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는 사랑니였다.
잇몸에 내린 뿌리는
모진 칼질이면 아물 일만 남는 것이다.
사랑니와 함께 온 서운한 첫사랑의 뿌리는
뿌리 내린 장소를 찾지 못하고 향기만 자욱하여
몇 번이고 사랑니의 자국을 혀끝으로 헤집게 된다.
잇몸에서 터져 나오는 비릿한 피냄새보다
곱씹게 되는 향긋한 추억이
지독한 아픔을 다스린다.
사랑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