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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게문학]마도학자의 영웅 항아리
게시물ID : dungeon_4108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첼리스
추천 : 2
조회수 : 99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10/03 19:45:18


 "으아아.. 새로운 도전자? 아.. 안ㄷ"
 "돼!"


 풍성한 은색 양갈래머리를 한 마계인 소녀는 신경질적으로 ESC를 연타했다. 덕택에 대사 스크립트를 통째로 스킵당한 전설의 신검 양얼-현재 2014년, 항아리 셔틀로 전락한-은 다만 한숨을 푹 내쉬면서 그의 손때 묻은 둔기를 꼬나쥐었다.


 "모험가님은 저번에도 뵈었던 것 같은데요? 무기가 그 모양이신걸 보니 그날 항아리에서 좋은 무기를 얻지 못하셨나봐요."
 "좀 닥치세요."
 "아, 그러고 보니 그날 [-님이 대현자의 스태프를 획득하셨습니다]같은 문구를 본 것 같기도"
 "닥치라고요."


 정말이지 짜증을 내지 않으면 못 배기겠다는 듯 쏘아붙이며 소녀는 쇼타임과 엘레멘탈 번을 차례로 시전했다. 염병할. 정말이지 염병할 노릇이었다. 본디 영웅의 항아리란 좋은 코스모 소울 공급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녀의 주인, 그리고 길드원들이 항아리를 깔 때 가지라고 권한 가진 마인드였다. 

 포기하면 편해. 뭐, 그런 식으로. 

 그녀도 그 말에는 어느정도 동의하는 편이었다. 4재련 더러운 피의 흑미를 껴도 지금의 마도학자-지니위즈, 통칭 가열로리는 충분히 강력했으니까. 에픽 무기 파밍정도는 늦어도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보다 늦게 생성된 남동생뻘이었던 옆 자리의 빙결사가 만렙헬에서 정령왕의 수호를 먹고도 첫 항아리에서 에어로드를 먹고는 당당히 본캐의 입지를 차지하는 것을 보고 나서부턴 코스모 소울 먹으러 가는 것으로만 여기던 초대장을 기를 쓰고 모으고, 팔아서 수리비라도 마련해야 할 계정 금고의 도전장들을 몰래몰래 빼돌려 하루에 두어판씩 몰래 헬을 도는 것이 그녀의 일상이 되었다.



 "이젠 안되겠군요, 6할의 힘을 사용하겠습니다"


아니 어쩌라고.
도망다니면서 던져댄 장판과 고매미에 피가 깎여나간 양얼이 그렇게 말하며 돌격해왔다. 좋은 타이밍이었다. 마침 플로레 컬라이더의 쿨타임도 끝났으니. 그녀는 가볍게 웃으면서 플로레 컬라이더를 설치했다. 친해지기가 만땅이어서 그런지 설치시간도 2각전보다 훨씬 빨랐다.


 "이번에야말로... 마호빗을 먹고 말겠다!!!"



플컬의 강렬한 빗줄기가 신검 양얼을 붙들었다.
몇초 후, 9선구자의 강력한 플컬을 견디지 못하고 양얼이 쓰러지자 결과창이 촤르륵 올라가며 그녀의 인벤토리에 [절망의 탑 정복]아이템이 들어왔다.


이제 남은 관문은 개봉 비용 500만 골드 뿐.




-




 "누나."


 한숨을 푹 쉬며 [봉인된 영웅의 마법사, 크리에이터 무기 항아리]를 품에 안고 있던 소녀가 고개를 살짝 젖히자 골드 자루를 쥔 채 엉거주춤 선 그녀의 남동생인 빙결사가 보였다. 소년은 그대로 골드 주머니를 마도학자 소녀에게 집어던졌다.


 "정복 축하. 딱 500만골드야."
 "…너 마법부여 하느라고 돈도 없다며. 어디서 난 거야?"


그 말대로, 그녀가 100층 정복을 끝내자마자 확인한 계정 금고는 먼지만 풀풀 날렸으며 돈 되는 재료 아이템들도 지난번 12강 도전 이후로 싸그리 팔려나가 버린지 오래였다. 계정내의 다른 아이들에게도 돈 되는 물건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어서 길드원들에게 손을 빌려야 하나 난감해하던 참이었는데.


 "어디서 났기는. 네이트람 돌았지, 네이트람. 동생들도 풀피로도로 슬로트 돌리고. 그런데도 모자라서 아바타도 몇 부위 팔았다구, 염병할 골드."
 "…"
 "뭘 그렇게 미안한 듯이 쳐다봐. 나 12강 갈때도 누나가 똑같이 해줬던 거 기억 안나?"


소년은 약간 수줍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니까 얼른 항아리에서 마호빗이나 먹고 재련 지옥에나 빠지라구. 개봉비도 공짜 아냐, 나중에 이계쩔 뛰어서 갚아."
 "…고맙다, 진짜."



좋아, 골드도 생겼다. 동생들이 힘들게 벌어온 500만 골드다.
이번에야말로 마호빗을, 아니, 최소한 쓸 수 있는 에픽을.
뭐라도 좋으니까 이 마음에 보답할 수 있기를.


 "그럼, 깐다!"



그녀는 힘차게 항아리를 개봉했다.



...



-


[- 님이 항아리에서 네코 네코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ㅅㅂ.."




-----


사실 내일이 제 마도 항아리 개봉식입니다
전 네코네코 예상중인데 여러분은 뭐 뜰것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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