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은 연대전술훈련
상황은 적 특작부대 3명이 철조망을 뚫고 들어온 상황.
당시 나는 일병인데다 첫 훈련이어서 많이 긴장했지만,
사실상 전날 철야훈련으로 인해 빨리 적을 잡고 조금이라도 자고 싶다는 생각이 모두에게 간절했다.
차단선 점령을 위해 대대에서 지정해 준 위치로 우리 소대는 이동했다.
그 장소에서 차단선을 깔고 매복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대장이 다 나오라고 말했다.
뭔 일인가 싶어 나와보니, 소대장이 장소를 잘못 해석해서 다른 곳에 차단선을 깔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이동해야 하는데, 그 때 무전기에 소리가 들렸다.
적 3명 다 우리가 잘못 깐 차단선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정보였다.
그걸 듣고 소대장은 다급해졌다.
빨리 원래 장소로 이동하자는 것이었다.
소대장은 적을 발견해서 잡더라도, 자신이 위치 해석을 잘못해서 딴 곳에 있었다는 걸 걸릴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그 때 한 분대장이 이 사실을 이해 못하고 말했다.
"우리 소대원이 30명인데, 3명? 그냥 잡읍시다."
"야, 지금 그게 문제냐? 우리 여기 있으면 안 된다고!"
"아니, 적이 바로 앞에 있는데 왜 갑니까?"
분대장은 엄청 어이없어 했다.
그러자 소대장은 나머지는 차에 타라고 하고 분대장을 데려갔다.
몇 분 후, 둘은 돌아왔고 소대장이 그 분대장 보고 빨리 타라고 말했고 자신은 선탑자리로 이동했다.
그 때 분대장은 타는 척하며 소대장 몰래 자기 분대원은 다 내려라고 했다.
다른 분대장들이 만류했지만 그 분대장은 굽히지 않았다.
난 그 분대원이 아니었기에 차를 타고 이동했다.
원래 위치에 도착하고 몇 분 후, 적이 다 잡협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몇 분 후 우리 중대가 잡았다는 소식도 들렸다.
중대장은 소대장한테 어떻게 된 거냐고 묻고 얘기를 들은 후 상당히 빡쳤다.
그리고 얼마 안 돼서 우리 중대가 잡았다는 사실을 들은 대대장이 우리 쪽으로 와 어떻게 그 지역에 우리가 있었냐고 묻자,
모두 제대로 말을 못하고 있을 때, 마침 그 분대가 복귀했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말했다.
대대장은 듣고 나서 빡칠 줄 알았으나 오히려 칭찬을 했다.
전쟁이 벌어지면 실수가 많은데, 그 실수를 오히려 잘 이용하는 기지를 발휘했다며 칭찬했다.
그리고 그 분대 전원 포상휴가를 주었다.
그리고 덕분에 우리 부대원들은 일찍 잘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던 중대장과 소대장.
반강제적으로 그 분대장의 휴가를 양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전역하기 전까지 괴롭혔다......
특급전사인데다, 파견교육가서 상도 받아오곤 했던 그 분대장.
한 번은 그 사람 말년되고 형 동생 할 때 물었다. 후회하냐고.
그러자 오히려 나한테 물었다.
"너같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겠냐?"
좀 생각하다가 '똑같은 짓을 했겠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럼 나 후회 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