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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를 보다가
게시물ID : economy_41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개념민영화
추천 : 2
조회수 : 816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3/09/28 08:52:39
어릴적 우리가 배웠던 미래모습은 인간의 여가활동 시간이 증가하고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경향을 그리고 있었다.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자. 확실히 주 5일제가 정착되고 대체근무제도 도입되면서 많은 부분에서 여가시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근로시간이 줄어들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좋은 직장에서는 주5일제와 대체근무제를 제외하고도 근로시간이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많은 중소기업 혹은 대기업 계열사에서는 아직도 야근, 주말근무 등 초과근무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위에서 언급한 좋은 직장이라는 곳에서 근로시간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은 이러한 하위 기업 노동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그나마도 그 좋은 직장에서조차 초과근무를 하는 경우마저 허다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인가.

거시경제학에서는 균형국민소득이 완전균형국민소득보다 큰 인플레이션갭 상태에서는 초과생산을 위한 초과고용이 이루어지며 이는 장기적으로 임금의 상승, 균형국민소득의 감소를 통해 완전균형국민소득과 동일시 되는 상황으로 진행되며 이것이 장기균형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임금의 상승인데 이를 단순히 노동의 대가가 늘어나는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 임금의 상승은 즉 고용의 감소를 가져온다는 말이된다. 고용의 감소라고 하면 어감 상 실직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판단하기 쉽다. 하지만 고용의 감소라는 단어에는 다른 의미도 존재한다. 즉, 고용시간이 감소하는 것 또한 고용의 감소인 것이다.

나는 여기서 우리가 어릴적 배웠던 미래의 모습과 현재의 상황 사이의 차이를 만들어낸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현재 우리나라는 초과고용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갭 상태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임금을 올리는 것, 그리고 임금을 올림으로 인해서 고용시간이 감소함에 따라 그 공백을 메꿀 교대인력을 고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에서는 임금을 올리면 고용이 감소한다는 것을 마치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는 듯 언론플레이를 하며 최대한 임금이 증가하는 것을 막아, 인플레이션갭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수준으로 초과고용을 계속하여 초과생산을 계속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임금으로 돌아가야 할 소득을 착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막은 임금상승으로 인해 고용의 감소는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 끈기있게 읽고 전부 이해한 사람이라면 몇 가지 의문을 가질 것이다.
먼저, 임금의 수준이 올라가지 않아 시장에서는 구매력이 없을텐데 기업이 초과생산을 계속하면 남는 생산물이 재고로 쌓이지 않겠느냐라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기업의 힘이 막강하다고 하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정되는 노동의 시장가격인 임금을 어떻게 좌지우지 하느냐라는 것.

위의 의문에 대한 답변을 지금부터 적어보겠다.
먼저 재고의 문제의 해답은 우리나라 기업의 주요 판매시장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산업형태상 현재 주요 구매시장은 60년대부터 지금까지 계속 해외시장이었다. 즉, 우리나라의 산업은 수출기반산업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한 마디로, 임금상승이 물가상승에 비해 더뎌서 구매력이 떨어져도 어차피 기업의 주요 판매시장은 해외시장이기 때문에 국내시장의 구매력은 별 의미가 없고 임금을 낮을 수록 좋다는 것.
두번째, 기업이 임금을 어떻게 좌지우지 하느냐 하는 문제. 이 문제의 답은 우리나라 특유의 기업과 정부 간의 유착 그리고 국민들의 낮은 교육수준 및 민주의식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3대 대기업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삼성, 현대, 포스코를 꼽을 것이다. 그런데 이 대기업들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정부의 비호아래 불공정 경쟁으로 시작했고 성장해왔다는 것. 삼성과 현대가 박정희의 비호아래 성장을 계속해 왔다는 것은 이미 드라마로도 제작된 공공연한 사실이다. 포스코는 더욱 심각하다. 삼성이나 현대가 쌀가게라는 전신이 있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포스코는 아예 시작부터 박정희가 일본에서 들여온 차관에 의해 시작되었던 것이다. 이와같이 이런 국내 굴지의 3대 대기업은 정부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었고, 이는 다른 기업으로까지 번져갔다. 이런 정부와의 유착을 바탕으로 기업은 독재정권시절 임금을 개도국 상태에서 동결시키기에 이르렀으며 이에 따라 전태일 열사의 분신사건까지 일어났던 것이다. 그리고 독재정권이 끝난 이후에도 대기업들은 전경련이라는 경제인단체를 결성하여 사용자측에 섬으로써 매년 임금협상에서 정상적인 임금 상승을 저지해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물가는 이미 선진국에서도 심각하게 높은 수준에 들어서 있으면서도 임금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심각하게 낮은 수준을 맴돌게 되는 이상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여기다 기업은 임금상승을 막기 위해 또다른 꼼수를 부리는데 그것은 바로 노동시장의 개방이다. 기업인들의 논리에 따르면 노동시장을 개방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노동시장도 유연화 할 뿐더러 임금도 합리화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이것은 경제에 대해 조금만 공부한 고등학생이라도 말도안되는 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을터다. 이유를 보면, 수요라는 것은 언제나 높은 수준을 선호하지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즉, 해외시장의 고급인적자원이 국내시장으로 들어와 국내 노동시장의 임금수준이 올라가는 것은 거의 일어날 가능성이 없고, 해외 개도국 시장의 더 낮은 임금수준을 가진 인적자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한국시장으로 몰림으로써 국내 노동시장의 임금은 오히려 더 떨어지기 십상이다. 그리고 실제로 동남아쪽 값싼 인적자원들과 경쟁한 국내 노동자들이 자살하는 현실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들의 낮은 교육수준과 민주의식 덕분에 대통령=나랏님 이라는 공식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으며 따라서 국가가 하는 일에는 딴지를 걸어선 안된다, 혹은 우리가 좀 더 희생하면 발전이 이루어진 후 분배해 줄 것이다 라는 신민적 사고방식이 사회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두가지 원인이 서로 작용하여 현재의 상황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민은 어서 자신들의 자신의 임금을 기업에게 착취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것은 마르크스주의적 착취를 얘기하는 것이 아닌, 거시경제논리적으로 살펴봤을때의 착취를 의미한다. 한 마디로 노동자가 착취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면 빨갱이! 라는 논리는 먹히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제 눈을 가리고 있는 색깔논쟁에서 벗어나서 민주시민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찾아 움직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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