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글이 전문적인 글도 아니고
미천한 추측만과 블로그 수준의 글을 참고하여 쓰는 것이니 태클 환영합니다.
먼저 카드카운팅은 불법은 아니랍니다. 하지만 카지노측에서 카드카운팅에 능숙한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못하게 할 권리도 있다고 하네요. 즉 표면적으로는 카드카운팅을 금지하고는 있지만 아주 극단적인(팀을 짜서 여러테이블의 상황을 체크해 유리한 테이블에서만 게임을 한다던지, 고저카드만 카운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구를 사용해 아주 세밀한 카운팅을 한다던지) 경우를 제외하면 그냥 놔두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거겠죠.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 덱에서 기억력과 산술능력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카드카운팅을 한다면 그것을 적발할 방법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카드카운팅의 방법이야 무궁무진할테고요. 참고로 라스베가스 카지노에 출입이 제한되어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카드카운팅으로 적발된 것이 아니고 속임수로 적발된 사람들이라고 하네요.
여튼 말로도 어려운데 실전에서 카드카운팅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닐겁니다. 카드카운팅의 방법이나 종류는 둘째치고, 실제 게임에서 카드카운팅을 한다고 가정한다면
온통 카드카운팅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베팅도 해야지, 카드를 더 받을지 말지 여러가지 전략도 함께 생각해야지, 이와중에 내 패를 안들키도록 포커페이스도 유지하면서 지금까지의 흐름까지 읽으면서 여유롭게 진행하려면 보통 빡빡한게 아닐 겁니다. 더구나 눈동자 이리저리 굴리고 입속에서 말을 어물어물 거리면 '나는 카드카운터요'라고 홍보하는 꼴이 되고 말겠죠. 그래서 영화 '21'(블랙잭을 모티프로 한 영화)에서 주인공은 카드를 한 장씩 무작위로 떨구면서 그때까지 누계가 어떻게 되는지를 즉각적으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계산해내는 연습을 합니다. 실전에서 쓸 수 있을 정도의 숙련도를 연습하는 거죠.
한편 이번에 임요환의 카운팅 방식은 간단하고 효율적입니다. 쉽게 꼬이지도 않습니다. (단 마지막 게임 이외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는 덧셈의 결과를 좀 더 기억하기 쉽게하려고 칩자체를 이용했죠. 자연스럽게 보이려고 칩을 딸깍딸깍 일부러 만지면서 말이죠. 물론 이것이 도구를 이용했다고 볼 순 없지만 상대방에게 상당이 거슬리는 행동임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생각하기에 딜러누님은 이 행동에서 카드카운팅을 의심했을 가능성이 조금은 있다고 봅니다. 앞서 "눈동자 이리저리 굴리고 입속에서 말을 어물어물 거리면 '나는 카드카운터요'라고 홍보하는 꼴이 되고 말겠죠."라고 했듯이 임요환의 행동은 딜러가 볼 땐 의심받을 만한 행동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물론 그냥 예능에 "그 정도로 준비했겠어?"라고 넘겼을 수도 있고요. 여튼 어느 쪽이든 제 소설입니다
반면 홍진호는 20장이라는 비교적 적은 카드로 게임을 했습니다. 또한 나름 자신의 기억력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스스로 별명이 수학박사이라고 했던 것도 있으니까요ㅎㅎ) 그래서 이전까지의 덱을 통채로 암기합니다. 그처럼 모든 카드를 외우면 마지막 게임은 확실하고 또한 9번째 8번째도 배팅에 꽤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런면에서 임요환의 카운팅보다는 효과가 더 좋습니다. 그러나 기억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20장이아닌 40장짜리에선 정말 초 천재가 아니고선 힘들겠죠. (홍진호 스스로 말했듯이 말이죠) 또한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기억이 안나면 아예 꼬일 수도 있고요.
둘 다 좋은 방법이지만 좀 더 영화적(?)인 홍진호 방법이 개인적으론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