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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게 문학] 우리 계정 망나니.txt
게시물ID : dungeon_4107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딘의처녀
추천 : 15
조회수 : 799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4/10/03 17:01:02
1.

"콩콩이... 죽는...다..."

 콩콩이가 쓰러지기 무섭게 아이템을 긁어모으러 달려오는 모험가들이 있었다. 영혼없는 표정으로 재도전을 누르는, 아바타도 입지 못한 사람들. 타임 브레이크 앞은 이런 사람들로 항시 문전성시였다. 사람들 틈에 섞여 있던 발키리도 이들과 다르지 않아보였다.

"님아 왜케 방방댐?"

 아까부터 영문모르게 백스텝을 밟아대는 발키리에게 파티장 크리에이터가 물었다. 이에 대답하는 발키리의 목소리는 오랜 노동에 지친듯, 힘이 없었다.

"정마반 옵 터뜨리려고요..."

 뭐? 정마반? 그러고보니 발키리의 손에는 청동색의 고급스러운 반지가 빛나고 있었다. 그뿐인가, 그녀는 훈장이 덕지덕지 달린 금빛 택틱컬 상의를 입고 있었고, 목에는 창공의 형상을 걸어놓았다. 크리에이터가 놀라 물었다.

"와 님 스펙 쩌시네요 근데 왜 노가다하세요?"

 클레압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던 발키리는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무기가 없어요."


2.

 하늘로 날아가버린 바칼을 쳐다보던 지니위즈는 파티원들에게 사과하기 시작했다.

"에구 죄송해요... 바칼원킬이 안나네요"

"아니에요! 공쩔인데요 뭐~"

 시무룩해진 지니위즈를 파티원들이 얼른 달랬다. 양치기에 9선구 9홍염인데 바칼이 안죽는다니... 가열로가 그리 사기는 아닌가? 싶던 파티원들은 지니위즈의 인포를 다시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다.

"마도님 이계템 마부 하나도 안하셨네요? 이거 하면 바칼 원킬내시겠는데ㄷㄷ"

 갈갈이용 이계템을 인벤이 터지도록 줍던 마도가 멈칫했다. 대답하는 목소리가 우울하게 들린다.

"그럴...돈은 없대요..."


3.

 슬로트 발전소의 진입을 담당한 특수부대 메카서 대위는 최근 한 프로즌하트와 작업하게 되었다.
 이곳에 오는 모험가놈들과 다를 바 없이, 그 프로즌하트도 돈에 미친 것처럼 이방 저방들 다 돌아다니며 아이템을 걸신들린듯 주워댔다. 흥, 속물같은 모험가자식들.
 그때 마그토늄 뒤에 숨어있던 타란툴라 하나가 갑자기 프로즌하트의 앞으로 달려들었다. 메카서 대위는 황급히 외쳤다.

"모험가! 빙백검을 써!'

 그의 말을 들은 프로즌하트가 빙백검을 들어올렸다. 이제 타란툴라는 죽겠지. 한 번, 두 번... 어? 빙백검이 너무 느린데?
 타란툴라의 독침에 쏘인 프로즌하트가 주저앉았다. 메카서 대위는 그를 부축하며 말을 걸었다.

"그러고보니 스태프를 끼고 있군. 대개 빙결사들은 로드를 끼지 않나?"

프로즌하트가 고개를 숙였다.

"로드는 팔았어."


Final.

 75레벨 어린 워록이 타락한 신전을 겨우 빠져나오자마자, 레이븐은 무자비하게 인벤토리를 털기 시작했다.

"73만 골드... 스카사 씰... 야 이게 다야? 꿍친거 없어?"

"어... 없어요. 다 보셨잖아요..."

 워록의 품에서 돈주머니를 뺏어가는 손에 할기가 빛났다.

"야야... 내가 오늘 진누골 팼는데 몇 분 나온지 알아? 4분이야, 4분! 이래가지고는 안톤 못가잖아. 어? 
 내가 헬가서 로오레를 먹어야 나도 잘되고 니네도 잘되고, 알아 몰라?"

 언제나처럼 화를 내기 시작하던 레이븐은 고개를 숙인 발키리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아줌마... 정마반 갈아서 헬러닝해볼까? 말로 할때 나막카드도 주워오고 하면 좀 좋아? 눈치껏 합시다? 왜 클레압은 교불이어가지고... 짜증나게..."

"...미안해."

 심술궂게 발키리에게 돌아선 레이븐은 이제 계정 캐릭터들을 순회하면서, 코스모 소울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그 때 그의 앞길을 어렵사리 무극이 막아내었다.

"뭐야, 너. 미쳤냐?"

"형... 부, 부탁이 있는데... 나 무기 하나만... 구해주면 안될까...?"

 말을 하는 무극의 목소리가 떨렸다.

"뭐, 무기? 너 빙하의 글러브 아니냐? 그정도면 노가다엔 충분하잖아?"

 순간 무극의 눈에 불꽃이 튀었지만, 곧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레이븐이 말을 이었다.

"아... 이계 가고 싶은거구나? 하긴, 빙글로는 이계가기는 좀 힘들지? 새 무기가 필요하겠네."

 어? 어쩐지 다정한 목소리, 평소와는 다른 말투에 무극은 들뜬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다음 순간, 레이븐은 갑작스레 지니위즈의 머리채를 끌어당겨 무극의 앞에 세웠다.

"새 무기가 필요하면 절탑을 돌면 되잖아~ 항아리 대박을 내라고. 얘처럼. 어? 대박내면 무기 안갈아줄테니까."

 힘없이 잡힌 지니위즈의 모자에는 빛작 엠블렘이 박혀있었다. 양치기에 어울리지 않는 상급 아바타, 빛작. 못 먹고 초라한 모양새였다.

"코스모도 없네 거지들이... 오늘은 일단 오백장정도만 돌아볼까?"   

 도전장을 품에 가득 안고 레이븐은 구SD를 이끌며 그란디네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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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살려주세요 레이븐이 제 통장에 돈을 다 빼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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