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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맞선 스노든, 세계 지도자들의 '맨얼굴' 드러내다
게시물ID : sisa_4110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百年戰爭
추천 : 3
조회수 : 3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7/03 14:35:56
출처 : http://media.daum.net/foreign/others/newsview?newsid=20130703142208949

미국 압력에 말바꾼 푸틴·코레아… 스노든 옹호했다 귀국길 막힌 모랄레스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10일째 발이 묶여 있는 에드워드 스노든은 그 스스로 세계를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다. 스노든은 미국가안보국(NSA)의 전 지구적인 감시와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데 이어 세계 주요 정치지도자들과 그 나라의 맨얼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가장 적나라하게 그 민낯이 드러난 것은 말할 나위 없이 미국이다. NSA의 전지구적․전방위적 통신 검열과 도감청 실태에 이어 동맹국 대사관과 유엔 본부 사무실․회의실까지 도감청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테러를 막기 위해서'란 말은 작은 명분에 불과했다. 그들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동맹국의 안방 까지도 아무 거침없이 맘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빅 브라더 제국'임을 새삼 확인해주었다.

제국에겐 못할 게 없다?

무엇보다 그들의 의식이 그렇다. 정파를 가리지 않고 미국의 주요 정치인들은 스노든을 국가를 배신하고 기밀을 유출해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한 최악의 범죄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외 통신 검열과 도감청에 대해서도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라고 정당화한다.

스노든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외교적 무리수를 두진 않을 것이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공언도 하루 만에 바뀌었다. NSA 등 미 정보기관이 유럽연합(EU) 사무실과 회의실은 물론 한국과 일본, EU 회원국의 주미 대사관에 대한 도감청을 실시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오자 그는 조 바이든 부통령을 시켜 스노든의 신병확보를 위한 외교적 압력을 가할 것을 지시했다. NSA의 도감청과 사찰이 어디까지나 '테러방지용'이라고 강변해왔던 그는 동맹국들 또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동맹국에 대한 정보 수집에 나서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그가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 것을 기억하면 참으로 기막힌 언변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화려한 변신'도 그 못지않다. 한 때 스노든을 용감한 '진실의 전사'라며 그가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라도 그의 망명을 환영한다던 푸틴은 1일 스노든이 망명의사를 보이자 태도를 바꿨다. 푸틴은 '하나의 조건'을 내걸었다. 스노든이 더 이상 '폭로'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파트너인 미국을 배려한 조건이었다. 스노든의 폭로를 상찬하고, 미국의 이중성을 맹렬하게 비난했던 그가 '공개적'으로 제시하기에는 참으로 뻔뻔하고, 사실상 망명 요청을 거부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스노든 망명 사실상 거부한 푸틴의 '변심'

푸틴 대통령 스스로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게 이상"한 것이었다. 그는 또 스노든이 이를 거부할 것도 예상했다. "스노든은 스스로를 인권활동가이자 자유의 전사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아마도 그가 (미국에 해를 끼치는 폭로를 멈추는) 활동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러 서방언론들이 지적했듯이 자국의 내부고발자에 가혹한 대응을 하고 있는 러시아로서 스노든은 어디까지나 미국을 공격하는 좋은 '소재'일 수 있지만, 미국과의 관계를 결정적으로 해칠 정도로 우선순위를 둘 일은 아닌 것이다. 스노든은 2일 러시아에 대한 망명신청을 철회했다.

