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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 2-1, "돈"이란 무엇인가?
게시물ID : phil_42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락쉬만
추천 : 3
조회수 : 39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2/11 13:28:28

이전 글에서 논의 되었던 "돈"과 "욕망을 욕망한다"의 관계가 논리적으로 어느 정도 밝혀진 것 같습니다.

 

간단한 이야기를 하나 소개함으로써 우리의 논의를 더 강화하고, 더 나아가 저의 카드를 구체화하는 도구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http://www.sanovo.com/The-woman-with-the-eggs-by-H.C.-Andersen.127.aspx

 

아마 모르는 분이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달걀을 사오는 여인의 이야기. 달걀에서 병아리를 부화시켜서 암탉을 키워서 더 많은 닭을 얻고,

 

양을 사서 ... 해서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꾸던 여인이 실수로 달걀을 떨어뜨리고 만다는 내용의 이야기입니다.

 

무려 1836년에 Hans Christian Andersen이 썼답니다.

 

 

욕망에 대한 욕망, 신구조주의 언어학의 개념(라깡의 욕망 이론과 관련있습니다.)들을 알지 못하더라도 직관적으로 우리의 논의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알리기 위한 의도로 소개하였습니다.

 

위 이야기의 달걀은 "돈"을 말하는 것이고, 여인은 "우리"를 말하는 것이며, 욕망을 달걀에 투영하고, 그 달걀은 사실 그럴만한 도구가 아님이 밝혀지는 이야기이죠. 로또 열풍, 인터넷 도박, 불안하기 그지 없는 한국의 주식시장과 재테크를 위한 부동산 시장, 등 이런 비합리적인 욕망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을 일일히 열거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실에서 우리가 돈에 투영하고 있는 비틀린 관념을 좀 더 자세히 분석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고, 분명 나름의 결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왜 "돈" 자체가 가치판단의 대상이 되는 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서의 글에서 밝혔듯, 구조를 안다고 해서 항상 그 대안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복싱 타이틀 매치를 앞두고 있는 선수가 상대선수의 경기를 분석한다고 가정합시다. 상대선수의 날카로운 어퍼컷을 조심해야하고, 상대의 복부가 약점인 것을 간파했다고 해서 그 다음 경기에 그 상대선수가 어떤 전술을 쓸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자신의 약점과 연계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무의미한 분석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무엇이 문제인지는 명확히 할 수 있겠죠.)

 

 

정리는 여기까지 하고,

 

1. 우리가 "돈"에 투영시키고 있는 관념이 "욕망을 욕망하다." 에 국한 되는가?

 

2. 만약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의 두 논의 방향 중에서 2. 대안은 무엇인가? 부터 논의하겠습니다.

 

사실, 논리적으로는 1에 대한 답이 확고하지 않다면 2는 무의미한 논의가 될 것입니다.

 

허나 많은 경우, 돈에 대한 논쟁을 하다보면

 

2의 대안으로서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이야기로 귀결되기 마련이기에..

 

안데르센의 동화 이야기를 꺼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고도화되면(a),

 콘트라디예프 파동의 진폭이 지나치게 커져서 경제주체들이 체제 밖으로 밀려나고(b),

이들 프롤레탈리아 계급이 혁명을 일으키게되고(c),

 뛰어난 생산력을 바탕으로 한 원시 공산주의적인 체제가 올 것이다(d)".

 

맑스의 "이론?"과

 

"달걀을 부화시키면 암탉이 생기고(a`),

 더 많은 달걀을 얻어서(b`),

 이 달걀로 양을 사서 (c`),

 나중에는 집도 사고 차도 사고, 부자가 될 것이다.(d`)"

 

 달걀을 산 여자의 "이론?"의 구조상의 차이점이 있을까요?

 

 어쩌면 맑스는 "바람 혹은 이야기(narrative)"와 "이론"을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반론의 여지가 있을 것이기에, 2번 주제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정리를 하겠습니다.

 

 

 1번 주제에 대해서,

 

 "다른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아이디어 좀 내봐" 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입니다.

 하기에, 저는 논의자체가 진행된 "이유"에 대해서 고찰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여태까지 왜 "돈"과 관련된 "광기"를 들춰내고 있었을까요? 프로이트, 라깡은 왜 "욕망"을 파해쳤을까요?

