랬다. 그리고 신기하다며 눈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너 여기 왜 왔어?"
"너 보려고 홍콩 취소하고 왔지, 뽀뽀 받으려고" 말한 후에 꿀밤 한대 맞았다.
한대 맞고 쳐다보다 뽀뽀를 했다.
k도 눈을 감고 한동안 우린 그렇게 뽀뽀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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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 시기는 학교 기말고사 기간이었다.
12시에 퇴근하는 k와 많은 얘기를 나누며 데이트를 즐겼다.
아마 내 생각엔 그 시기가 가장 k와의 행복했던 시간 같았다.
k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난 점점 k에게 빠져들었다.
뉴질랜드로 떠나기 전의 그 시간들이 너무나도 소중하였고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하나하나 지워나가는 즐거움에 그리고 뉴질랜드 갈 준비를 하며
좋음과 싫음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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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내가 어디가 좋아?"
"그러게 안 이쁜데 뭐가 그리 좋을까? 매력있기 때문에? 근데 나 뉴질랜드 가지 말까?"
"젊을 때 가야지 언제 가겠어, 그러니까 가."
"나 안 기다려줄거잖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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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뉴질랜드 도착 잘했어. 근데 니가 너무 보고 싶어 미칠거 같아.
방학 때 꼭 와, 내가 다 알아놓을께."
"그래, 꼭 가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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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라는 말.
난 아니라고 믿고 싶었었지만 틀린 말이 아니었다. 
k는 점점 연락하기 어려워지고 바빠졌다. 몇 달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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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른 남자 선생님이 나 좋다고 하셔."
"...."
"연애하고 싶어, 그만하자."

"내가 한국으로 갈게."
"....."

그렇게 난 짧았다면 짧은 뉴질랜드 생활을 정리하고 급히 한국으로 들어왔다.
그렇지만 k를 만나지는 못 했다. 아니 자존심상 나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한국에 와서 살이 보름만에 8kg이 빠졌다.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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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었어?"
".......아니"
"우리 집에 와, 라면 끓여먹자."
미련 아닌 미련으로 지는 셈치고 갔었다.
간만에 본 k, 어색함을 무마하고자 웃음으로 맞아주었다.
"잘 지냈어?"
"어, 그냥 그럭저럭."
그렇게 어색하게 우린 라면을 먹고 난 다짐한 데로 조용히 가려고 하였지만
마음은 그러지 못하였다.
k의 뒷모습을 보고 뒤에서 안아버렸다.
"....보고 싶었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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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게 모두 무너져 내렸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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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급하게 한국에 들어와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스펙하나 없이 취업하기란 한국에서는 너무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3개정도의 업체에서 면접보러 오란 연락이 왔었다.
집에서는 많이 의아해했다. 영주권 노리고 멀리 타국을 간 녀석이 급히 귀국해 취업 준비 중이니.
부모님의 걱정이 더 크셨다. 
부모님께서는 공무원 시험을 보길 권유하셨다. 여러 조건을 생각해봤을 때, 나도 의견에 동조하였다.
사실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다. 여자 때문에 모든걸 포기하고 들어온 녀석.
하지만 그 당시로는 k가 내 전부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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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새학기 되고 나니 너무 힘들어서 놀러가고 싶다."
"가자, 어디로 갈까?"
"방 내가 다 알아봤어 운전 부탁해."
그렇게 우린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마지막 여행일거라곤 생각을 못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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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 들떳었다. 사실 공무원 준비하느라 새벽4시부터 밤 12시까지 죽을 듯이 공부하였기에
그리고 k와의 데이트에 너무 행복했었다.
손 잡고 마트에서 장도 보고, 고기도 굽고 소주도 마시며 즐거웠다.
신혼부부라는 소리도 들었었다. 마치 그 때는 정말 그런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그날 밤, 나는 k에게 물어보았다.
"우리는 무슨 사이야?"
"....나도 잘 모르겠어, 근데 나 요즘 남자 선생님이랑 썸타고 있어."
"......, 그럼 나는 뭐야?"
뭔가 크게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그날 밤은 뜬 눈으로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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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여지없이 밝아왔지만 나의 기분은 돌아오지 않았다.
억지 웃음, k는 그러지 말아달라 부탁했다. 이기적인 부탁이지만 하루종일 같이 있어야하는데
그런 모습 좋지 않다는건 나도 공감했다.
어색한 모습으로 그날 하루를 보내고 k의 집으로 돌아와 같이 방에 누웠다.
"정말 썸타는거야?"
"응.."
"그럼 정말 나는 뭐야?" 대답이 오지 않았다.
나는 너무 화가 났다.
그리고 안고 있는 k의 손을 풀려했다. k는 손에 힘을 주며 안 풀려 했지만 난 그길로 풀고 k의 방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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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 차 안에서 k를 만났다. 왜 그런건지 이유를 알고 싶었다.
k는 나에게
"난 연애보다 지금 결혼을 하고 싶어, 그리고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진 남자를 만나고 싶어,
니가 뉴질랜드에 있을 때, 하루에 몇 십번씩 '교무실에 내 뒤에 있는 선생님이 너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
너가 좋지만 부모님께 소개해드리기 쪽팔려."
이 말을 들은 나로써는 더 이상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우린 끝이 났다.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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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여름이라 하기엔 조금 쌀쌀한 날씨였다.
나는 그동안 k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미칠듯이 다른 일에 열중하였다. 그리고 전화번호, 사진 등, k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웠다.
어느날 k에게 연락이 왔다.
"밥 먹을래?"
"그러자." 거절하지 못한 내가 미웠다.
간만에 만난 우리, 다시 어색한 모습.
난 넌지시 물었다. "왜 연락한거야?"
"오랫만인데 맛있게 밥 먹고 가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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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달에 한번, 날 조련하듯이 k에게서 카톡이 왔다.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았고 자신의 근황을 묻지 않았지만 친절히 가르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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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0월.
나는 보기 좋게 공시에서 떨어졌다.
결과를 물어보던 k, 난 그냥 담담하게 말해주었고 여전히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 k에게서 연락이 뜸해졌다. 두달, 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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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설날 연휴 전에 연락이 왔다. 
만나자고, 보고 싶다고.
난 또 거절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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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던 나는 집에 내려간다는 말은 안 하고 
k를 만나기 위해 지방으로 내려갔다. 
설날 당일 3시쯤 도착해서 카톡을 보냈다.
"나, xx쪽이야 도착했어."
"응 수고했어."
그 이후로 연락이 오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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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반, 근처 카페에서 책을 읽던 나는 카톡을 보냈다.
"많이 바쁜가봐?"
30분 뒤, " 미안, 어머니랑 목욕탕 갔다가 바빴어."

나는 화가 많이 났었다. '배려', k에게 이 단어는 없던 것일까?
많은 고민을 했다. 내가 왜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나'라는 사람 맘에 없는 여자에게
목 매달아야 하는 것이지? k라는 사람은 이제 어떤 존재며, 날 어떻게 생각하지?
많은 생각을 하였다.
"설 연휴 잘보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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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k와 나의 연애 혹은 나 혼자만의 질질 끄는 이야기였다.
한국에 온지 1년이 지났다.
k 덕분에 많이 웃고 많이 울게 됐던 지난 2년.
많은걸 포기했지만 또한 많은 것을 배우게 된 2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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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마시고 알딸딸한 순간에 추억을 놓치지 않으려하며 적었네요
정말 이제는 마음을 접으려고 합니다.
추억이라는게 쉽게 잊혀지지 않겠지만 새로운 출발과 다짐을 위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유에 마지막 기록으로 마치고 싶습니다..

02/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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