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새내기 시절이니 어언 십수년-_-전의 일임.
지방국립대의 한 대학교 신입생으로 들어갔는데
당시 5월달의 학교축제는 신입생 입장에서 그야말로 별천지.
학교축제에서 다른 과들은 물풍선 던지기, 농구 자유투 하기 등등 고지식하지만 무난한 것들을 준비하는데
내가 있던 과는 전통적으로 이어오던 것이..
장작패기 대회..;;
학과 특성상(산.. 나무.. 뭐 그런 임학관련 학과임)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러운이 대회를 원활하게 추진하고
또한 학과 주점을 화려하게 열기 위해
축제 전 캠퍼스를 누비며 장작패기 대회-_- 티켓을 미리 팔아야 했다
동기 한두명과 팀을 이뤄 책상 하나와 의자 두개를 지참하고
캠퍼스 여기저기에 그때그때 자리를 잡으며 지나가는 학우들에게 외쳤다
"장작패기 하세요"
어딜 가나 우리 목소리는
"장작패기 하세요"
혹은
"장작패기 재밌어요"
그런데
다른 과에서도 어떤 대회를 준비하며
사전 티켓 판매제도를 똑같이 실시하는 곳이 있었다
모 학과의 우유마시기 대회.
우린 남자 두세 명으로 구성하여 티켓을 팔았는데
우유마시기 대회 티켓판매팀은 여자 두명으로 구성.
이상하게 자리 깔고 장사-_-할때마다 함께 붙게되는 장작패기 대회와 우유마시기 대회.
"장작패기 하세요~"
"우유마시기 대회 나가세요~"
"장작패기 하세요~"
"우유마시기 대회 나가세요~"
뭐 경쟁이긴 했지만 성별때문인지#-_-#
몇일 후부터는 눈인사 살짝 서로 해주고 우애 깊게 한번씩 구호 외칠 정도로 유대관계 형성.
그러다가 콜라보레이션 하기로 함.
"장작패기 대회 나가신 후 우유마시기 대회 나가시면 딱이에요~"
"장작패기 하시고 우유 드세요~"
"장작패고 우유드세요~"
얼쑤 장단 딱딱 맞고
콜라보레이션의 끝은
"우유패시고 장작드세요"
"우유패시고 장작드세요"
"우유패시고 장작드세요"
"우유패시고 장작드세요"
-_-
문득 떠오른 그때와 그녀들.
얼굴도 아련한 그녀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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