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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라뇨, 예술이에요”
게시물ID : humorbest_411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ㄷㄷ
추천 : 33
조회수 : 3120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5/20 07:21:21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5/19 20:39:12
한겨례 “'또라이'라뇨, 예술이에요” 18일 오후 5시15분께, 문성원(25)씨가 경찰서에서 풀려났다. 5시간 45분만이다. 문씨는 경범죄 위반으로 5만원짜리 범칙금 용지를 받았다. 그래도 씩씩하고, 기쁜 목소리였다. -뭐하는 분이세요? = 경원대 서양화과 4학년이에요. 제가 머리와 관련된 작업을 많이 했는데, 그런 이미지 작업 가운데 하나예요. 전에는 배경없이 작업실에서 머리만 찍었는데, 배경을 넣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그래서 지하철에서 찍기고 하고, 사람들이 저를 보는 모습을 담기도 했죠. -연행될 줄 모르셨어요? =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것은 사회적인 생각이죠. 모욕으로 본다면 모욕적이지만, 예술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면 얼마든지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거든요. 오늘이 마침 5·18 기념일이니까 경찰이 반미시위하는 것 아니냐고 보는데, 'ARMY'가 아니라 'AMRY'로 철자를 틀리게 썼는데도 그쪽으로 초점이 맞춰졌네요. 여러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 문을 열어놓기 위해 철자를 일부러 틀리게 쓴 거예요. 미술작품에 노무현 대통령이 등장한다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한다고 마음대로 해석할 수 없잖아요. 표현의 자유, 뭐 이런 쪽에 가깝죠. -죄송한 얘긴데, 남들이 '또라이'라고 하지 않나요? = 그렇게 볼 수 있죠. 하지만, 미술하는 사람들은 다 재미있다고 해요. 그리고 오히려 시대가 변해서, 지하철 등을 타면 사람들이 보고서 좋아들해요. 재미 있어하고. '또라이'라기 보다는, 미술이 너무 어려우니까 문화적인 것에 대해 굶주린 사람들에게 쉽게 소통하는 문을 열어주고 싶었어요. 머리는 친숙하게 받아들이니까요. 저도 미술하지만, 설치미술 등은 너무 어렵잖아요. -부모님은 뭐라세요? = 특별히 말씀 안하세요. 저를 방목하는 수준이니까. 아들을 전적으로 믿어주시고. -그동안 어떤 작업을 해왔죠? = 머리는 2002년 9월에 군대를 갔다와서 작업을 했는데, 여러가지가 있어요. 제대하고 사회적으로 인증을 받았다는 의미에서 'KS'를 파기도 하고, 명품을 찾는 사회에 대해 명품로고를 새기기도 했어요. 1등만 살아남고, 2등과 3등은 없는 사회를 얘기하려고 영어로 'NUMBER 1'이라고 새기기도 했어요. 지난 총선 때는 투표라고 파기도 했어요. 이처럼 사회에서 이슈화되는 것을 머리에 새기고, 머리카락들이 자라면서 점차 그 글자가 기억속에서 사라진다는 작업이죠. 개인적으로 해병대 888기인데, '1.888.∞'를 해서 1기에서 무한대까지 이어진다는 작업을 하기도 했어요. 경찰한테도 이런 얘기를 했는데, 반미감정을 유발하려는 게 아니냐고 하더군요. -전시회를 한 적도 있나요? = 한국에서는 지난해 9월에 경원대 미술대 전시실에서 했고, 같은해 겨울에는 일본에 가서 그룹전을 하기도 했어요. -머리카락으로 글자를 파는데 얼마나 걸리죠? = 이미지에 따라 다른데, 1~3시간 정도 걸려요. 미술 관련 작업하는 사람 여러명이 해준겁니다. 오늘 글자는 2시간 정도 걸렸어요.(그는 머리를 파준 사람이 중앙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이상희(35)씨라고 꼭 써달라고 했다) -어떻게 파죠? 뭘로? = 노하우가 있는데, 말씀 드리자면 긴데…. 그냥 면도기로요 파는 거예요. - 뭐라면서 풀어주던가요? = 경범죄 위반으로 5만원짜리 범칙금 용지를 주면서 15일 안에 내야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가도 됩니까'라고 물었더니, 가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앞으로도 머리카락으로 작업하세요? = 지금까지는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는 것을 팠어요. 3자의 처지에서 바라본 것들을 작업했죠. 앞으로는 컨셉을 조금 바꿔서, 좀더 개인적으로 제 안에서 이슈화되는 것들 찍으려고 해요. 머리카락이 조금씩 자라는 것을 날마다 찍어서, 점점 잊혀져 사라진다는 것을 담고 싶어요. 김순배 기자 [email protected] 문씨의 생각과 작품들 문씨가 18일 밤 늦게 자신의 과거 작업 사진과 함께 글을 보내왔다. 문씨는 "도시 권력에 대항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 대사관 앞에서 왜 사진을 찍으면 안되는가? 도시 권력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대사관보다 더 거대한 무게의 도시권력이 그 앞을 지나다니는 시민들에게 억압을 준다. 본인은 그 도시권력에 상처를 내고 싶었다. 미대사관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는 대한민국은, 지난날 5.18의 권사독재와 같은 권력으로 시민을 탄압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않는 권력으로...... 영국에서는 이미 포스트 모던이즘의 하나로, 도시의 시설 물들을 파괴(간판을 파괴하고 거리에 오줌을 누고 침을 뱉었다.) 했다. 도시 권력자들의 인간 억압에 대항하면서.... [사진설명]맥도널드 햄버거와 전쟁에 반대하고, 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을 담은 문씨의 과거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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