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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식사
게시물ID : love_412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h몰랑몰랑
추천 : 4
조회수 : 2295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8/02/18 15:13:40
......8년 4개월이었다.

이별을 고하기 위해 마지막 식사를 잡았다.
항상 보던 곳에서 만났고, 항상 밥 먹던 곳에서 주문을 했다.
밥을 기다리는 시간과 먹는 시간에, 나는 상대방으로부터 한 마디도 들을 수 없었다.
'잘 지냈냐'는 질문에도 아무런 답이 없었다. 무표정으로 소름끼치게.

한숨을 크게 쉬고, 지갑 속의 사진을 돌려주었다.
미리 준비한 편지 두 통을 전해주고 마지막으로 잘 가라고 인사를 하는데
눈물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할 말 없냐고 묻자 상대방은 그냥 짐 챙겨서 나가 버렸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계산은 내 몫이었다.

8년 4개월이었다.
모든 기간이 장거리 연애였고, 나는 그 기간 동안 교통비 전부와 데이트비의 75%를 부담하였다.
내 꿈을 포기해 가면서까지 직장을 구했지만, 나이 30에 대학원 커리 말아먹고
5급 일반행정(일명 행정고시)으로 만회하겠다 통보 하나에 이 모든 것이 무너졌다.
나는 더 이상 나를 희생할 수 없었고, 내가 당연히 양보할 거라 생각하는 그 이기적인 무례함에 치를 떨었다.
아무리 마음으로 사랑한다 하더라도, 이런 사람과 미래를 그릴 수는 없는 법이다.

나이 31에 어떤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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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8 15:24:44추천 1
근데 왜 끝까지 참으셨어요. 치떨리는 너라고 이야기하셨어야지요.
댓글 1개 ▲
2018-02-18 15:33:06추천 0
제가 더 새가슴이었던 탓이겠지요...... 에휴
2018-02-18 15:27:04추천 1
좋은 분이니까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에요. 토닥토닥.
나이는 중요치 않아요. 앞으로 만날 사람이 정말 내 사람인지가 중요한 거죠.
아니다 싶었을 때, 사랑이란 이유로 포장해서 끝내지 못하면
이런 결과가 오네요. 저역시도요.
댓글 1개 ▲
2018-02-18 15:33:20추천 0
감사합니다......
2018-02-18 15:34:19추천 2
엄청 비통하실것 같은데... 편지 두통에도 최대한 좋은말만 쓰셨을것 같아서 더 마음 아프네요 ㅠㅜㅠㅜ
수고하셨어요, 정말 이런 결정내리기 어려우셨을것 같은데 현명한 선택 하신것 같아요.

31이면 아직 젊은거 아닌가요?! 앞으로 보상도 받고,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 오시길!
댓글 1개 ▲
2018-02-18 15:59:49추천 1
......어떻게 아셨습니까, 라고 물으려 해도 이미 글에 힌트가 다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2018-02-18 16:39:56추천 2
늦지 않았어요.

행복해지기 위해 늦은 시간은 없어요

지금부터라도 행복해지면 되요
댓글 0개 ▲
[본인삭제]냠냠미
2018-02-18 17:23:46추천 0
댓글 2개 ▲
2018-02-18 17:33:10추천 0
사실상 제가 시간과 돈을 희생해 가며 유지된 관계이건만, 저에게 애초에 고마움이란 없었구나...... 그런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저에게는 이것이 제 마음에서 나오는 호의였지만, 여친에겐 이게 그저 당연한 거였어요. 한 번 보면 교통비만 10만원이었는데.
아니꼬운 것이 아니라, 사람이 변하지 않았음을 말하는 상징일 뿐입니다.

분명 살다 보면 자기 마음대로 일이 안 될 수 있습니다.
아마 여친이 자기 자존심 버리고 저를 먼저 설득했거나 정중하게 부탁이라도 했다면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제 희생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었고, 결국 이것이 마지막까지 고쳐지지 못했습니다.
2018-02-18 23:23:10추천 0
에고..그랬군요 고생많으셨네요 .. 힘내세요..ㅜㅜ
좋은인연이 찾아오길 바랍니다..
2018-02-18 22:18:01추천 0
아 이분 글 읽고 저런 관계가 있을수도 있구나... 안타까워했는데 결국 헤어지셨군요.
사람인연이란게 참 쉬운것만은 아닌가봅니다 ㅜㅠ..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은 희미해 지더라구요 기억이라는게...ㅋ
댓글 0개 ▲
2018-02-19 01:08:09추천 0
어떤 말로 위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8년보다 더 긴 시간을 보낼 사람이 나타날 겁니다
님에게는 행복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댓글 0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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