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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와 자연언어
게시물ID : science_411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13
조회수 : 1658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4/09/18 14:14:12
 
그림2.jpg
위의 대단히 유명한 착시 그림인 아델슨의 체크무늬 그림자 그림에서, A가 표시된 네모와 B가 표시된 네모의 휘도는 놀랍게도 같다.
이 그림을 처음보았을때 나는 책에서 오타가 난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 착시는 대단한 것이었다.
 
사실 착시는 주변에서 대단히 흔하게 경험할수 있는 흥미로운 현상이다.
이런 착시는 우리가 보는 것이 실제와는 다를수 있다는, 우리 시각의 불확실성을 각성시키는 동시에,
우리에게 물체를 좀더 빠르고 정확하게 지각하게끔 하는, 우리 시각의 경이로움을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 착시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지각' 은 뇌가 외부의 대상에 대한 '자극정보'를 '감각'기관을 통한 '신호'로부터 '예측'하면서 발생하는 정신작용이라 할수 있다.
그리고 착각은 뇌의 '예측'이 실제의 외부 대상과 '불일치' 하는 상황이다.
만약 이런 예측실패상황을 인지한다면 뇌는 보통 '예측모델'을 '수정'하여 다음번에는 올바른 예측을 할수 있게끔 한다.
그래서 자라보고 놀랐다가 솓두껑보고 놀란 가슴이라도 그것을 계속 자라로 착각하지는 않게 되는 것이다.
(물론 세상에는 노답 무뇌아 꼴통들이 있기는 함)
 
그러나 착시는 조금 다르다.
위의 아델슨 그림처럼, 착시를 일으킨 것이라면 착시인것을 알아도 계속 착시를 일으킨다.
착시는 자신이 잘못 예측하고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측모델을 수정하지 못하고 계속 잘못된 예측을 내 놓는다.
아마도 뇌는 예측실패로 인한 착시현상에 대해서, 예측모델이 아니라 감각정보를 수정해 버리는듯 하다.
왜 그럴까?
 
사실 착시에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할수 있다.
첫번째 것은 대상 자체가 애매해서 착시가 일어나는 경우다.
즉, 자극 자체가 명확하지가 않아 이렇게도 해석될수도 있고 저렇게도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자극에서 정확한 답이 없는 경우, 뇌는 예측모델을 수정할수가 없기 때문에 똑같은 현상이 반복된다.
그래서 뇌는 한번은 이런식으로 해석해 보고 또 한번은 다른식으로 해석해 보면서 다른 결론을 내 놓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래의 네커큐브다.
이 그림은 어떻게 보면 큐브가 윗천장을 보이는 것 처럼 보이고 또 어떻게 보면 아랫바닥을 보이는것 처럼도 보인다.
그림3.jpg
이런 종류의 착시 유도그림은 사실 수도 없이 많다.
아래는 그런 또 다른 그 대표적인 예인 얼굴-잔 착시 그림이다.
220px-Cup_or_faces_paradox_svg.png
 
착시에 대한 두번째 것은 외부 대상에 대한 자극정보가 감각기관 단계에서 왜곡이 되는 경우다.
즉, 뇌가 아니라 눈에서 잘못된 신호를 뇌로 보내어 뇌가 잘못 판단할수 있다.
이런 종류의 착시는 시작 신호부터가 틀렸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며, 
항상 올바른 예측을 하고 있는 뇌가 예측모델을 수정하지 않기 때문에 똑같은 착시현상은 반복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래의 마하밴드다.
Mach_band_illusion.jpg

그림 왼쪽의 옅은회색과 오른쪽의 짙은회색사이에 중간 색깔 대역 사이로 2개의 띠 같은것이 보이는데 실제로는 단일 색깔이다.
이것은 시각신경절 세포단계에서의 측면억제 현상으로 설명이 된다. 
특점 지점에 휘도는 그 특점지점 주위의 휘도분포에 의해 영향을 받는 현상인 측면억제 현상은 대뇌단계가 아니라 신경절세포단계에서 일어난다. 
angry smile 착시나 http://todayhumor.com/?science_25643 색순응에 의한 종류의 착시역시
감각단계에서의 신호 오류(?)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 할수 있으며, 그래서 우리는 이런 착시를 피할수가 없다. 
 
