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예전 중국의 속국(?).” 한·중 합작드라마 ‘북경 내사랑’(극본 김균태·연출 이교욱)이 때아닌 ‘속국’ 파문에 휩싸였다. 17일 KBS 2TV로 방영된 드라마 장면 중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대사가 등장해 네티즌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날 방송된 ‘북경 내사랑’ 3회에서 한국기업에 취직하려는 여주인공 쑨페이페이가 자신을 만류하던 중국사업가 궈쇼우둥에게 “한국은 예전에 우리의 속국이었고 지금은 2개로 분단된 작은 나라예요”라고 말한 대사였다. 이 장면이 방송된 이후 ‘북경 내사랑’ 홈페이지 게시판과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 ‘속국’이란 표현을 두고 네티즌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에만 하루 사이에 ‘속국’이란 표현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300여개의 글이 올라왔다. 많은 시청자가 “누구 속 뒤집어 놓으려고 한·중 합작드라마 만들어놨나” “재미있게 보려고 했는데 정말 이건 아니다” “역사의식 없는 드라마는 쓰레기다”며 분통을 떠뜨렸다. 일부 시청자는 “제작진이 신중하지 못했다” “이 드라마가 중국에 방영되면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라며 제작진과 KBS의 부주의를 질책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속국발언을 문제 삼는 네티즌은 대부분 방송사의 사과방송과 같은 적절한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전후 맥락을 살피지 않고 단어 하나만 문제 삼는다”며 이러한 네티즌의 반발이 지나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속국발언이 나온 전후를 살펴보면 그 말이 우리를 비난하려는 내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문제의 대사가 들어간 장면은 중국 여배우 쑨페이페이가 “오빠도 요즘 젊은 애들 사이에 부는 한류열풍 아시죠. 한국은 예전에 우리의 속국이었고 지금은 2개로 분단된 나라예요. 그런 작은 나라가 지금 13억 인구를 가진 큰 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어요. 그 힘을 알고 싶어요”라며 궈쇼우둥에게 한류열풍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다. 이에 대해 ‘북경 내사랑’의 연출자 이교욱 PD는 18일 “드라마의 큰 흐름을 봐라. 쑨페이페이의 대사는 ‘한국이 작은 나라인데도 13억 인구의 중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였다”고 강조하면서 “단어 하나만 보고 드라마 전체를 속단하지는 말아 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PD는 이어 “네티즌이 ‘북경 내사랑’에 관심이 크다는 것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 다음뉴스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