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지 오래되지 않은 커플입니다.
저나 여자친구나 둘다 학교도 꽤나 괜찮은 학교에 집안 사정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럭저럭 나쁘지 않는 중산층입니다.(즉 대부분 말하는 스펙은 거의 비슷합니다. 서로 어느쪽이 꿀린다거나 하는건 없네요)
둘다 집에서 용돈은 받지 않으며
저는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얼마 있고, 여자친구는 모아눴던걸 쓰는 입장인데 여자친구는 돈을 다 써서 요즘은 제가 많이 냅니다
여자친구는 이런 상황(제가 대부분의 돈을 내야하는 상황)이 부담스럽고 민망하다며 늘 말하고, 그래서인지 만나는 횟수도 굉장히 적어졌습니다
그럴떄마다 전 그런 마음가짐은 참 기특하지만 내가 여유가 있고 너는 아니니 지금은 내가 많이 내겠다. 나중에 돈벌어서 맛있는거 사줘라
라는 말을 했습니다
여기까진 뭐 평범한 상황이라 생각됩니다 자꾸 안만나려는거 같아서 짜증도 났지만 뭐 다 이해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제목과 같은 말을 오늘 들었습니다
처음엔
'원래부터 절약 잘했어?'
'아니 되게 절약하는것 같아'
'좀... 아까워하는것 같애'
물론 돈쓰는거 당연히 아깝죠...
근데
진짜 저번달 이번달 각각 백만원 넘게 썼습니다. 제 바지 한두벌(합쳐야 10만원 안되네요), 차비, 제 평소 밥값, 일주일에 한두번 치는 당구비, 두달 동안 한번먹은 술값 빼고 전부 여자친구랑 썼습니다 먹고싶다는거 들어놓고 메모해놨다가 같이 먹으러가고, 필요하다고 말했던것도 인터넷 하루죙일 찾아가며 제일 예쁜걸로 공들여서 해외배송해서 사고.... 곧 다가올 기념일을 위해 선물도 미리부터 샀습니다(바로 오늘 결재했네요;;;)
과소비? 라고 생각된 적도 있지만, 전 어느정도 버는게 있고, 나름 저축도 하고있는선에서 저에게 투자할 돈, 딴데서 술먹을돈 안쓰고 여자친구랑 같이 쓰는것...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헛돈쓴다. 내가 얘한테 이렇게 돈을 써야하나 생각한적? 없습니다
하 그냥 기분이 매우 꿀꿀하네요 돈 얘기 참 안좋아하는데, 여자친구가 먼저 저런얘기를 꺼내니...
평소에도 뭔가 나혼자 연애하고 있는 느낌, 나혼자 배려하고 나혼자 맞춰가는 느낌이었던거... 아무한테도 말안했지만 느끼곤 했습니다.
얼마전 여자친구 친구까지 해서 밥먹고 술먹고 놀일이 있었는데, 그날 제가 비싸다고 투덜투덜 댄것가지고 자기들끼리 얘기가 나왔나 봅니다.
'xx도 그렇다던데'
'항상 느껴지는거 같애'
'나쁜 의미는 아니었는데'
나쁜의미가 아니었다네요
거짓말 참 못해요 그럼 그런 이모티콘은 쓰질말던가
단순히 이런말 몇마디 듣고 소심해서 삐친 제가 좀 웃기기도 합니다만
좀 쌓여있었나봅니다
만나기로 한 날 아프다느니, 피곤하다느니 바람맞은것만 벌써 한손으로 셀수없을정도에 맨날 먼저 전화해야되고, 먼저 연락해야되고, 먼저 약속잡아야하고
난 여자친구 스케쥴 맞춰서 주말계획 잡고, 학기 시간표 짜고 있는데... 매주 친구들과 약속부터 잡는 여자친구
우린 맞지 않는걸까요
제가 과도하게 소심한걸까요
그냥 괜시리 기분이 꿀꿀하네요
에효 좋은 남자친구가 되고싶은데
전 좋은남자친구가 아닌가봅니다