마지막으로는 본격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인, 시각담당 뇌가 자신이 오랫동안 학습한 것과 다른패턴의 자극을 만났을때 발생하는 착시다.
즉, 뇌는 시각자극으로부터 실제에 대한 확률적으로 거의 참일 예측결과를 내어 놓았는데, 그것이 특수하게 조작된 환경에서 틀린 경우다.
예측을 결국은 누적된 경험과 맥락을 통해 확률적인 것으로 처리하는 뇌는, 이런 특수한 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시적, 일회성 착시때문에 뇌의 예측모델을 뒤엎지는 않는다.
만약에 이런 일회성 특수환경에 의한 착각때문에 예측모델을 맹큼 수정해버리면, 반대로 일상적인 환경에서의 예측에서 문제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행여나 그런 특수환경에 의한 자극이 지금까지 살아가면서 학습해온 누적된 데이터베이스를 압도할 만큼 반복되지 않는이상,
그것과 관련된 예측모델은 고수되며, 따라서 같은 착시현상은 반복되게 된다.
  
아래 그림을 보면 중간에 글자가 B처럼도 보이고 13처럼도 보인다.
abc123.gif
숫자언어와 알파벳언어를 학습하여 알고 있을때 발생하는 이 현상은 사실 착시가 아니라 착각으로 분류해야 할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해야 할점은 만약, 이것을 보는 사람이 숫자, 또는 알파벳 둘중에 하나를 전혀 모른다면 이런 착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 학습한 숫자언어, 또는 알파벳 언어 때문에 발생한 추가해석의 여지로 인해 예측이 교란이 되어 헷갈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본 내용의 핵심이다.
학습은 꼭 언어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그냥 보고, 듣고, 하는 것으로도 이뤄질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단지 깨어나서 그냥 활동하는것을 통해서 사실 자연현상과 규칙에 대한 수많은 종류의 것을 학습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자연언어 학습과정에 의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물체가 어떤식으로 떨어지는지를 예측할수 있고,
신음식은 상한것일수 있음을 예측할수 있으며, 천둥소리가 들리면 곧 번개가 칠 것이란 것도 알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학습된 상황에서 만약 환경을 자연환경에서는 거의 불가능하게끔 특수하게 조작하여 예컨데 녹음된 천둥소리만 들려준다면,
번개가 안치는것을 본 자연인은 이것을 아마도 참 기이하고 별란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여길뿐 천둥소리가 조작된 것이라고 예측하지는 못할 것이며,
그런 조작 장난이 왠만큼 반복되더라도 여전히 자연인의 뇌는 천둥소리가 들리면 곧이어 번개가 치는 것을 대기할것이다. 
 
시각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태어나서 자연을 통해서 수많은 종류의 시각에 대한 자연언어 패턴을 경험한다.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불변적인 속성이 아마도 빛은 위에서 비친다는 것일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볼록한 홈과 오목한 홈을 볼수 있을 것이다.
그림22.jpg

왜 이럴까? 왜 똑같은 그림을 뒤집었을 뿐인데 하나는 볼록하게, 또다른 하나는 오목하게 느낄까?
그것은 아마도 뇌가 오랜 학습을 통해 빛은 위에서 비친다는 강력한 가정하에서 시각자극을 해석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빛이 위에서 비친다고 가정한다면, 그림자는 아래방향일것이고, 그런 것을 통해서 그림을 해석한다면
왼쪽그림은 볼록해야 하고 오른쪽 그림은 오목해야 한다.
아래의 유명한 애리조나 분화구 착시도 마찬가지 이유다.
다만, 이 착시는 땅은 위가 아닌 바닥에 있는 것이라는 가정도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그림4.jpg
보통 상황에서 (오른쪽 원본영상을 뒤집은)왼쪽 그림을 보면 그냥 볼록한 것으로 해석하지 뒤집은 조작사진으로 해석하지는 않는다.  
가장 먼저 보인 아델슨 체크무늬도 마찬가지다.
뇌는 오랜 학습을 통해 빛에 의한 그림자 속성을 미리 고려해서 시각현상을 해석하여 예측해 버린다.
그래서 A와 B는 휘도는 같지만 뇌에서는 그림자에 의한 영향을 미리 고려해서 예측하기 때문에
그림자가 있는 B의 네모영역을 더 밝은 것으로 지각한다.  
약간의 훈련을 통해 그림에서의 감각단계 정보에 집중을 하면 A와 B의 휘도는 같음을 알수있을 것이다.
 