 단순한 지적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서 였을까요?

 

 

 오히려 "욕망"을 이성으로 받아내기위한 작업이 아니었을까요?

(고대에는 욕망 자체를 가치판단해버리는 것으로 일축했죠.

욕망은 악하다, 선하다....

 하지만 19세기 부터는 "비합리적인 것의 구조"를 밝혀내는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왜 이치에 맞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분명히 이치에 맞아야 하니까"라는 전제가 깔려있죠.

 

정신의 비합리적인 부분을 해소하고자 하는 "의도"는 사실 "계몽"과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거대한 프로젝트가 사실은 "합리적인 개인"이라는 자본주의 유토피아 이론의 전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우리가 병리학적 관점으로 "돈"과 관련된 현상들을 파해치는 것도 결국 "비합리적일 수 밖에 없는" 인간의 "개조"를 위한 선행작업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개조나 계몽"이 "인위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믿습니다."

 

오히려 어떤 계기에 의해서 특정시점에 "드러나는 것"이 자연스럽겠죠. 너무나도 애매모호한 이야기이지만....

 

 

어쨋든, 말이 샜는데, 1번 주제를 환기시키자면, 돈과 관련된 비합리적인 광기는 삶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욕망하는 바"를 찾으라는 라깡의 메시지는 이런 광기를 해소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될 것입니다.

 

맑스의 "휴머니즘" 역시 높게 평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같이 폐지줍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뵙게되는 이런 현실은 이론을 갖다대기 전에 불합리함을, 모두가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자유냐 평등이냐, 이런 담론이 성립할려면 적어도 이런 "기본적"인 불합리함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돈은 "권리 의무"를 측정하는 도구로서의 유용성 덕분에 근대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된 측면이 있습니다.

 

권력, 위력에 의한, 혹은 인정에의 호소에 의한, 혹은 (일원적)도덕의 강요에 의한 강제를 벗어나는데에,

 

다시 말해 돈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보다 투명하고 평등하게 해줄 것-그리고 그 결과로 자유롭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것이죠.

 

하지만, 권리는 투명하고 강력하게 작용하는 반면에,

 

권리에 따르는 의무가 "어디까지인가"는 모호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고모집에서 더부살이를 한다고 가정합시다.

 

제가 월세를 내지 않는 상황이라면, 저는 매일 같이 가시방석에 앉은 사람처럼 밥을 먹어야 할 것이고, 밥먹고 설겆이하고 상을 닦고 방에 들어가도

왠지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고 기웃거리게 될 것입니다.

 

월세를 30만원을 낸다면 밥먹고 그릇정도만 싱크대에 갖다 놔도 될 것이고,

 

50만월을 낸다면 고기반찬이 올라올 것이고,

 

100만원을 낸다면 아마 고모님이 미안한 마음(부채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100만원 어치의 권리는 투명한데 비해, 100만원 어치의 의무는 상대적으로 모호하다는 말입니다. -잘 설명되지 않은 것 같긴 하지만.. 댓글로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등가교환"이 불가능함을 전제합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권리만을 추구하는 경향을 갖게 됩니다.

 

 

 

권리 의무 관계가 돈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면, "돈을 가치판단하는" 현상도 어느 정도 논리적으로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갚을 수 없는 빚에 대한 "가치판단", 이는 인간관계(권리 의무) 자체에 대한 가치판단일 수 도 있겠군요.

 

 

쓰다보니 영 재미없는 글이 되어버렸군요.

 

정리하자면,

 

1. a. 돈은 "권리 의무"를 반영하며, 권리는 투명한데 비해, 의무는 모호한 경향이 있다.

    b. 때문에 심리적으로 "등가교환"이라는 돈의 본질적인 기능이 구현되는데에 한계가 생긴다.

    (욕망을 욕망하는 현상은 큰 틀에서 b 때문에 일어난다.) 

    c. 돈에 대한 가치판단은 "권리 의무"관계에 대한 가치판단이다.

 

2. d.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서 맑스의 이론?에 대해 회의적이다.

 

분명히 a에 미흡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d에 관해서도 많은 반론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테제없이 시작되는 토론이란 없을테니, 많은 태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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