그게 국익 때문이든, 혹은 개인적인 정치적 판단이든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보다 더 극적인 모습을 연출한 것은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었다. 코레아 대통령은 1일 영국 < 가디언 > 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주재 영사가 스노든에게 임시여행허가서를 준 것은 "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은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스노든이 모스크바에서 에콰도르 키토로 여행할 수 있도록 "그 어떤 조치도 에콰도르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그런 일을 해야 한다면 러시아가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스노든은 당초 에콰도르로 갈 예정이었다. 에콰도르가 그의 망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이미 미국여권이 말소된 상황에서 그가 홍콩을 벗어나 모스크바로 올 수 있었던 것 역시 영국 주재 에콰도르 영사가 발급한 '임시여행허가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스노든 도와준 것은 '실수'였다는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스노든이 모스크바에 도착한 직후 상황은 급변했다.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스노든의 망명 처리에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다"며 스노든과의 거리두기에 나섰다. 이 때 그의 '임시여행허가서' 또한 '외교적 효력'을 상실했다. 에콰도르 정부가 그것을 공식 발급한 적이 없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미국이 관세특혜를 취소할 수 있다며 압박에 나서자 코레아 대통령은 선제적으로 미국과의 무역특혜협정의 파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코레아 대통령은 직접 인터뷰까지 해 가면서 지금으로서는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겉으로는 스노든이 에콰도르의 주권이 미치는 '영토'나 '대사관'에 있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영국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 머물고 있는 줄리안 어산지 위키리크스 창립자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 하지만 실상은 미국의 '압력'을 의식한 것이거나, 혹은 '미국과의 거래'를 통한 여러 외교적․정치적 이득을 계산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망명을 허용하기로 한 에콰도르 정부와 코레아 대통령의 용기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감사의 뜻을 표명한 스노든의 서한이 코레아 대통령의 인터뷰 직후 공개된 것은 에콰도르 내부의 '복잡한 사정'을 짐작케 한다. 어쨌든 "에콰도르 정부가 '임시여행증'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홍콩을 떠날 모험을 결코 감수하지 않았을"것이라고 밝혔던 스노든은 바로 그 때문에 '모스크바'라는 덫에 걸린 꼴이 됐다.

스노든은 1일 21개국에 망명 신청을 했다. 그와 동행하고 있는 위키리크스의 세라 해리슨이 공항 영사 사무실에 제출했다. 그러나 3일 현재 대부분의 국가들은 그의 망명 신청을 불허하거나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 BBC > 의 분류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브라질, 핀란드, 인도, 아일랜드, 폴란드, 스페인, 스위스는 '불허' 입장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는 스노든이 신청 자체를 철회했다. 볼리비아, 중국, 쿠바, 에콰도르,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니카라과는 응답유보 상태다. 프랑스와 베네수엘라는 '미확인' 상태다. 영국 < 가디언 > 에 따르면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가 스노든의 '마지막 희망'이 되고 있다.

프랑스․포르투갈, 볼리비아 대통령 일행 영공통과 불허


제2차 가스수출국포럼 정상회담에 참석 차 러시아를 방문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2일 모스크바에서 "우리는 아직 망명 신청을 받지 않았지만 만약 그런 요청이 있다면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 젊은이는 우리 인류를 위해 아주 중요한 일을 했다"면서 "미국이 통제하고 있는 세계를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진실을 폭로했다"고 평가했다. 이 두 나라가 스노든에게 '마지막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근거들이다.

2일 모스크바를 떠나 귀국 길에 오른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일행의 비행기는 당초 비행일정을 변경해 오스트리아 비엔나 착륙했다. 프랑스와 포르투갈이 갑작스레 모랄레스 일행을 태운 비행기의 영공 진입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 일행이 탑승한 비행기의 영공 통과를, 그것도 사전에 이미 승인이 난 영공 통과를 불허하는 일은 아주 예외적이다. 사실상 적대 행위나 다름없다.

프랑스와 포르투갈은 '기술적인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볼리비아 측에서 확인한 결과 스노든이 이 비행기에 탑승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이들 두 나라가 승인된 영공통과 허가를 돌연 취소했다는 것. 비엔나로 중간 기착지를 변경한 모랄레스 일행은 "이는 미국이 유럽 국가들을 동원한 적대행위"라고 성토했다. 엘리아스 하우아 베네수엘라 외교장관도 "비행기에 얼마나 연료가 남아 있는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당초 허가된 영공 진입을 갑작스레 불허한 것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실제 모랄레스 일행이 탄 비행기는 스페인에서 긴급 주유를 해야 했다.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는 어떻게 대응할까? 그들 역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의 뒤를 따를까? 스노든은 결국 지구촌을 물샐 틈 없이 틀어 쥔 '미국의 손'에 넘어갈까? 그 끝을 예측하기엔 아직 모든 것이 너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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