시각과 관련된 또다른 강력한 자연언어는 원근감이다.
아래의 에임즈 룸이나 책상이나 뮬러 라이어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착시일 것이다.
Ames_Room550.jpg
우리는 한쪽눈만으로도 경험에 의한 자연언어 학습을 통해 대략적인 원근감을 파악할수 있는데
그런 원근감과 관련된 자연언어를 인위적으로 조작으로 교란된 환경에서라면 위의 그림처럼 이상한 착시를 경험하게 된다.
사실은 세사람다 비슷한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원근감 조작을 통해(창문, 문, 의자의 모양과 크기등) 거인과 난쟁이를 지각하게 된다.
물론 저런 환경은 특수한 조작을 통하지 않고서의 자연환경에서는 거의 만날일이 없다.
책상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책상을 그 자체가 아니라 원근감까지 강력하게 묶여서 같이 계산된 형태로 보기 때문에
아무리 봐도 왼쪽은 긴 직사각형 책상이고 오른쪽은 정사각형 책상이며,
실제와는 다르게 두 책상은 절대로 같은 모양의 책상이 될수가 없는 것일 것이다.
그림1-.jpg
아래의 뮬러 라이어 착각도 이런 뇌의 자동 원근처리 장치의 오지랖때문에 발생하는 것인듯 하다.
101358_22053_gif_M400.jpg
아래 그림에서 보이는 숨은 삼각형이나 데이브 위더스의 흐릿한 움직임 원 역시 자연언어 학습의 작용때문인듯 하다.
자연환경에서 우리는 수많은 종류의 패턴을 보고 그 패턴을 통해서 물체의 형태를 예측하는 자연스러운 훈련을 경험한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경험상 숨은 삼각형 정도의 규칙성 환경이라면, 조작이 없는 자연환경에서는 거의 삼각형이 나와야 하며,
그래서 우리는 있지도 않은 삼각형을 지각하게 되는듯 하다.
흐릿한 원의 경우, 지금까지 보통 움직이는 물체는 정확히 보이지 않고 방향성을 가진체 흐릿하게 보이는 것으로 경험하였으며,
그런 영향으로 인해 우리는 흐릿한 원을 중심에서 밖으로 움직이는 것 처럼 느끼는듯 하다.
그림16.jpg
정리하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착시가 있을 것이지만 아마도 거의 모든 착시가 위의 세가지 범주에 들어갈것이다.
즉, 실제 대상에 대한 정보와 지각정보간의 불일치로 인해 착각이 일어나며,
뇌는 스스로의 예측모델을 수정함으로써 이런 착각에서 벋어날수 있는데 착시의 경우,
1. 실제 대상 자체가 애매하여 예측에 대한 수정모델을 제시할수가 없거나,
2. 감각단계에서의 신호가 왜곡, 훼손이 되어 뇌가 예측모델을 수정하지 못해서거나,
3. 오랜동안 경험을 통해 습득한 자연언어 학습내용과 다른 일회성 특수한 조작환경으로 인한 착각의 경우에는 예측모델이 거의 수정되지 않아서,
결론적으로 그런것과 관련된 예측모델을 수정하지 못하고, 계속 잘못된 예측을 내놓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런 착시는, 특히 세번째, 자연언어 학습에 의해서 발생하는 착시에서는 뇌의 불완전성이 아니라 뇌의 경이로움을 느껴야 하는지도 모른다.
만약 이런종류의 착시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매번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자연환경에 매번 주의 해서 신경을 써서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런것을 우리의 놀라운 시각장치는 경험을 통해서 얻은 데이터 베이스를 바탕으로 다 알아서 처리된 결과를 자동적으로 뇌에 전달해 줌으로써 뇌에 부담을 줄일수가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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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다만, 종종 알수없는 종류의 착시도 만나는데 대표적인 것이 움직임 착시이며, 기타오카 아키요시의 뱀같은것이 그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정신이 없이 움직이는 원들을 볼수가 있다.
왜 이것을 보면 움직이는 것을 느낄까?
왜 움직임 착시는 눈동자를 움직일때 많이 발생하는 것이며, 주변시에서만 발생하는 것인가?
그림 b는 그림 a와 어떻게 다르기에 움직임 착시가 훨씬 덜 일어나는 것일까?
어찌되었건 이런 문양이 어떤 방식으로든지 시각에서의 움직임 지각 경로를 자극하는 것일텐데 그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
그림1.jpg
그림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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